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 되짚어 보아야 할 아이들의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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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되짚어 보아야 할 아이들의 인권, 이게 최선입니까?


 오늘 5월 5일은 어린이를 위한 날인 어린이날이다. 이 어린이날은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정한 기념일로서, 1923년 3월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하여, 방정환(方定煥)을 비롯한 일본 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동이 되어 5월 1일을 그날로 정하였다. 1939년 일제의 탄압에 의해 없어졌다가, 해방 후 1946년에 5월 5일로 정하였으며, 1975년부터 공휴일이 되었다고 한다. (다음사전)


 어찌 되었든, 오늘은 어린이를 위한 날이기 때문에, 지금 각 지역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많은 행사가 열리고 있고, 많은 부모님께서 오늘 하루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 이런 날마저도 아이를 방안에 가둔 채, '공부해!'라고 잔소리를 하는 부모님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오늘 같은 날을 단순히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나는 오늘이야말로 어린이의 인권에 대해 되짚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과연 오늘날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자유롭게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위 질문에 대한 답을 곰곰이 한 번 생각해보자. 아마 이 대답에 '그렇다'고 선뜻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들의 범죄는 그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자살 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또한, OECD 국가 중에서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면서, 인간답게 잘 살고 있는지를. 많은 사람이 '그래도 이전 가난했던 세대보다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분명, 현 세대의 아이들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울지는 모르나, 정신적으로는 너무나도 빈곤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학원을 가는 아이들, ⓒ구글


 이 같은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많은 부모가 너무 지나치게 아이를 어릴 때부터 몰아부치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경쟁''줄세우기'라는 것이 고등학교에서 부터 존재하리라고 생각하였었지만, 최근에는 유치원 때부터 아이들을 경쟁시키고, 줄세우기를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아이들은 즐겁고, 자유롭게 놀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그 시기에 주어진 특권이고, 그 시간들을 통해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세대의 아이들은 그런 시간을 좀처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자신을 위해서 쓸 수 있어야 할 많은 시간을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직장인들만큼 늦게 집으로 귀가하고, 시간이 촉박하다.


 이전 산업시대에는 아이들을 공장에서 몇 시간 이상 노동을 시키는 것은 '아동학대'라고 하였었다. 하지만 지금도 어찌 보면 아동학대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은가?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 수 있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보장하기는 거녕, 학교를 마치자마자 학원으로 직행하게 하여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왜 '아동학대'가 아닌가?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것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이것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마땅히 해야하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다. 산업시대에서도 상당수의 아이들이 돈을 벌기위해서 자발적으로 노동을 제공했던 것이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마땅히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시대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상당수가 자발적으로든, 비자발적으로든 어른들이 원하는 '명문대'를 가기 위해서 자신의 시간을 포기하고 있고, 이것은 마치 자신들이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땅히 할 수밖에 없는 일로 인식되고 있다.



ⓒ지식콘서트 내일 교육편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은 어른들의 욕심 때문이다. 어른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의 아이를 앞줄에 세우고 싶어하며, 아이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는, 어른들 자신의 욕심을 채울 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강요'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 해!'라는 말만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니까.


 이러한 교육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이 과연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린이날을 만들면서 세웠던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라는 의의는 어디로 자취를 감추어 버린 것일까? 그 누가 '지금 아이들은 행복하다.'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을까?


 행복지수는 꼴찌를 달리고 있고, 자살 수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심각하게 잘못된 교육 때문에 마음부터 망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이들의 거짓 없는 웃음은 행복 바이러스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러한 웃음은 잘 볼 수 없으며, 학원에 다니느라 어깨가 축 쳐진 채로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원가를 걷고 있는 모습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어린 시절은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시기다.


 아이들의 마음을 망가뜨리고, 아이들을 범죄자로 육성하고 있는, 그리고 아이들을 힘없는 피해자로 만들고 있는 지금의 교육을 오늘,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인권을 과연 지금 교육이 똑바로 보장하고 있는지를.


 아이들의 행복을 위하는 길은 억지로 학교와 학원에 가둬놓고, 책상 앞에 앉아서 문제집만 풀게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도리를 가르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을 해볼 수 있게 하고, 실패도 해보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최소한 아이들이 즐겁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야 우리의 미래도 희망이 있는 것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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