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이 무색한 위기를 맞은 500년 역사의 우리 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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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6일을 위해서 500년을 땅에 뿌리내리고 있는 산림을 훼손하자고요?


 오늘 4월 5일은 나무를 잘 가꾸고 지킬 것은 권장하는 식목일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선생님과 부모님, 주변 어른으로부터 '자연을 보호해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고 배우며 자랐다. 지금도 이런 가르침은 계속되고 있고, 주말인 식목일을 맞아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하는 부모님도 꽤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식목일이지만, 나는 좋은 이야기보다 조금 좋지 않은 이야기를 오늘 또 하고자 한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금 강원도에는 올림픽을 위한 경기장을 세우느라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나는 이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가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될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이야기는 식목일을 맞이한 오늘, 꼭 한 번쯤 우리가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우리나라는 평지보다 산이 국토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산은 단순히 등산을 즐기기에 적합한 산이라고 말하기보다 정말 몇백 년 동안 꾸준히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희비를 함께 해 온 나무가 모여 산림이 된 그런 산이다. 이 산림에 대한 가치는 단순히 지금 우리가 경제적으로 메길 수 없는 그런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평창 올림픽에 사용할 경기장을 위해, 그것도 시합이 열리는 단 6일 정도의 시간을 위해서 500년이 된 산림을 파괴하려는 위험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 위험에 처한 500년 된 산림은 가거왕산의 보호림으로, 조선 시대부터 지금껏 땅에 뿌리를 내리고 그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산림이다. 그런데 그 산림이 오직 6일을 위해 장기적인 경제적 관점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훼손될 위기에 천한 거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할까?


 난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다. 6일 동안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500년이 된 산림을 과연 파괴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오마이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일정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하는 건 경제 성장이 아니다. 경제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허울 좋은 허언에 불과하다. 지난번 블로그에 《제6의 물결》이라는 책을 읽고 쓴 후기에서 말했었지만, 앞으로 더 경쟁력이 향상될 산업은 자연을 보호하면서 그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사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후진국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자연을 파괴하며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허튼소리를 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전에 물러난 이명박 전 대통령 또한 4대강 산업을 통해 4대강을 살리는 동시에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멀쩡한 4대강을 죽여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경제 성장은커녕 일부 기득권의 이익만 대변하며 서민 경제를 완전히 죽여버리고 말았었다. 그의 정부는 최악의 형태로 실패한 정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박근혜 대통령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절차를 밟으며 입으로는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하지만, 민영화 추진을 통해 서민 경제를 발발 떨게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빚으로 부동산값을 떠받들면서 서민 경제가 짊어져야 하는 짐의 무게를 무겁게 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나무는 보호해야 하고, 자연을 훼손시켜서는 안 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을 만들 수 있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그런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 어른들은 마치 그들이 한 말이 모두 거짓말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나는 이에 대해 예전에 《어릴 적 배웠던 것과 너무 다른 사회의 모습》이라는 글을 통해 짧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 글을 쓰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전혀 바뀌지 않은, 아니, 바뀌려는 시도조차 없이 오히려 더 악화하기만 한 우리 한국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세계 경제의 트렌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연을 그대로 경제 성장을 위한 하나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데, 그 트렌드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과거에 얽매여 있어 참 안타깝다.



 나무를 심고, 자연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식목일. 어릴 적 우리는 선생님과 부모님으로부터 식목일을 맞아 자연보호를 배웠고, 오늘날도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작은 욕심을 위해 우리의 소중한 자연을 희생시키고 있다. 겨우 지갑에 돈 몇 푼 넣자고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는 500년 산림을 훼손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옛말에 소탐대실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에 바로 이 교훈을 적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겨우 6일을 위해서 500년의 산림을 훼손하는 건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과 산림청, 강원도가 부디 알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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