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새해 첫 명절, 당신의 대한민국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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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으로 다가온 새해 첫 명절 설날, 지금 당신의 대한민국은 안녕하십니까?


 내일이면 2014년 새해 첫 명절 설날을 맞아 설 연휴가 시작한다. 많은 사람이 올해에도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설날을 그렇게 새해 첫 명절이자 우리나라의 대명절로 많은 사람이 한 해의 안녕을 바라며 서로 인사를 하고,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기분 좋게 2014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발판이 되어주는 명절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마냥 즐겁게 웃을 수만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에 그저 즐겁게만 명절을 보낼 수 없게 되었다. 작년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 시곗바늘은 뒤로 움직였으며, 지금도 그 역행에 많은 사람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누군가가 따뜻한 웃음을 짓고 있을 때, 누군가는 공권력의 폭력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코앞으로 다가온 설을 맞아 기분 좋게, 가벼운 마음으로 모두와 만나는 일도 좋다. 하지만 한 번쯤은, 정말…, 한 번쯤은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따뜻하게 서로 격려하고 있을 때, 보이지 않는 곳만이 아니라 보이는 곳에서도 추위 속에서 홀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해도 우리는 새해 2014년에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 시위, ⓒ오마이뉴스


 나의 외할머니는 밀양에 거주하고 계시는데, 지금도 밀양에서는 많은 할머니와 그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많은 사람이 송전탑 건설 중단하라고 추위 속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계신다. 그분들에게 설날은 이전처럼 화목한 명절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분들은 추위와 공권력의 폭력 앞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한 몸을 희생해가며 맞서고 있다. 손자뻘이 되는 의경들을 앞에 두고, 할머니들은 그렇게 오늘도 한이 맺힌 울부짖음으로 세상에 고하신다. "도대체 우리에게 왜 이러는 것이냐.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냐."라고….


천주교 시국선언, ⓒ오마이뉴스


 작년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는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두고 불법 선거라며 많은 일이 벌어졌었다. 너무도 명백히 밝혀진 이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이 박근혜 정부의 부정 선거를 규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그리고 지금도 이 사건은 해결되지 않은 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사람들과 하늘이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외치는 사람들의 부딪힘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늘 침묵만 하고 있으며, 오히려 자신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을 '종북 빨갱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있다. 언론이 이 사실을 거의 침묵하자 오히려 외국 언론에서 이 사건을 보도하며 우리나라의 잘못을 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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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오마이뉴스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 노조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는 작년 2013년 동안 정말 많은 사람이 '안녕하지 못합니다'고 답하며 세상에 관심을 가지는 데에 촉매 역할을 했었다. 철도 노조의 파업 철회와 함께 이 대자보 열풍은 흐지부지하게 끝을 맺었지만, 처음 그 대자보가 우리에게 던진 '안녕하십니까?'라는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 새해 첫 대명절 설날을 앞둔 우리에게 한 번 물어보자.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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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


 이명박 정부 이후 우리나라는 언론에 대한 자유가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정부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 언론은 정부의 홍보업체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정부 기관은 반값 등록금 시위를 한 사람들에게 국보법 운운하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박근혜 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통을 고수하고 있고, 시민들은 국가에 빼앗긴 권력을 되찾기 위해 공권력의 부당함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개봉한 영화 《변호인》은 많은 사람에게 딱 한 마디를 가슴에 품게 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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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누구나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아니다. 잘못을 바로잡아야만 하는 나라이고, 국민이 공권력의 욕심에 희생되는 나라이고, 기득권을 제외한 모두가 안녕하지 못한 나라이다. 모두가 즐겁게 웃으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건넬 수 있어야 할 이 설날에 우리는 서로가 모두 불편해졌다. 경기가 어려워 가족을 찾는 것도 힘들어졌고,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지금도 여전히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014년이 시작되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작년과 달라질 작은 신호도 없이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사회가 계속되고 있다.


 과연, 올해 2014년에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뀔 수 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와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안녕하지 못한 대한민국과 안녕한 대한민국. 당신은 어느 쪽의 시민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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