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이 아예 '없다'고 답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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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 꿈을 심어주지 못하는 교육


 아마 어릴 적에 누구라도 한 번쯤 '장래희망조사'라는 것을 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어릴 때에는 '대통령' 혹은 '세계정복', '슈퍼맨' 등 기발한 상상력이 들어간 여러 장래희망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어린 시절에 순수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겐 꿈이라는 것이 무궁무진했다.


 초등학교의 장래희망조사가 위와 같았다면, 보통 머리가 차기 시작하는 중학교 때부터 이런 장래희망조사를 하게 되면 상당히 구체적인 답이 나오곤 한다. 세계정복 같은 말도 안 되는 추상적인 장래희망이 아닌, '변호사' 혹은 '프로그래머', '사진작가' 등 자신들이 흥미를 가지고 있고, 노력하고 있는 분야의 직업들이 나오곤 했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 이러한 '장래희망조사'를 하게 되면, 상당히 빈약한 답이 되돌아온다. 초등학교든,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상관없이 답이 동일하게 나온다. 아마 예상할 것으로 생각한다. 장래희망조사를 하게 되면 아이들로부터 돌아오는 답은 '명문대 진학'밖에 없다. 이 같은 현실이 너무나도 서글프지 않는가?


제가 가끔 고등학생들에게 희망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뭐라고 답할까요? 대통령이 되고 싶다든지, 변호사나 마술가가 되고 싶다든지 이런 답을 기대했는데 다들 모기만한 소리로 "좋은 대학 가는 거요"라고 합니다. 대학에서 강연할 때 "여러분 희망이 뭡니까?" 하면 거의 100퍼센트, 200퍼센트 같은 답이 나옵니다. 아시지요? 예, 취직하는 거지요. 그런 청년들을 만나고 오면 그렇게 마음이 허전할 수가 없어요. 어떨 때는 막 울고 싶어요.


- 내가 걸은 만큼만 인생이다 中


 한국고용정보원의 진로교육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장래희망이 아예 '없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중학생 34.4%, 고등학생 32.3%에 달했다고 한다. 진학하려는 고등학교 계열을 결정한 이유로 '원하는 장래희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분명한 목적을 밝힌 중학생은 10.6%에 그쳤고, 대부분은 특별한 이유 없음(29.2%) 성적에 따라(19.2%) 원하는 대학을 가려고(15%) 등을 택했다고 한다.

 왜 이 같은 일이 일어났을까? 

 한 번 생각해보자. …. 답은 아주 단순명료하게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 바로 입시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 때문이다. 이 같은 교육체제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장래에 대한 어떤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또한 어릴 때부터 고입, 대입 등 고비마다 치열한 경쟁이 버티고 있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할 시간이 부족한데다, 공교육에서도 이 고민을 나누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래희망,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전에 나는 '공부는 '어떻게'가 아니라 '왜'가 중요합니다.'라는 글을 통해서 공부는 일단 아이가 자신의 뚜렷한 목표와 비전부터 세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했었다. 많은 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는 이유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하기보다는, 하지 않으면 부모님께 혼나고, 주위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똑같이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학교는 아직 창의적인 교육을 하기 힘든 공간이다. 지금의 교육은 아이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어른을 위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말해 어른들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획일화해놓는 과정이 교육이란 말이다. 교육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애기하려면 지금처럼 교육하면 안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왜 공부를 하는 지도 모르고, 장래희망조차 가지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물론, 어릴 적에는 아직 세상을  안다고 말할 수 없으니, 꿈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자신만의 목표와 비전만큼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아이에게 "네 수준으로 네가 하고 싶은 일 절대로 못해. 그냥 포기하고 살어, 임마."라고 말하는 부모님과 선생님이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식콘서트 내일


 많은 아이가 지금 당장은 무작정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명문대 진학'이라는 목표 하나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 후는 어떻게 될까? 목적지가 없는 배는 항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표류를 하게 되어버린다. 지금 현재 많은 학생이 방황을 하고,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를 가르쳤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교육이 바뀌기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작은 변화만으로도 아이에게 실질적으로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가 있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그냥 무작정 "해!" 단 한 마디로 시켜서 하게 하는 강압이 아닌, 아이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목표와 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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