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화되어가는 한국,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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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테러와 종북 몰이, 그리고 2015년에는 또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요?


 2015년 을미년 새해가 시작하였지만, 우리는 여전히 많은 걱정 속에서 을미년을 맞이하고 있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해당할 가장 표면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2015년이 시작되면서 담배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시작해 여러 세금이 부과되면서 서민 증세가 도미노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혜택은 줄어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에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면서 호언장담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 약속을 하나도 지킬 수 없었다. 애초에 대통령 후보 시절에 약속을 내걸었던 반값 등록금만이 아니라 여러 복지 정책과 공약도 똑바로 지킨 것이 하나도 없다.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고 갈 텐데, 오히려 휘파람을 신 나게 불면서 후진 기어를 넣고 후진하는 상태라 더 불만이 상승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지지 기반을 다져주는 재벌의 영역은 건드리지 않고, 정부의 새로운 인사 재정립도 수첩 인사 정책을 고수하면서 야당과 시민만이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불만을 품어 갈등을 빚기도 했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고 있음에도, 그녀는 영화 <국제시장>에서 나오는 일부 장면을 인용하면서 애국심을 말하는 모습이 정말 기가 막히다 못해 웃다 실성할 지경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행보와 함께 2014년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극우 세력의 힘이 강성하게 성장했던 시기였다. 그녀는 언제나 북한을 걸고넘어지면서 위기 상황 때마다 가까스로 회피할 수 있었는데(해외 순방도 함께), 북한 카드가 2014년에도 정말 기가 막히게 먹혔다. 2014년 초반을 떠들썩하게 했던 무인기 사건부터 시작해서 통합 진보당 해체까지 오면서 그 기세가 정말 대단했다.


과연 그 하트는?, ⓒ오마이뉴스


 극우의 이런 성장은 조금씩 우익 사상을 기반으로 성장하던 일베 세력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고, 과거 폭력을 일삼은 한 조직이 재건 논의가 되었고, 한 고등학생이 잘못된 정보에 놀아나면서 백색 테러 사건을 일으키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와중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종북몰이 콘서트'이라고 이름을 말하면서 또 한 번 구설수에 올라야만 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모습에 해외 언론은 '아버지 박정희의 대본을 따르는 대통령'이라며 조금씩 무너지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했고, 거리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포스터와 찌라시가 퍼지면서 점점 독재의 모습을 갖춰가는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희화화하여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도 벌어졌다. 당연히 이들은 심각한 조사가 들어간다고 보도되었는데,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의 풍자와 너무 다른 대우였다.


 게다가 가진 자들의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는 점점 더 힘없는 시민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지금은 세월호 인양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 그 많은 성금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더욱이 정부는 이제 아예 거의 나 몰라라 하는 식이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일도 있었지.'이라는 사건이 되어버렸다.


 2014년 연기 대상에서 배우 박영규가 수상 소감에 "세월호 가족 여러분, 내년에 힘차게 우리 용기를 잃지 말고 삽시다!"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정말 많은 사람의 갈채를 받았다. 배우 박영규만이 아니라 최민수도 세월호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한 나라의 정치를 한다는 대통령과 정치인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정말 이건 훈훈한 웃음이 나오면서도 가슴 한편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오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방명록, ⓒ노지


 위에서 읽을 수 있는 글은 얼마 전에 내 블로그 방명록에 남겨진 글이다. 이 글을 읽어보면, 지금 한국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고민하는 사람이 다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비슷한 걱정을 하는 사람과 계속 잘못을 저지르면서도 잘못을 알지도 못하는 정치인과 기업인의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014년 말미에 터진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은 유례없이 크게 보도되면서 꽤 처벌이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그녀의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사람들은 '당연한 일을 왜 특별한 것처럼 이야기해? 당연히 저렇게 되어야지!'라면서 화를 냈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건이 확장 보도가 되며 축소되어버린 박근혜 정부의 정윤회 사건의 당사자들은 남몰래 웃음을 지으면서 새해를 맞이했다.


 방명록에 남겨진 글 중 마지막 부분을 읽어 보면 '당한 사람이 내가 아니라고 덮어버리는 시민들도 문제인 겁니다. 그걸 문제시 삼는 국민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언론이 장악되면 안 됩니다. 국민을 깨우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언론이 같이 헤롱거리고 있으니 피리 소리에 강물로 뛰어드는 쥐들과 다른 게 뭐란 말입니까?'이라는 글을 읽을 수 있는데, 정말 딱 우리 사회를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박근혜 정부 2년 차에 들어서 우리나라 한국이 해외 언론을 통해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어 걱정이다.'이라는 말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강등된 '부분적 언론 자유 국가'이라는 칭호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으며, 극우의 이익을 대변하는 특정 몇 개의 언론은 가치관의 훼손을 낳으면서 한국을 더 우경화로 이끄는 피리 부는 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은 이대로 피리 부는 남자의 피리 소리에 강물로 뛰어드는 쥐 신세로 살다 끝이 나더라도 괜찮습니까?" 하고.


 나는 절대 그런 꼴로 끝이 나고 싶지 않다. 논어 중용에는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 지극한 정성을 연예인의 가십 거리를 살피면서 그들을 헐뜯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며 수정할 수 있기 위해 해야 한다. 비록 이게 내 독단적인 이기심일지도 모르지만, 그게 바로 민주 국가에서 시민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변호인>의 대사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우리나라 헌법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과연 그 헌법을 지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쥐 죽은 듯이 살아야 했던 유신 시절의 향기를 맡으며 어떤 사람은 다시금 희희낙락하고, 어떤 사람은 다시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 '설마…?'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참, 어쩌다 나라가 지경이 되었는지!


 한국의 많은 시민이 극우의 성향이 두드러지게 강해지고 있는 일본의 정치를 비판한다. 아베 정권의 발걸음과 함께 극우 세력의 반한 시위를 보며 십 원짜리 욕을 하지만, 우리가 사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 걸까? 뭐, 언론이 권력의 수중에 놀아나고 있기에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사실과 왜곡되는 진실을 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점점 광기에 사로잡히면서 우경화되어가는 한국의 모습이 무섭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나처럼 그냥 블로그에 글이나 쓰면서 '염병할 세상!' 하며 불만만 하는 게 전부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런 작은 관심이라도 가지고,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이의 있습니다!" 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한국의 시민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독자에게 묻고 싶다. "김무성 대표가 말한 대로 정말 '이런 악덕 정치인의 운영에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도(패러디) 당신은 정말 한국이 이대로 나아가더라도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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