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벤져스2 촬영을 바라보는 이상한 생각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4. 1. 07:30
서울 어벤져스2 촬영을 위한 시민들의 불편감수, 훈훈하지만 그래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중 그 영화가 촬영된 장소에 가는 것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느끼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나만 하더라도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일본의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있을 때, 그 장소에 직접 방문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갑작스럽게 어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금 우리 한국에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인기 영화 어벤져스의 후속 시리즈가 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촬영으로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잠재적 경제적 효과는 둘째치고, 영화 어벤져스의 팬들에게는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고 환영하고 싶은 일이 아닐까. 지난 주말 촬영지 근처에는 인산인해를 이룬 게 보도가 되었는데, 정말 '대박'이라는 말밖에 안 나왔다.
어벤져스2 촬영 주변, ⓒ민중의 소리
영화가 워낙 유명하고, 화제성이 큰 만큼 많은 사람이 이번 이슈에 대해 관심이 있는 듯하다. 주말에 교통 체증을 조금 겪더라도 봄을 알리는 벚꽃을 뒤로하고 영화 촬영 장소를 찾을 정도이니까. 아마 내가 사는 김해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면, 한 번쯤은 호기심에 이곳을 찾았을 거다. 가까운 부산에서 있는 지스타와 부산국제모터쇼도 꾸준히 참여하는데, 이런 유명한 영화가 촬영한다면 당연히 가보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그러나 우리는 이 부분을 마냥 들떠서 '대박이야'며 손뼉만 치기에는 조금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이상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영화 촬영을 위해서 이렇게 교통 노선까지 일시적으로 전부 바꿔가며 촬영을 하는 건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뭐, 어디까지나 많은 시민이 거기에 동의해줬고, 이런 멋진 영화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촬영되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을 거다.
피해를 보는 건 교통체증이 짜증나는 일반 시민만이 아니다. 평소 대로를 이용해 물품을 수송하는 사람들이나 택시 일을 하는 사람들, 그 이외에도 보이지 않은 크고 작은 피해가 있을 것이다. 이는 어제 아침밥을 먹으며 뉴스를 보고 있을 때 이런 식의 촬영을 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한 아저씨의 인터뷰를 통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 영화 촬영지를 이용해 어떤 식으로 관광 상품을 만들어 마케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제작사가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인기를 끈 작품은 그 촬영지가 상당히 화제가 된다. 하지만 언제나 반짝인기에 의존해 잠깐 관심을 받을 뿐이지, 지속적인 하나의 관광 인프라로 자리 잡기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가 사는 김해에 있는 김수로 테마파크가 그렇다.)
그래서 나는 어벤져스2 영화 촬영에 협조하는 것과 함께 앞으로 하나의 관광 요소로 일찍 자리 잡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지도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벤져스2 영화 홍보를 위해서 제작사와 배우들이 다시 한 번 더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이를 기정사실로 하는 계약을 한다거나 어벤져스2와 연관되는 문화 행사를 기획한다거나 등 여러 가지로 말이다.
그저 지금은 어벤져스2 영화가 가져다 줄 잠재적 경제적 효과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잠재되어 있는 것일뿐'이다. 이게 진짜 제대로 노다지가 되기 위해서는 확실한 준비와 확실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글쎄, 이런 내 생각이 조금 이상한 생각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마냥 좋게만 받아들이기보다는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 이번 '어벤져스2' 영화 촬영을 기회로 잡아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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