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인도 한국의 국정 교과서를 반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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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고생도 반대하고, 심지어 일본인도 반대하는 한국의 국정 교과서


 우리는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 역사를 배울 때마다 그 시대에 일어난 사건이 어떤 상황을 배경으로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것보다 단순히 암기하는 방향으로 배웠다. 우리가 역사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연도, 각종 제도를 그냥 달달 외우면서 이해와 적용은 빠지고 말았다.


 그래서 역사 과목은 언제나 어려운 과목이었다. 다른 과목에 비해서 외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고, 특히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상위 대학교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이 치르는 과목이라 자연히 중상·하위 대학을 노리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국사를 사회 탐구 과목으로 선택하는 사람은 자연히 줄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자 교육부는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서 여론을 수렴하고자 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져있다. 여전히 우리 한국에서는 역사를 이해하는 것보다 단순히 외워서 시험을 치는 데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는 증상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면서 해야 할 것은 '왜 이 시대에 이런 일이 어떤 상황적 배경으로 일어났으며, 이 사건은 후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게 되면,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통해서 배우지 못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지 못할 가능성도 생긴다.


이게 주체사상을 주입하나요?, ⓒJTBC


 지금 우리 한국이 직면한 국정 교과서 사태가 그렇다. 한국의 거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국정 교과서를 실천하려는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 세력은 우리 역사 교과서에 기재된 잘못을 전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그들은 '잘못 기록된 역사'가 아니라 '잘못을 기록한 역사'를 부정하고, 제 입맛에 고치려고 한다.


 우리 사회 각 계층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멍청한 행동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국가의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내게 되는 일이 벌어지면, 그 사건은 심각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모습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 세월호 이후 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단지 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이 아니라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들조차 거리에 나서서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국정 교과서 반대!', '가족사를 한국사로 만들지 마세요!'이라는 글이 적힌 팻말과 종이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그렇게 청소년, 역사학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국정 교과서는 잘못되었다고 외치고 있는데, 국정 교과서를 지지하는 현 정부 세력은 '모두 공산주의에 물들어 잘못을 범하고 있다.'라면서 90%의 사람이 오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 아닌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셈이다.


청소년들의 시위, ⓒ오마이뉴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국정 교과서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외신도 자유 민주주의에 어긋난다면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고 있고, 교육부 실장은 외신 기자의 질문에 동문서답을 하면서 국정 교과서 진행에 명백한 근거가 없음을 시인한 꼴이 되었다.


 심지어 일본[각주:1]에서도 한국의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지지 세력이 생겨났을 정도다. 왜 일본이 한국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가. 그것은 일본 총리 아베가 박근혜를 따라서 국정 교과서로 역사 교과서를 바꾸려는 계획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 두 나라는 모두 군국주의가 짙게 스며들어 있는 나라다. 현재 아베는 일본을 전쟁 가능한 나라로 바꾸면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그런데도 우경화를 향한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지 않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그 첫 스타트 신호에 불과한 일이다.


 서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기 쉬운 상황에 놓여 있어 일본에서도 역사를 퇴행하는 한국의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것이다. 그 고집쟁이 아베조차도 시민들이 무서워서 검정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는데, 어찌 박근혜 대통령은 이 모양인 걸까. 역시 시민을 보는 자세가 더 악랄한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의 주류 공중파 방송은 국정 교과서가 한국에서 뜨겁게 논란이 되는 이번 사건에 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숨기려고 애쓴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드러날 일임을 모르는 걸까. 잘못을 마주하지 못하는 나라는 결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괜히 한국이 헬조선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걸었던 '김일성의 주체 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이라는 말. 이런 엉터리가 또 어디에 있을까. 모든 교과서에서 김일성의 주체 사상은 언급되지만, 모든 교과서가 주체 사상을 인용하여 비판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교과서가 주체 사상을 옹호하고, 지지한다는 말인가.


 없는 진실을 거짓말로 지어내어 이념 갈등을 부추겨서 도대체 그들은 무엇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걸까. 단순히 자신의 뿌리를 들춰내면, 볼 수 있는 정치적 친일의 잔재를 없애려는 걸까? 아니면, 내년 총선에서 이념 갈등을 부추겨서 우익과 꼴통 집단의 표를 얻으려고 하는 걸까?


 혹시 그 뒤에 과거 유신으로 회귀하고 싶은 더러운 욕심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국정 교과서 추진을 말하는 모습이 아주 우습다.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 나가도 상을 탈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우리는 지금 다시 신채호 선생님이 말씀하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곱씹어야 한다. 역사를 부정하는 현 정권에 청소년부터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반대의 목소리,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은 헬조선, 그 말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오늘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1. 일본 시민들 "한국 국정 교과서, 아베에게 힘 실어줄 것" : http://goo.gl/adsRqB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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