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외국인 개그맨 샘 해밍턴의 한국 도전기
- 문화/문화와 방송
- 2013. 5. 6. 07:00
[강연100℃] 국내 1호 외국 개그맨 샘 해밍턴이 들려주는 한국 생활 도전기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도전을 해야지만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TV에서 볼 수 있는 특강에서 항상 '도전하라. 그러면 쟁취할 것이다'고 말하고 있고, 자기계발을 위해 읽는 자기계발서에서도 '도전했기에 나는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도전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더라도 많은 사람이 쉽게 도전을 하지 못한다.
우리가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실패하면 어떡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 두려움으로 도전을 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제자리에만 머물러 있는 사람이 적잖다. 이는 어쩔 수 없다. 실패보다 성공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고, 실패 후에 겪게 될 주변 사람의 '역시, 넌 안 되는 놈이라니까'라는 부정적인 눈초리를 겪고 싶지 않은 것은 누구나 똑같이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복불복이다. 막대한 빚을 져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우리는 여기저기 다 부딪혀보며 도전해야 한다. 어떤 때에는 성공할 수도 있고, 어떤 때에는 실패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복불복인이다. 다소 여기서 '복불복'이라는 의미에 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쉽게 생각해보자. 우리가 어느 일에서 실패한다고 당장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빚만 지지 않았다면, 다시 기회를 찾아 도전하면 된다. 우리의 인생에서는 주변 사람의 '너 같은 놈이 뭘 한다고 설쳐?'라고 말하는 듯한 부정적인 시선보다 '하고 싶다'는 갈증이 더 중요하다.
오늘, 나는 그런 무모한 도전을 통해 지금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하며 행복하게 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내가 이번에 할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에게 너무 이름이 익숙한 샘 해밍턴이다. 오늘 이야기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대한민국 1호 외국 개그맨 샘 해밍턴 씨가 강연100도씨 무대에서 한 이야기이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그래, 실패해도 뭐 어때? 어차피 난 지금 배우는 중이야. 성공하면 좋은 거고. 실패한다면,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되는 거지.'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샘 해밍턴, ⓒ강연100도씨
그는 호주에서 어머니와 단둘이서 삶을 살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방송국의 유명한 PD였기에 생활의 어려움은 그렇게 많이 없었고, 그는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네가 행복하다면 뭐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라 공부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 식으로 삶을 살다 보니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대학에 들어가야 할 때 그의 성적은 정말 좋지 못했었다. 그는 자신의 성적에 맞춰 전문 대학에 진학했고, '무조건 다른 대학으로 편입하겠다'고 다짐하며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국제무역학과를 전공하면서 아시아에 관한 수업을 자주 들으며 자연스럽게 아시아 국가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는 대학교에서 부전공으로 선택이 가능한 언어가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한국어 네 가지가 있었는데, 생소한 한국어를 선택하면 자신의 경력으로도 이득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한국어를 선택하여 공부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국어를 공부하며 1998년에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 방문하여 본 한국의 모습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 달리 정신없이 복잡하고, 지저분하고, 시끄럽기만 해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당시 한국어도 유창하지 못해 어렵게 고려대학교를 찾아가는 동안 '아, 젠장. 괜히 한국에 왔어'라는 후회만 했다.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일주일이 지났을 때, 점차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교환 학생은 1년 동안 한국에 있어야 하나 그는 10개월째에 급성 간염으로 간의 80%가 손상되었다는 진단을 받아 호주로 돌아가게 되었다. 호주에서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한국에 절대 돌아가지 마라. 너는 한국에 있었기에 죽을 뻔했다"고 말씀하시며 그가 호주에서 편하게 살기를 바라셨다. 그래도 그는 그동안 한국을 알기 위해 투자한 노력과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넘어지면 다시 타서 페달을 세게 밟고 나가야 하듯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
그는 한국에 와서 돈을 벌기 위해 일자를 찾다 아는 지인이 한국어를 좋아하는 외국인을 찾던 방송국PD가 있다며 그에게 일을 권하자 그는 흔쾌히 수락했고, 2002년에 리포터와 재연 배우 등으로 방송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재연 배우 생활은 자신이 일하는 데에 들이는 노력에 비해 그 대우가 너무 안 좋았기에 그는 방송일을 그만두고 외국계 회사에 들어갔다. 외국계 회사에서의 일은 편했지만, 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 당시에 그는 '호주로 돌아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개그콘서트 출연 제의를 받아 평소 자신이 친구들을 곧잘 잘 웃겼다는 것을 떠올리고 과감히 그 일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는 개그콘서트에 나와 대한민국 1호 외국인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받았고, 2년간 개그 콘서트에 정기적으로 출연도 했었다.
개그콘서트에서 방송활동을 하다 보니 그는 다른 방송국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DJ역을 제안받았다. 그는 평생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라디오 진행이었기에 바로 하겠다고 수락했다. 처음 이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신선한 즐거움을 느꼈지만, 어떤 순간부터 점점 반복되는 패턴에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방송 작가와 PD에게 '조금 더 재미있게 해보자'는 제의를 하였으나 '그냥 이대로 가자'는 말에 싫증을 느껴 라디오 DJ를 그만두고 말았다. 주변에서는 "너 정신 나갔어? 그 안정적인 일을 왜 그만둬?"라고 말하며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너의 어머니가 호주에서 유명한 방송국PD인데, 호주에서 방송활동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물론, 그는 그 선택지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선택지를 선택하게 된다면, 그의 삶은 '샘 해밍턴'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어머니 이름으로 사는 것이었다. 그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의 도움 없이 혼자 성공하고 싶었고,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내 실력을 직접 보고 싶었고, 인정을 받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여전히 한국에 머물면서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
샘 해밍턴, ⓒ진짜 사나이
샘 해밍턴은 어쩌면 바보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나라 호주에서 편하게 살 길을 외면한 채, 낯선 한국에서 힘들게 삶을 살고 있으니까. 하지만 샘은 그런 바보 같은 삶을 선택했기에 지금 한국에서의 샘 해밍턴이 있고,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으며 '즐겁다'.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냥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삶을 사는 하나의 꼭두각시가 되어 불행하게 사느니, 차라리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그는 강연100도씨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솔직히 앞으로 살면서 어떤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르겠어요. 누구나 다 똑같습니다. 어떤 기회가 올 때, 기회는 무조건 잡아야 해요. 성공하면 물론 대박이죠. 하지만 실패하면 뭐 어때요? 그냥 저렁 안 맞는 거에요. 실패하면 다음 기회를 찾으려 가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도전입니다. 도전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 사람은 무섭다고만 합니다. 해봐야 알죠.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무조건 도전하는 거에요. 그게 복불복이에요. 제가 보기에 인생은 복불복입니다. 여러분, 도전하세요!"
그의 말대로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지나쳐 기회가 자신의 코앞까지 와서 "안녕? 난 네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야. 하지만 실패할 수도 있지. 넌 어떻게 할래?"라고 말을 걸면, "싫어. 나는 실패할 수 있는 일 따위 안 할 거야. 난 100%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만 손을 잡을 거야."라고 말하며 자신의 코앞까지 찾아온 기회를 내쫓는다. 그러나 이 세상에 100% 성공만 하는 기회라는 것은 없다. 아무리 타율이 높은 타자라도 매 경기 안타를 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 있어 기회와 도전도 마찬가지다.
나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기회에 응모하여 많은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한 번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기회가 닥칠 때마다 도전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이것이 인생에 비하기에는 너무 왜소할지도 모르지만, 내게 있어 블로그는 내 인생과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나를 찾아와 "난 너의 기회야. 하지만 실패할 수도 있어. 내 손을 잡을래?"라고 물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래. 실패할지라도 일단 함께 해보자."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그 기회의 손을 잡을 것이다.
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함에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채 '실패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도전을 망설이고 있다면, 무조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닐 수 있었으면 한다. 물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우리는 100달러만으로도 세상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인생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법이다. 오늘 한 샘 해밍턴의 이야기가 그 용기를 지닐 수 있는 데에 힘이 되었으면 한다.
'도전하는 용기'와 관련하여 추천하는 글
[소박한 문화/독서와 기록] - 지금,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소박한 이슈/방송과 연예] - 고등학교 자퇴생에서 의사가 된 김호경, 나를 버리지 않는 용기
[소박한 이슈/방송과 연예] - 아이돌 출신 영어강사 안미정, 내가 꿈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
[소박한 이슈/방송과 연예] - 남자사용설명서 주연 오정세가 있기까지
[소박한 이슈/방송과 연예] - 키 110cm의 당당한 대기업 사원 이지영, 똑같지 않아도 된다
[소박한 문화/독서와 기록]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