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GO) 열풍이 만든 이색 풍경의 발견
- 일상/일상 다반사
- 2017. 1. 31. 07:30
드디어 한국에 착륙한 포켓몬 고(GO), 지역 발전 이끄는 시너지 효과
지난 24일 한국에 정식 출시를 한 가상 현실(AR) 게임 <포켓몬 GO>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의견 중에는 이미 기간이 상당히 지났기에 큰 인기몰이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거리 여기저기서 <포켓몬 GO>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올린 글을 보면 '요즘 사람들의 걸음이 느려졌다. 천천히 폰을 들고 걷다가 잠시 멈춰서 터치를 하고 다시 묵묵히 움직인다.'는 글이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사람들이 <포켓몬 GO> 게임을 걸으면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도 같을지도 모른다.
필자의 동생은 <포켓몬 GO> 정식 출시 이후 하루가 다르게 매일 포켓몬을 잡으려 다니고 있다. 나와 동생은 포켓몬스터 빵과 스티커가 유행하던 시절의 태생이라 포켓몬에 큰 추억을 가지고 있다. 컴퓨터로 하는 포켓몬 게임도 해본 적이 있고, 지금도 종종 투니버스에서 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곤 한다.
그만큼 동생은 <포켓몬 GO>에 대한 즐거움이 남다른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 포켓몬을 잡으려 매일 다니는데, 우리 집 앞에 있는 체육관에 자리 잡아 체육관을 지키기도 한다. 이제는 체육관을 가지는 데에 흥이 떨어졌는지 그저 포켓몬만 잡고 있는데, 불과 일주일도 안 되어 레벨이 20에 이르렀다.
<포켓몬 GO>는 지금 20대와 약 30대 초반에 커다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게임이다. <포켓몬스터>라는 소재 자체가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가 있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걷기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임이라 진입 장벽도 없다. 이미 한국에서 <포켓몬 GO>의 성공은 예측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포켓몬 GO>의 이런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제법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다. 단순히 게임을 하면서 걸어 다니는 사람들만 아니라 바로 '포켓 스톱'이라는 장소가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점이다. 각 지역에서 사람들이 '여기서 몇 년을 살았지만, 이런 조형물(또는 장소)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한다.
나 또한 <포켓몬 GO> 게임을 즐기면서 몬스터볼이 부족해서 가까이 있는 '포켓 스톱'을 찾으러 갔다가 평생 김해에 살면서도 몰랐던 기념비나 상징물을 발견하곤 놀랄 때가 있었다. 특히 '포켓 스톱'은 박물관이나 지역의 관광 메이커 장소가 될 수 있는 곳에 많이 지정되어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늘 주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나친 풍경 속에서 몰랐던 풍경을 발견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또한, 사람들이 이렇게 지역의 숨겨진 장소를 다니는 일도 멋진 일이지 않을까? 페이스북에 공개된 서울의 포켓 스톱의 위치를 보니 서울역 근처는 온 사방이 포켓스톱이었는데, 그런 건 좀 복잡할 것 같다.
포켓 스탑이 많지는 않더라도 지역의 특성을 담은 곳에 자리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내가 사는 김해는 가야 문명을 기반으로 여러 유적지가 많고, 문화도시 사업으로 알게 모르게 많은 조형물이 있다. 그것을 이번 포켓 스톱을 통해 관심을 많으면서 많은 사람의 발걸음이 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지난 설날 연휴 저녁에 어머니가 산책을 하자고 하셔서 잠시 함께 봉황동 유적지를 걸었다. 그곳은 포켓 스톱이 설치된 장소라 걸으면서 하나씩 터치를 했다. 그렇게 걷고 있으니 삼삼오오 모여 걷는 아이들이나 비슷한 또래의 성인도 볼 수 있었고, 심지어 비상등을 켜고 다니는 운전자도 볼 수 있었다.
동생이 박물관(김해에서 상당히 많은 포켓 스탑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에 차 타고 다니면서 <포켓몬 GO>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반신반의했었는데, 직접 그 광경을 목격하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차량이 붐비는 시간에는 절대 못 하겠지만, 차량이 없을 때 보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포켓몬 GO>가 출시되고 이제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어 아직은 쉽게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 이 인기가 계속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인기가 이어지는 동안 <포켓몬 GO>가 만든 지역 이야기가 담긴 이색적인 장소를 찾아가게 하는 모습은 앞으로 각 지방에서도 큰 활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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