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레이디 북토크, 책으로 세상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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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레이디 북토크, 책으로 세상을 읽다


 최근 강호동의 복귀작인 '달빛 프린스'라는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게스트를 초청하여 '책'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인데, 이것은 사람들의 인생에 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다소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어 많은 사람이 '진정성이 없다.', '방향성이 없다.' 등의 혹평을 하고 있지만, 책이 사람의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메세지는 잘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평소 책을 자주 읽는 사람들은 책이 가진 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책? 그게 내 인생에 뭐가 도움되는데? 차라리 책 살 돈으로 로또나 사서 대박을 꿈꾸겠다.'는 등의 생각을 하며 책의 가치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책을 통해 인생의 큰 변화를 만난 한 사람으로 그런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히 안타깝다. 책을 읽는 것은 작게 우리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크게 우리 살에서 큰 변화를 일으킨다. 그만큼 책이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오늘, 나는 책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각계의 전문가들이 자신이 쓴 책을 소개하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북토크의 생중계라고 말할 수 있다. 책의 이름은 '알파레이디 북토크'로, 경향신문 인터랙티브 팀이 엮었다.



알파레이디 북토크, ⓒ노지


 '알파레이디 북토크'가 담고 있는 것은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북토크의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다. 쉽게 말하자면, 녹취록과 비슷한 형식의 책이다. 강호동의 복귀작인 달빛프린스에서 게스트가 이야기한 책에 관한 사연과 그 내용의 대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은 현장에서 강연을 듣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람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은 여성이 사회에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리고 우리의 가치관이 어떻게 변했는지, 인간관계에서 공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알파레이디 북토크'는 강사 10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상당히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한 번에 접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강사들은 정혜윤(CBS 라디오PD), 고미숙(고전평론가),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김정운(문화심리학자), 우석훈(성공회대 외래교수), 박찬일(요리전문가), 홍성태(한양대 교수), 나승연(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김미화(방송인), 조영남(가수)이다. 각자 분야가 다르지만, 저마다의 뼈 있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의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래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내가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 중 일부분인데, 이 이야기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 말한 한국 남성들의 전형적인 특징과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담은 이야기다. 아마 상당한 수의 남성이 아래의 글을 보면서 뜨끔하지 않을까 싶다.


전 요즘 나이 드는 법, 평화롭게 늙어가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합니다. 늙어서 행복한 게 정말 중요합니다. 죽을 때 아무도 나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인생이 얼마나 비참해요? 우리 동네의 어떤 어른신께서 제가 인사를 하면 잘 안 받아요. 그러다 언제 한번은 인사를 드렸더니 저를 노려보시더라고요. 그분이 왜 그러나 봤더니 20년 전에 6개월 동안 장관을 한 적이 있대요. 그런 것이 인생을 망치는 겁니다. 잘 늙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늙고 싶다면 자기 이야기가 풍부해야 해요. 그런데 한국 남자는 자기 이야기가 풍료롭지 못합니다, 선진국 사람들은 이야기가 참 다양합니다. 독일이나 프랑스에 가면 나이가 많든 적든 음식 얘기, 꽃 얘기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 남자들끼리 있으면 정치인을 욕하다가 할 말이 없어지면 자기들끼리 싸웁니다. 부부동반 모임에 가보면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놀고, 남자는 끼워주지도 않아요. 여자들은 재미있다고 하는데, 남자들은 재미없죠. 문화적 다양성이 사회적 수준을 말해줍니다.



 그런 식으로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으로 세상을 읽다'는 문구 그대로 책을 통해 세상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 책을 읽음으로써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이 단순히 강연을 책으로 엮었지만,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책으로 이야기하는 강연'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쉽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볍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무게를 지니면서 가볍게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어 더 매력적인 책이 아닌가 싶다.


 또한, 강연의 내용만이 아니라 복토크 현장에서 있었던 질문과 답변을 통해 자신이 궁금했던 부분도 답을 얻을 수 있어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독서, 여성 사회에서 여성들의 문제점, 한국 남성들의 전형적인 문제점, 올바로 공감하는 법, 마음을 움직이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법,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법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다.


 특히, 나는 평소 교육과 책 읽기에 관심이 많아서 그 부분을 꽤 인상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알파레이디 북토크'의 글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 중 일부를 남겨본다. 아마 아래의 글을 통해 많은 사람이 책을 읽는 것의 중요성에 관하여 조금 더 확실히 알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한다.


독서의 동작이 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책을 읽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부분에서 멈춥니다. 그 부분이 뭔가를 생각나게 해서겠죠. 책을 읽다가 멈추고 고개를 드는 것, 그게 독서 행위입니다. 책을 읽다가 멈추고, 또 멈추고 하면서 결국은 나를 보게 됩니다. 책 속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마주칩니다.


책에선 내게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을 경험해볼 수 있어요. 책이 다루는 주제는 사실 우리도 겪는 것들입니다. 질투, 상실, 배신, 사랑, 외로움, 두려움, 불안……. 그런데 이런 주제들을 엄청난 섬세하게 다루는 것이 책이에요. 책이 놀라운 것은 어떤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 사건을 만나는 개인들의 태도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고 가장 좋을 때는 '나 이렇게 살면 되겠구나'하고 알게 될 때죠. 그 기쁨을 위해 굉장히 두꺼운 책도 읽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인생의 지혜는 어떻게 생기느냐 하면요, 인생의 경험과 인생의 커리큘럼이 만났을 때입니다. 자기 경험과 책이 만날 때 지혜가 생긴다는 거죠. 한 번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서 봤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나 자신에 대해서 뭔가를 알게 해주니다. 내가 이해 못했던 일, 의미가 모호했던 것들을 서서히 선명하게 알게 되죠. 그러면서 우린 점점 단단하게 자기 자신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책은 '고독 속의 대화'입니다. 고독 속의 치열한 대화입니다. 책하고 있을 때 우린 혼자 있지 않고 책과 에너지를 나누게 돼요. 그 에너지가 바로 우리를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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