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세 개로 정리하는 2015년 블로그 결산

반응형

올 한해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무심하게 1년은 또 흘러갔다.


 2015년이 되면서 다짐했던 일이 12가지가 있다. 그중 9가지를 실천했고, 2가지를 실천하지 못했다. 12가지 중에서 9가지를 행동으로 옮겼으니까 칭찬해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역시 계획했던 목표 전부를 이루지 못한 것은 여러모로 아쉽다. 그것도 한 개를 제외하면, 내 의지와 노력의 문제였으니까.


 솔직히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언제나 잘 보냈다는 생각보다 하지 못한 것에 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매번 '내년에는 꼭 해야지.' 하면서도 내년에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더 많다. 그래서 슬그머니 나와 약속을 수정하기도 하고,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면서 강하게 나가지 못한 자신을 외면한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더디게 무엇을 하는 것 같다. 지금도 마음속에서 '하고 싶다!'고 외치는 일이 열 손가락을 다 써야 할 정도로 있다. 일부는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이고, 일부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비용을 모아야 하는 일이다. 특히 장기적 목표는 여전히 멀기만 해서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마 이런 이야기로 글을 쓰자면, 한도 끝도 없이 고민하면서 슬픈 기분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하기보다 이번 2015년 한 해 동안 블로그에 올린 글을 3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조금 이르지만, 딱 지금이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쓸지 딱 좋은 시기이니까.


3등에 당첨된 행운의 복권, ⓒ노지


 첫 번째 키워드는 '복권'이다. 블로그에 종종 들러 글을 읽는 사람 중 일부만 아는 사실이지만, 나는 매주 복권을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한 번도 1등에 당첨된 적이 없다. 1등이 당첨되어도 블로그는 계속할 테지만, 1등이 되었다면 좀 더 다양한 일을 해보면서 블로그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1등은 되지 않았지만, 이번 2015년에 로또 복권 3등에 당첨이 되었다. 약 150만 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 절반 정도를 어머니께 드렸다. 그리고 동생에게 기념으로 10만 원을 줬고, 나머지는 내 책값과 아슬아슬 줄타기하고 있던 학원비에 보태기로 했다. (당연히 치킨도 먹었다!)


 그 이후 3등 이상에 당첨된 적은 없지만, 최근 2주 연속 5만 원에 당첨이 되면서 분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이끌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주나 이번 달 안에 2등 이상이 당첨되는 큰 사고를 치지 않을까 싶다. 과연 어떻게 될까. 역시 2015년에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복권'이라고 생각한다.


[일상 이야기/일상 다반사] - 로또 3등 당첨 복권을 모르고 버릴 뻔했던 사연

[일상 이야기/일상 다반사] - 4등 당첨 로또 복권이 가져다준 행운의 연속


어셈블리, ⓒKBS


 두 번째 키워드는 '드라마'다. 나는 한국에서 방송하는 TV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밤에 시청하는 것은 대체로 JTBC 뉴스룸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같은 프로그램 정도고, 나머지는 재방송을 간간이 둘러보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올해는 꾸준히 챙겨본 드라마가 무려 두 편이나 있다.


 그중 한 편이 바로 <어셈블리>다. KBS에서 방송한 드라마 <어셈블리>는 진상필이라는 인물이 여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어 행동하는 진짜 정치를 보여준 드라마였다. 정치공학을 하며 시민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기는 정치인과 싸움은 신랄하고 날카로웠다.


 그러나 시청률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그 이유 또한 '정치에 무관심한 한국의 현주소'라는 말을 부정할 수 없게 해서 안타까웠다. 드라마 <송곳>은 그나마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을 아프게 한 두 드라마는 올해 내가 본 드라마 중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싶은 유일한 드라마다.


[문화 이야기/방송과 행사] - 어셈블리, 너무 개탄스러웠던 드라마였던 이유

[문화 이야기/방송과 행사] - 드라마 어셈블리 시청률이 부진을 겪는 이유

[문화 이야기/방송과 행사] - 날카로운 드라마 '어셈블리'를 소개합니다.


한국이 싫어서, ⓒ노지


 세 번째 키워드는 '소설'이다. 일반적으로 나는 에세이를 위주로 읽거나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는데, 우연히 읽게 된 소설 <한국이 싫어서>는 정말 '이런 소설을 여태 몰랐다니!'라며 아쉬움을 내뱉을 정도로 공감하며 읽었다. <한국이 싫어서> 이후 장강명의 <표백>, <그믐>을 거꾸로 읽어갔다.


 소설 <한국이 싫어서>는 현재 우리 청년 세대가 겪는 갈등과 고민, 그리고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할 수 있었고, 과연 내가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특히 나는 전업 블로거를 꿈꾸는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스스로 물어보기도 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책을 다 읽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내 대답은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아직 젊은 녀석이 글이나 쓰면서 놀고먹으려고 한다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고, 스스로 자신 있게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자신감도 크지 않다. 과연, 나는 해낼 수 있을까?


[문화 이야기/독서와 기록] -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이민가려고 해요

[문화 이야기/독서와 기록] - 장강명의 소설 <표백>은 파격적인 도발이자 고발이다

[문화 이야기/독서와 기록] - 댓글부대, 소설을 다 읽은 후에 소름이 돋았다



 역시 블로그와 관련된 일을 되돌아보더라도 '후회'라는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올해 내가 보고 듣고 읽고 느낀 것은 글 한 편으로 다 정리할 수가 없다. 재미있는 일도 있었고, 짜증 나는 일도 있었고, 머리가 멍해지는 일도 있었고, 울고 싶어지는 일도 있었다. 삶이라는 게 다 그런 게 아니겠는가.


 복권, 드라마, 소설. 세 권의 키워드로 정리해본 2015년 블로그 결산. 여기서 굳이 하나 더 붙인다면, 나는 '피아노'를 넣고 싶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포기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위로하고, 배우는 재미를 통해서 비로소 내 삶을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앞으로도 블로그는 내 인생의 중심에서 나를 지탱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나의 가장 큰 욕심, 가장 큰 목표, 가장 큰 꿈은 역시 블로그로 성공하는 일이다. 블로그로 성공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먹고살 정도의 돈을 벌면서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것이 블로그로 성공하는 일이라면, 나는 아직 멀었다. 아직 보고, 듣고, 배우고, 느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는 20대 초반이었지만, 지금은 벌써 20대 중반이 되었다. 앞으로 무섭지 않으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무서울 수밖에 없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


 부디 내가 걷는 길의 마지막에 갈채를 받을 수 있는 흰 띠가 있었으면 좋겠다.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