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독서가가 전하는 독서 노하우
- 문화/독서와 기록
- 2013. 5. 16. 07:00
어디에나 있는 소박한 독서가가 말하는 책 읽는 방법
나는 평소에 꽤 많은 책을 읽는다. '책을 많이 읽으면 성공한다'는 말이 있지만, 굳이 그런 말 때문에 난 책을 꾸준히 읽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그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신선한 즐거움과 조금 어려웠던 삶을 산 내게 위로가 된다는 사실이 마냥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블로그에 하나의 글로 작성하여 올렸을 때…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에게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 보이는 20대에도 꾸준히 책을 읽고 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상당히 좋은 기회도 많이 잡을 수 있었다. 그 기회 중 하나가 블로그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이야기를 엮어 전자책을 출간하였고, 종이책으로도 책을 내고 싶어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블로그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오리라 믿는다.)
일주일 동안 꾸준히 몇 권의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써서 올리다 보면 '어떻게 그렇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어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아마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일주일에 몇 권씩의 서평이 올라오는 모습이 신기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독서율이 낮다는 통계자료까지 있고, 우리나라 내에서도 '책 읽는 문화가 많아져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히 강하기에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노하우에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다.
치탄다와 호타로, ⓒ빙과
'책 읽는 노하우가 뭐에요?'라는 질문에 대답하자면, 딱히 노하우라는 것은 없다. 내가 책을 많이 읽는 건 시도 때도 없이 책을 들고 다니며 책을 읽기 때문이고,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뭐, 최근에는 블로그에 글을 써서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조금 재미없는 책을 읽을 때도 있지만, 그때는 책을 조금씩 나눠 읽으면서 관심 있는 부분을 체크해나가면서 읽는다. 책을 읽는 데에 쉽게 질리지 않고, 꾸준히 이렇게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책을 읽지 않거나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진 이유를 한 번 생각해보자.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거나 읽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유가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조금 의견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세 가지 이유는 이렇다.
첫째, 책은 무조건 많이 읽어야 한다.
둘째, 책은 무조건 빨리 읽어야 한다.
셋째, 자기계발서나 인문학 같은 있어 보이는 책을 읽어야 한다.
바로 이 세 가지 이유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거나 읽지 못하는 이유다. 겉모습에 치중하는 우리나라의 허례 의식이자 강박관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공부를 많이 해야 성적이 오르는 것처럼 독서도 무조건 책을 많이 읽어야 좋다, 공부에서 선행 학습을 통해 빨리빨리 배우는 것을 중요시한 것처럼 책도 빨리빨리 읽어야 한다, 영어를 잘하면 글로벌 인재로 보이는 것처럼 책도 있어 보이는 책을 읽어야 한다. 이런 쓸데없는 이유 세 가지가 독서문화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은 것은 거기에 늘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일종의 강압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아이가 책을 읽으면, 단순히 책을 읽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하고, 심지어 어떤 특정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런 환경에서 누가 독서를 재미있는 취미활동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나라도 누가 그렇게 억지로 책을 읽으라고 한다면, 진절머리가 나서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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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책을 읽어야 할까? 앞에서 책을 읽지 않거나 읽지 못하는 데에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듯이, 책을 잘 읽는 데에도 딱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한 달에 한 권부터 시작하라.
둘째, 느리게 읽어도 된다.
셋째,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책부터 읽어라.
다소 뻔한 대답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세 가지를 지키지 못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우리나라 평균 독서율은 한 달에 약 0.8권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굳이 한 달에 3~4권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한 달에 한 권만 읽자는 목표를 세워도 충분하다. 그리고 이렇게 한 달에 한 권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다소 여유를 두고 천천히 읽을 수 있다. 특히 처음에 선택한 책은 무조건 있어 보이는 어려운 책이 아니라 자신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 좋다. (그렇다고 만화책 한 권은 심하다. 소설이나 수필 같은 문학에서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책은 모셔두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다. 읽고 도움이 되고 변화하기 위해서, 배우기 위해서 산다.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면야 책의 겉모습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그렇다고 자신의 실력을 훨씬 넘어서는 책에 도전하면 역효과다. 자신은 50kg밖에 들 수 없는데 100kg를 들려고 하면 몸만 다치거나 운동하는 재미를 떨어트리는 것처럼 책 읽기도 무리하면 좋지 않다.
- 1만페이지 독서력 中
독서를 자신의 습관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어릴 때부터 주변의 어른으로부터 주입받은 고정관념을 버리면, 누구라도 독서를 취미로 할 수 있다. 속독 학원에 다닌다고 하여 책을 빨리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권장도서 목록을 읽는다고 하여 책이 재밌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책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여 여유롭게 읽을 때야말로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빨리 읽어야 한다,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 속에서 책을 읽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이 즐겁다고 느끼는 일은 어떻게 해서라도 시간을 만들어 즐기는 게 사람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한 번 생각해보자. 정말 당신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에게 남는 시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멍청히 있는 시간, 이유 없이 TV 보는 시간, 담배 피우는 시간, 술 마시는 시간, 쓸데없이 수다 떠는 시간, 불평불만 하는 시간… 등) 하루 24시간을 1분, 1초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사용하는 사람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이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건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목적 없이 낭비되는 시간을 활용하면, 충분히 자신이 선택한 한 권의 책을 천천히 한 달 동안 읽을 수 있다.
독서는 언제나 가능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읽으면 하루가 개운하게 시작되는 느낌을 얻을 수가 있다. 5분이라는 시간 동안 한 페이지 분량이라도 읽으면 억지로 일어나 회사로 출근하는 마음까지 덜어버릴 수 있다. 점심시간, 소화도 시킬 겸 앉아 인터넷 서핑하는 시간 대신 책을 읽어본다. 10분, 길어야 15분정도인 점심시간이 의미 있게 느껴질 것이다.
- 1만 페이지 독서력 中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절약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책을 읽는 데에도 '이번 달은 이 책을 읽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 항상 내면의 모습보다 겉모습을 중요시한 우리 사회의 쓸데없는 풍토를 져버릴 수만 있다면,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는 분명히 누구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 달에 한 권이 부담된다면, 하루 10페이지로 생각해보자. 독서는 그렇게 조금씩 시작하여 점차 늘려나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책 읽기'와 관련하여 추천하는 글 몇 가지를 남긴다. 아래에서 읽을 수 있는 글들은 책 읽는 데에 필요한 좋은 이야기라고 확신한다.
[소박한 문화/독서와 기록] - 1만페이지 독서를 위한 방법
[소박한 이슈/학교와 교육] - 아이의 독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방안 세가지
[소박한 문화/독서와 기록] - 알파레이디 북토크, 책으로 세상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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