작은 잔소리가 폭력으로 변질하여서는 안 됩니다.
- 시사/학교와 교육
- 2014. 11. 25. 07:30
연예인 '션(노승우)'이(가) 보여준 대화식 교육이 바로 이상적인 교육입니다.
"게임 좀 그만해라!", "TV만 보지 말고, 책 좀 읽어라!", "먹고 바로 눕지 좀 마라!", "스마트폰 좀 옆으로 치워놔라."
이런 잔소리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잔소리다. 모두가 어렸을 때 한 번은 들어보았을 잔소리이고, 현재 초, 중·고교의 자녀를 가진 부모의 입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잔소리이기도 하다. 이런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부모의 눈에 자녀가 그저 노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거나 컴퓨터를 하는 자녀가 '숙제는 다 했는지, 공부는 하고 잠깐 노는 것인지' 의문이 들어서 그럴 때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잔소리는 어떤 행동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부모가 자녀에게 곧잘 하는 소리다. 때때로 부모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날카로운 송곳이 들어가 있는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느냐!?", "넌 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말썽이야?" 등의 상처를 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 문제를 많은 부모가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이게 바로 언어폭력이 되어 크고 작은 상처를 남긴다.
이런 언어폭력이 계기가 되어 부모와 자식 간의 싸움이 벌어지거나 거리가 멀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교의 눈물》과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두 권의 책에서도 부모와 아이의 갈등이 결국 청소년 범죄로 이어지거나 가정폭력과 가정 해체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가정 해체가 빨라지고 있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큰 문제일 수밖에 없다.
선생님이 또 증점에게 말씀했다.
"너는 처음부터 나를 따른 학생 가운데 하나인데, 그리 오랜 시간 배웠으면 사람됨과 아비 됨과 군자의 도리를 더욱 잘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자식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어찌 그리 때릴 수가 있는가? 일찍이 여러 번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우리의 공부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고 말일세. 수신을 해야만 집안을 잘 돌볼 수 있고, 집안을 잘 돌보아야 나라를 잘 다스리고 천하도 태평하게 할 수 있는 게야. 반성을 해야 할 걸세." (p31_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결국,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그냥 아이를 닦달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며 '내 행동에는 문제가 없는가?'이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질문을 통해 부모 자신이 먼저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 이후에 자식에게 그 행동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자녀의 행동이 탐탁지 않다고 해서 절대 폭력을 행사해서도 안 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2주 전에 방송된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볼 수 있었던 연예인 션(본명: 노승환)이 우는 자신의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다. 대체로 이런 상황에서 어떤 부모는 짜증을 내며 "울지 마!" 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데, 그런 폭력적인 모습보다 이런 모습이 정말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어릴 적에 부모님이 그냥 가볍게 던진 한두 마디에 솔직히 큰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은 TV를 보면서 시간을 허무하게 보내고 있음에도 나와 동생에게는 "컴퓨터 게임만 하지 말고 공부나 해라!"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 너무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부모님의 기분이 조금 상한 날에는 갖은 고초를 겪어야 했는데, 어릴 적에 정말 이게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학교와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비록 한순간의 작은 실수라고 생각하고, 살다 보면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어른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절대 그렇지 않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볼 수 있는 어린아이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부모가 서로를 향해 욕을 하며 싸우고, 부모 한쪽이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부부 싸움으로 인한 감정 싸움과 스트레스를 아이에게까지 하는 건 정말 최악의 일 중 하나다. 아이는 그 일이 두고두고 상처가 되고, 부모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어하는 게 최고였던 아이는 불행하다고 자책하며 자존감이 무너져 결국 일탈을 통해 있을 곳을 찾으며 방황하게 된다. (가정에 온기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게 우리가 아는 청소년 가출과 집단 따돌림 같은 소년 범죄를 만드는 작은 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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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니다.' 그런 착각은 부모의 가장 위험한 착각 중 하나다. 그리고 놓아두면 저절로 알아서 배운다는 것도 위험한 착각이다. 식당에서 막 뛰어다니며 주변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아이에게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아이가 잘못했을 때에는 분명히 그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말처럼 쉬운 일이라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여러 교육 문제는 볼 수 없는 문제였을 테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노력을 멈추는 순간에, 질문을 멈추는 순간에, 문제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 채- 현재 진행형의 문제는 미래형으로 더 크게 비틀어질 수 있으니까.
"선생님의 그런 교육 방식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다릅니까?"
한동안 생각에 잠긴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통일된 기준으로 가르치는 것이 꼭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학생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에 따라 가르쳐야 할 것이다."
옳은 말씀이었다. 사람들마다 배움의 목적은 사회에서 쓸모 있는 인재가 되는 데 두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저마다 개성은 다르다. 마치 나무처럼 말이다. 버드나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하고 잣나무는 건조한 곳을 좋아한다. 그렇게 서로 다른 점을 보지 못한다면 어떻게 각자에게 알맞은 성장환경을 제공할 수 있겠는가? (p86_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비정상회담
부모의 가정 폭력은 처음에는 작은 잔소리로 시작한다. '내가 너를 키우는 데에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을 쓰고 있는데!'이라는 생각이 바탕이 되어 있기에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 참견하면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잔소리를 폭우처럼 쏟아낸다. 그리고 이 잔소리는 점차 무거워지기 시작하면서 상처를 입히는 말이 되고, 끝내는 손이 올라가는 신체적 폭력까지 이어진다.
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무라기 전에 부모 자신을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질문해보아야 한다. 아이가 공부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건, 부모가 집에서 놀기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이가 책을 읽지 않고 TV만 보는 건,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좋은 부모는 남 탓을 하지 않으며, 스스로 아이의 모범이 되려는 사람이다. 나쁜 부모는 언제나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한 채, 아이만 나무라는 사람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다. 지금 당신은 어떤 부모로 자녀를 대하고 있는가? 그리고 작은 잔소리가 폭력으로 바뀌지 않도록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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