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D.P. 이유 있는 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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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D.P. (디피)>가 크게 이목을 끌고 있다. 모든 군필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현상을 겪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해당 드라마는 군대가 가지고 있는 폐쇄성과 그 폐쇄된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폭력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D.P. (디피)>는 평범한 드라마가 아니라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였다.

 

▲ 넷플릭스 드라마 D.P.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한 'D.P.'라는 단어는 군대에서 탈영병을 잡는 체포조를 가리키는 단어로, 드라마에서는 군인과 군대를 소재이가 무대로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드라마를 보면 1화부터 여러 부분에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현타를 느낄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에 처음에는 드라마를 꺼버리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꾹 참고 드라마 <디피>를 계속해서 시청하면 우리는 그동안 '다 그런 거다'라면서 아무 말하지 않고 지나간 다양한 부조리를 다시금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 흔히 상명하복이 필수라고 말하는 군대에서 유발된 "까라면 까"라는 말은 군대만 아니라 우리 한국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는 문화 중 하나다.

 

 실제로 사회 생활을 하거나 단체 생활을 하다 보면 입으로 말하지만 않았지, 비슷한 구조로 흘려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저 나보다 조금 더 힘 있고 위치가 위에 있는 사람이 불합리한 명령과 횡포에 우리는 그저 숨 죽이고 참을 수밖에 없는 거다. 거기서 "이건 잘못됐습니다!"라고 일어선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사는 사회는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이 "그렇구나. 잘못된 거구나. 앞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볼까?"라면서 바뀌기 위해서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그런 말랑말랑 한 사회가 아니다. 누군가 "이건 잘못 됐습니다!"라고 누가 말하는 순간 "네가 뭔데?"라는 핀잔부터 시작해서 갖은 질타와 폭력을 당하기 일쑤다.

 

 괜스레 우리 나라에서 잘 살기 위해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이 통용되는 게 아니다.

 

▲ 넷플릭스 드라마 D.P. 메인 예고편 중에서

 

 드라마 <디피>를 본다면 내무반에서 최고참이 되어 있는 황 병장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갖다 붙여서 단체 기합을 주거나 누군가를 낙인찍어서 괴롭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모습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군대에서 일어난 각종 가혹 행위와 그 가혹 행위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언론에 보도까지 되었다.

 

 하지만 과연 그런 보도가 있은 직후에 우리 군대는 바뀌었을까?

 

 물론, 일부 바뀌기는 했을 것이다. 요즘은 사람들 사이에서 군대가 군대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철저하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은 쉽게 바뀔 수가 없다. 무엇보다 사회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해도 그 군대라는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폐쇄적인 집단의 구조와 구성원은 늘 비슷한 사람끼리 대체될 뿐인 형상이다.

 

 드라마 <디피>에서 한 인물이 탈영을 해서 자신을 죽지 않을 만큼,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할 정도로 괴롭힌 황 병장을 찾아가서 복수를 하는 인물을 설득하는 장면에서 이런 대사를 볼 수 있다.

 

A : "차라리 군대가 바뀔 거라고 하십시오."
B : "바뀔 수도 있잖아? 우리가 바꾸면 되지!"
A : "군대에 있는 수통 있지 않습니까? 거기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아십니까?"

A : "1953."

A: "6.25때 쓰던 거라고요! 수통도 6.25 때 쓰는 건데…."

 

 그렇다. 대한민국 군대처럼 많은 예산을 잡아 먹으면서도 좀처럼 시스템과 다양한 기관과 생활공간이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곳이 또 없다. 매번 새로운 무기를 개발한다, 장병들의 복지를 향상한다… 그런 이유로 국방비 예산은 늘려가면서도 좀처럼 병사들에게 오는 혜택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최근 들어서 개인 스마트폰 보유 등 계속된 군대 내부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문제로 겨우겨우 바뀔 수 있었을 뿐이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죄 없는 사람들의 무고한 희생이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로 '의문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싸늘한 주검으로 군대에서 돌아왔을까?

 

▲ 군대 안 왔으면 탈영할 일도 없지 않았을까요?

 

 요즘은 출생 인구가 줄어서 계속해서 군인으로 소집되는 남성들의 수가 줄어들면서 현역으로 입대하게 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군대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강제로 군대에 끌고 들어와 "왜 못 해!?"라며 나무라며 폭력으로 절대적으로 굴복을 시키려고 한다.

 

 그렇게 폭력에 굴복한 사람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에 입을 다물고, 눈을 꼭 감고 생활하는 데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자신도 이상하게 변해가기 시작한다. 한국 사회의 기성 세대가 불편한 진실에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생활하는 데에 익숙해진 것은 지난 군사 정권 시절 사회를 지배한 뿌리 깊은 군대 문화에 원인이 있다.

 

 그리고 그 군대 문화는 여전히 절대적인 폭력 앞에서, 힘 앞에서, 계급 앞에서, 보이지 않는 신분 앞에서 우리가 입을 다물고 눈을 꼭 감고 오로지 참고 생활하는 것을 강요한다. 이것은 한국 사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학교, 직장, 심지어 가정 내에서도 우리는 철저하게 남을 배척하고 별의별 이유를 붙여서 차별하고 괴롭힌다.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어디까지 일부인 것 같다고?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드라마 <디피>를 본 사람들 중에서도 '내가 있는 곳은 저렇게까지 없었다. 조금 오버한 거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과 '완전 똑같다! 아니, 현실은 그 이상이야! XX 욕 나온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이건 정말 어디까지 개인이 겪은 게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인생을 살 수 없고, 똑같은 환경을 누릴 수 없고, 똑같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 우리가 어떤 인생을,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사람과 살아가는 지에 따라 우리가 겪는 경험과 지니고 있는 가치관은 크게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서로가 같을 수가 없고 항상 다르기 때문에 이해와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

 

▲ 드라마 D.P.

 

 즉, 다시 말해서 드라마 <디피>를 본 사람들의 의견이 나누어지더라도 절대적인 공감이 많은 이유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수'만큼 '그런 사람들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가 평소 잘 공감하지 못하는 학교 폭력에서 볼 수 있는 사례와 닮아 있다. 우리 사회에서 폭력은 당하지 않은 사람만큼 당한 사람이 있다는 걸 외면해서는 안 된다.

 

 내가 그렇지 않다고, 내가 그렇지 않았다고 다른 사람도 똑같을 리가 없는 거다. 드라마 <디피>는 우리에게 그런 사실적인 사례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드라마를 통해사 사람들이 애써 눈을 돌리고 있었더 불편한 진실을 우리에게 과장 없이 보여준다. 과거 그곳에서 폭력을 일삼았을 그들은 드라마 <디피>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드라마 <디피> 마지막 장면을 본다면 주인공과 한 피해자의 가족이 나누는 대사가 깊이 여운에 남았다.

 

"마음에 남아요. 힘들다고 그랬었는데, 남들 다가는 군대 뭐가 힘들냐고 그랬었거든요."

"어땠어요? 부대에서...."
"근데 왜 보고만 있었어요?"
"그렇게 착하고 성실한 애가 그렇게 당하고만 있는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으면 좋겠다… 그쵸?"

 

 아쉽게도 마지막 피해자의 가족이 바란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지켜지지 못할 것 같다. 지난 윤 일별 사건과 임 병장 사건 이후에도 우리 군대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연거푸 발생했으며, 오늘날에도 권력을 이용한 성추행 성폭행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군대' 내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군대와 비슷하게 그곳만의 폐쇄성을 가지고 있는 집단으로 분류되는 직장, 학교, 종교 단체 등 다양한 곳에서 비슷한 일들이 오늘도 꾸준히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학교에 등교하기 시작하자 따돌림과 학교 폭력을 당하는 횟수의 비율이 늘어났다는 통계 조사 결과가 있듯이, 사람으로 구성된 집단에서는 알게 모르게 일어날 수가 있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끔찍하게도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지난 과거의 잘못을 토대로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나무라며 가해자를 챙기면서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는 게 않아야 한다.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 진상규명을 하고 분명한 처벌을 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 한국 사회는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매번 입으로는 떠들어도 이미 굳어버린 사람들은 좀처럼 바뀌지 않으니 사실 크게 변하지는 못할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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