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한국은 6년째 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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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청소년 범죄 강력 처벌 분기점 되어야…


 우리 한국 사회에서 조용하다 싶으면 터지는 소식이 있다. 하나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 실험을 강행했다는 소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유한국당이 국회에서 막말을 내뱉은 소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발생한 '이게 인간이야?'라는 의심을 하게 하는 범죄 사건 소식이다.


 이번에 SNS를 시발점으로 언론에 보도된 부산 여중생 폭력 사건은 과거 김해 여고생 살인 사건이 떠오를 정도로 잔인성이 도를 넘고 있었다. 같은 또래의 여학생들이 한 살 어린 후배 여학생을 집단 구타하여 피투성이로 만들었다는 사실도 기가 차지만, 그녀들의 가벼워 보이는 태도도 공분을 사고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자신이 폭행한 후배 사진을 보여주며 "들어갈 것 같아?"라고 물어보는 태도. 도저히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태도다. 부산 여중생 폭력 사건의 상세한 개요가 추가로 폭로되면서 많은 사람이 분노하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강한 처벌을 청원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람들은 '더는 아동 청소년 보호법의 테두리 안에서 청소년들이 약한 처벌을 받으면 안 된다는 공통된 주장을 하고 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또한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 사회에 볼 수 있는 청소년 범죄의 잔인성은 어른의 상상을 뛰어넘어 통제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TV조선 캡처


 한국에서 학교 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떠 오른 시발점은 2011년에 터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링크)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학교 폭력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학교의 눈물>이라는 다큐 프로그램과 소년 범죄를 판결하는 천종호 판사님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교육청과 정부는 학교 폭력 재발 방지를 위해서 학교 폭력 위원회의 구성과 다양한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며 강력한 처벌을 약속했다. 하지만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한국 사회는 크게 달라지지 못했다. 오히려 학교 폭력 가해자는 미미한 처벌을 우습게 여기면서 어른을 깔보기 시작했다.


 학교 폭력 위원회에서도 돈 있고 빽 있는 아이들은 처벌 대상에서 벗어났고, 오히려 학교 폭력 피해자가 억울하게 "너도 잘못한 게 있으니까 그렇겠지.", "정말 일방적으로 맞기만 맞았어?"라는 편견을 통해 제2차 정신적 피해까지 입어야 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얼마나 진지했을까?


 아직도 많은 부모가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아이는 절대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법정 내에서도 "그냥 친구들끼리 장난을 좀 심하게 쳤다"고 말하거나 "그것이 잘못인지 모르고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게 현실이다.



 학교 폭력은 단순 범죄 폭행 수준을 이제 그냥 넘어서고 있다. 김해 여고생 살인 사건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성매매를 시켜 금전을 갈취하기도 하고, 폭력이 그냥 주먹과 발로 차는 폭력이 아니라 담뱃불로 지지거나 마치 영화에서 볼 법한 도구를 사용한다. '미쳤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청소년 보호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심지어 고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청소녕들이 브레이크 없는 광란의 질주를 하고 있다. 오로지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학력 지상주의와 함께 어른들의 안이한 태도가 그들을 점점 괴물로 만들고 있다. 과연 한국 사회는 이대로 괜찮을까?



 그래서 이번 부산 여중생 폭력 사건을 통해서 청소년 보호법 폐지와 강력한 처벌을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게시판은 사람들의 접속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마비가 되기도 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청소년 보호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청소년 보호법은 그래도 청소년이니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기 위한 제도였다. 하지만 청소년 보호법을 악용하는 청소년 범죄자들은 미미한 처벌을 우습게 여기며 거침없이 범죄를 저지른다. 흔히 말하는 '일진 청소년' 사이에서는 소년원 경력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학교 폭력 가해 부모는 "치료비랑 보상금 줬으니까 처벌을 완화해달라."고 주장하고, 그 부모 아래에 있는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은 "반성하고 있으니까 그만해!"라고 고함친다. '안하무인'이라는 말은 바로 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말일지도 모른다. '나만 아니면 돼!'에서 '나라면 안 돼!'라는 태도다.


 나는 이번 부산 여중생 폭력 사건을 계기로 우리 청소년 범죄를 대상으로 청소년 가중 처벌 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했으면 한다. 청소년 보호법을 통해서 청소년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과 악랄한 어른들에게서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때로는 강한 처벌도 있다는 걸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김해 여고생 살인 사건에 관여한 청소년 범인들은 단기 6년 장기 9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최근에 충격을 준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의 범인인 두 청소년에게는 검찰이 20년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제는 청소년들이 아청법 내에서 보호만 받는 게 아니라 가중 처벌을 받는 제도가 필요하다.


 권리에는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법이고, 의무와 책임이 없는 권리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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