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2세 과한 관심 논란, 누구의 탓인가
- 시사/사회와 정치
- 2015. 10. 22. 07:30
신(新) 음서제 연예인 2세, 책임이 따르는 스타성과 부의 대물림
우리나라는 겉으로 어떤 차별 없이 모두 동등한 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나라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자세히 파헤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은 이미 속담 사전에서 볼 수 있는 말이 되어버렸고, 현실은 부모의 가난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죽하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성공하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이 개인의 역량보다 '부모의 인맥과 권력' 같은 말이 나오겠는가. 이미 기업가의 아이들은 미성년자일 때부터 수조에 이르는 주식 부자가 되어버리는 시점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계급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것은 작은 위로가 되는 말이기도 하지만, 답답한 현실을 부정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조부모의 재산이 부모의 앞을 결정하고, 부모의 재산이 자식의 앞을 결정한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누가 이것을 부정할 수 있을까?
가진 사람들은 그렇게 가진 것을 대물림하면서 점점 더 부를 축적하고 있다. 그 밑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은 여전히 똑같이 대를 이어서 희생이 되고, 아무리 먹고살 권리를 되찾기 위해 갖은 악을 쓰더라도 바뀌지 않는 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당신은 이것을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가.
반복되는 고통
그리고 요즘 한창 또 논란이 되는 대물림의 사례가 있다. 바로 연예인들의 2세가 물려받는 스타성과 부의 축적이다. 일찍이 한국에서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대기업 사원, 혹은 임원에 달할 정도로 커다란 힘을 발휘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가진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종종 스타 오디션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전혀 알지 못했던 인물들의 이름이 알려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연예인은 어느 정도 재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직업이다. 무명 기간 들어오는 비용보다 나가는 비용이 더 많은 연예인은 그 진입 장벽이 높으며, 안착하게 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자녀들, 즉, 연예인 2세 또한 그들이 다진 기반 위에서 상당히 다른 사람보다 편하게 안착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얼굴이 비치게 되면서 얼굴이 알려지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드라마와 영화 캐스팅에 크게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예인 2세로 혜택을 입는 사람들은 이를 부정할지도 모른다. '나도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말을 통해서 자신도 부단히 노력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아무리 연예인 2세라고 하더라도 노력이 없으면, 결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없으니까. 노력하지 않으면, 자격도 없다.
초대를 통해 2대가 등장한다, ⓒ아빠를 부탁해
그런데도 그들이 한사코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신(新) 음서제라고 불리는 연예인 2세는 이미 부모들의 스타성과 함께 부를 함께 물려받고 있다. 과거 화제가 된 <아빠 어디가>에서 간간이 비친 연예인 2세들의 일상 생활은 이미 일반 가정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현재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방영되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조금만 눈여겨 보면, 평범한 맞벌이 월급쟁이 가정과 다른 삶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 반응 중에서 종종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서 그 시간에 다른 프로그램을 본다.'는 의견도 볼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그런데 마냥 이런 연예인 2세에 대한 스타성이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 자식을 방송에 노출시켜 어느 정도 자신의 인지도를 키우는 데에 성공한 사람들이 이혼하거나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그 피해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간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야말로 인기가 양날의 검이 되어버린 거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빠 어디가>에 출연했던 송종국 이혼 논란이 아닐까. 그의 이혼으로 일시적으로 그의 부인과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쏠린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상당히 불쾌하고 무섭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는 아이들을 이용해서 마케팅을 한 부모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부모의 책임이다, ⓒ노지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조금 불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엄연히 부정할 수 없는 마케팅이다. 아이들을 일찍부터 카메라에 노출시키는 것은 그에 따른 책임과 위험성도 같이 온다는 사실을 사전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안이다. 실컷 벌어먹다가 시간이 지나서 지나친 관심이 불편하다는 건 무슨 심보인가.
이것은 그냥 단순히 보더라도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무책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자신이 좋을 때는 아이들을 카메라에 노출시켜서 자신의 주가를 높이는 동시에 아이들의 스타성도 키우지만, 돌아서서 잘못된 일을 벌였을 때는 '평범한 사람으로 대해 달라'는 건 너무 이기적이다.
대중의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 위치에 선다는 것은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연예인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올곧은 모습을 유지하는 게 강요되고, 특히 한국에서는 정치인보다 더한 청렴을 요구받기도 한다. 그게 어렵다면, 그냥 방송 출연을 자제하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나 또한 이기적인 발언을 하는 것이지만, 모든 일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있는 법이다. 특히 빛이 너무 강할수록 그림자는 더 짙어지기 마련인데,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섭다. 이를 알고 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 장현성은 열기가 과열되기 전에 자진 하차했다. 연예인 부모는 이를 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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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자.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진입 장벽은 이미 재벌이 가진 진입 장벽 수준에 도달했다. 일반인이 스타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순간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해서 관심을 받으면서 스타의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큰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여기서 실패)
그런 면에서 더욱 쉽게 대중의 관심을 받고, 평범한 관심을 넘어서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그릴 가능성이 큰 연예인 2세는 확실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우리 사회가 이를 '신 음서제'라고 말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스타들의 부와 눈으로 보이지 않는 높은 주식의 대물림인 것이다.
기업 오너가의 자녀들은 미성년자일 때부터 수억이 넘는 주식을 가지고 있다. 연예인 2세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만약 대중의 지나친 관심이 불편하다면, 아이들을 방송에 노출시키지 않으면 된다.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교묘하게 이용할 때는 언제고 이후에 불편하다는 건 그들의 이기심이다.
대중의 성숙하지 못한 팬심도 지적할 수 있겠지만, 일차적인 원인은 자신의 자녀를 방송에 노출시키며 주가를 높이려고 했던 부모에게 있다.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부정하지 마라. 새로운 음서제라고 불리는 연예인 2세의 스타성, 책임과 위험요소가 따를 수밖에 없는 인생을 건 게임이다.
당신은 이에 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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