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하게 늙어가는 군 정부 시절 가스통 할배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4. 9. 07:30
유사 군복 입고 일반 시민 폭행·협박에 모자라 장애인 대상 금품갈취, 누가 그랬나?
얼마 전에 인터넷 페이스북을 통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사진과 글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아래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유사 군복을 입은 할아버지 몇 명이 불법 구걸 단속을 한다며 힘겹게 몸을 움직이던 장애인에게 폭행을 가한 뒤 그가 가지고 있던 모금함을 들고 달아난 사건이다.
모금함을 들고 가는 군복 할아버지들, ⓒ구글 검색
…뭐라고 말해야 할까. 쉽게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도대체 저 할아버지들은 무슨 자격으로, 무슨 생각으로 이 같은 막무가내 일을 저지르며 다닌 건인지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애초에 저런 사람의 가치관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조차 무리수일 거다. 저 할아버지들은 평범한 인생을 평범한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우리가 절대 근접할 수 없는 가치관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을 테니까.
이렇게 유사 군복을 입은 자칭 '난 누가 뭐라고 해도 나라를 사랑하는 보수 애국주의자야.'라고 말하는 할아버지가 깽판을 치는 모습을 보는 건 우리에게 드문 일이 아니다. 민영화 반대 시위 현장과 박근혜 사퇴와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 현장에서 가스통과 가스총을 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게 그들의 일상이다. 정부의 편을 서는 조·중·동은 이들을 언급하지 않지만, SNS를 통해 이들의 막무가내 행동은 항상 논란이 되고는 한다.
더욱이 이렇게 막 나가는 모습은 국내에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과거 해외 한 언론에서는 일당 100불씩 지급 받은 이 할아버지들이 대사관 앞에서 합법적으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맞서 불법 시위를 하며 협박과 위협을 가하자 당국의 경찰로부터 제재를 당해 나라 이미지에 망신살을 뻗친 적이 있었다. 참, 이 정도면 이렇게 사는 할아버지 세대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지 못하는 데에 한몫 두둑이 하고 있는 암 덩어리 같은 존재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뉴시스
함께 곰곰이 생각해보자. 이 할아버지들이 군복을 입고 기세등등하며 이렇게 깽판을 칠 수 있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썩을 대로 썩어 있는 우리나라의 체계를 대표적인 이유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친일 세력과 군 정부 세력이 여전히 강성하게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 할아버지들 또한 그 세력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유사 군복을 입고 군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할아버지는 과거 군사 정부 시절부터 막 되먹은 세력으로 일반 시민을 괴롭히며 지금의 삶을 유지하고 있을 거다. 제대로 사람이 되지 못한 사람이 늙어서도 이 같은 추태를 부리는 일 이외에 또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너무 거칠게 이야기하면 오히려 내가 더 비판받을지도 모르겠다. 과거 이와 비슷한 취지의 글을 썼을 때 자칭 명문대생이 '그분들은 우리 역사를 걸어온 위대한 분이다. 욕할 대상이 아니다'고 엄청난 비난을 내게 가했었다.
…글쎄, 일부분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분들이 태어나고 싶어서 그런 험난한 시대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그 험난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살아남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다 보니 이런 식의 삶을 살 수밖에 없게 된 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지도층의 잘못이니까. 하지만 이전에 소개했던 《양심을 보았다》 도서 후기에서 말했듯이,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한 사람도 많기에 우리가 이들을 인정하고 용서할 수 있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도 법을 무시하고, 법 무서운 줄 모르고 여기저기서 고래고래 고함치며 폭력을 행사하는 저 할아버지들에게는 '지금 세상은 옛날 세상과 다르다'는 당연한 사실을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거의 군복과 흡사한 옷을 입고 저런 만행을 저지르는 건 엄연한 불법이고, 사람을 향해 폭행을 가하는 것 또한 명백한 상해치사다. 그들을 법으로 처벌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아직도 저런 사람을 두고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에 우리나라는 좀 더 성숙한 문화와 제도를 가진 나라로 성장하지 못하는 거다. 이 글을 쓰고 있다 보니 문득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을 때 한 물리 치료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들었던 한 말이 생각난다. "우리나라가 완벽히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50년 후에 아버지 세대들이 다 돌아가셔야만 가능하다…."
감히 어린 내가 말하기에 죄송스러운 말이기도 하지만, 추하게 늙어가는 이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 말이 틀렸다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다. 정말 우리나라는 이런 과거 군부 시절의 영광에 살며 아직도 그 기분에 취해 있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그 그릇된 가치관이 대물림되지 않아야만 좀 더 사람 사는 세상이 가능할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마 저 할아버지들이 처벌을 받게 되면, 박원순 시장을 향해 종북 빨갱이라고 욕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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