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어셈블리 시청률이 부진을 겪는 이유

반응형

불편한 진실보다 보기 편한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


 매주 수요일 밤마다 보는 드라마 <어셈블리>를 시청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씁쓸히 한숨을 내쉬게 된다. 도저히 우리 한국 정치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진상필이 정면돌파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체 한국에서 저런 정치인을 볼 수 있는 날이 있기는 할까?'는 자조 섞인 웃음을 짓게 된다.


 그래도 꾸준히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드리마의 긴장감이 재미있기 때문이고, 현실 속에서 불가능한 일을 가상 현실 속에서 보는 통쾌함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마다 <어셈블리>를 시청하는 사람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진상필의 통쾌한 직설적 비판은 정말 최고니까.


 과거 드라마 <추적자>는 한 명의 정치인이 숨긴 비밀을 캐기 위한 싸움이었다면, 이번 드라마 <어셈블리>는 완벽히 현재 정치를 겨냥한 비판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일(목요일)에 방송되었던 <어셈블리>에서는 썩어가는 강과 녹조가 오염된 강의 모습을 진상필이 전면 비판했었다.


 그 사안은 이명박의 4대강 사업 이후 극심해진 강의 오염을 비판하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과연 현실 속 국정감사에서도 진상필처럼 똑바로 목소리를 높여서 비판하는 국회의원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 이외에도 지적하고 싶은 많은 문제를 드라마 <어셈블리>는 진상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어셈블리


 그런데 이렇게 좋은 드라마 <어셈블리>가 시청률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마다 집계되는 시청률 통계에서 항상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 혹시 나만 드라마 <어셈블리>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는데, 나는 이윽고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은 불편한 진실보다 보기 편한 거짓말을 보고 싶어한다.'는 결론이었다.


 다소 이런 결론에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솔직히 이 의견을 굽히고 싶지 않다. 한국 사람이 보여주는 정치에 대한 관심은 정말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 사람이 불편한 진실보다 편한 거짓말을 추구한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언제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만 사회와 정치 문제를 종종 들여다보고, 비판할 내용은 비판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가진 드라마와 영화에 뜨거운 호응을 보낸다. 작년 추석 특선 영화로 방영된 <더 테러 라이브>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이유도 그랬었다. 얼마나 현실 정부처럼 느껴졌는가!


 이번 드라마 <어셈블리>도 마찬가지다. 국정감사부터 시작해서 정치인이 보여주는 표를 얻기 위한 허위 정책, 가능성이 없는 정책도 일단 던지고 보는 막무가내식 공약. 전부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바보 같은 일이 아닌가? 이런 불편한 진실을 통쾌하게 비판하는 드라마가 <어셈블리>였다.



 그래서 나는 드라마 <어셈블리>의 시청률이 낮다고 생각한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보면서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나'를 보는 것보다 그냥 막장 요소를 섞여서 보여주는 드라마 혹은 현실성이 옅은 달콤한 연애 드라마를 보는 것이 속 편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거짓 이야기는 너무 매력적이니까.


 나의 의견이 같은 시간대에 다른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말하고 싶었다. 내년이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총선을 치르게 된다. 과연 이번 총선에서는 얼마나 후보로 부적격한 사람이 착한 사람 가면을 쓰고 나오게 될까?


 나는 벌써 걱정이 된다.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이 '찍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가장 최악의 인물이 당선되지 않을지, 그리고 예산과 환경을 생각하지도 않는 무책임한 공약에 솔깃해서 사악한 피노키오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지 않을지…. 뭐, 야당에 사람이 없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드라마 <어셈블리>가 시청률 부진을 겪는 이유가 마치 불편한 정치 현실에 관심을 두려고 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깝다. 개인의 드라마 보는 취향을 나무랄 수 없지만, 다가오는 내년 총선에서는 꼭 많은 관심을 두기를 바란다. 하아, 정말 내년에 누구를 찍어야 할까? (한숨)


 "쓰레기라고 해서, 역겹다고 해서 평생 외면하면서 살래? 정치는 너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어!" (어셈블리 대사 中)


[문화 이야기/방송과 행사] - 날카로운 드라마 '어셈블리'를 소개합니다.

[문화 이야기/방송과 행사] - 진상필이 반대했던 부동산 경제 활성화 법안, 현실에서는?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