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꽃 피는 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 문화/문화와 방송
- 2013. 10. 31. 07:30
[강연100도씨] 튀김의 달인 신종훈, 내 인생의 꽃 피는 순간을 기다리며…
우리가 사는 삶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가 많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바로 나오지 않는 좋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딱 한 번 시도해서 바로 성공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그런 일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사람들 대부분이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고… 늘 셀 수 없을 정도로 실패한 뒤에야 비로소 성공이라는 결실을 얻기 때문이다. 꽃이 화려하게 피었을 때는 정말 아름답지만, 화려하게 피기까지는 정말 많은 역경을 거쳐야만 한다. 우리 인생도 그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성공의 조급증에 걸린 많은 사람이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수난의 시간을 버티지 못해 성공의 문턱에서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다. '아, 도대체 내가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해?'라고 스스로 자책하면서 '나는 아무것도 안 되는 놈이야.' 식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바로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포기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응원의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씨앗에서 꽃으로 피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만, 절대 안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강연100도씨의 강연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강연100도씨
얼마 전에 LA다저스의 류현진이 많은 사람의 기대대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내고 금의환향을 했다. 류현진 같은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의 몸이 가장 중요하다. 몸이 무너지게 되면, 평생 운동을 통해 쌓아오던 꿈이 일순간에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냥 공부만 하면서 대학을 준비한 우리와 남들이 쉴 때도 제대로 쉬지 못하며 피땀 흘려 운동하며 꿈을 키운 선수들은 그 과정이 남다르다. 그런데 만약 이들에게 '다시는 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는 선고가 내려지는 부상을 당한다면, 그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일 것이다.
지난주 강연100도씨에 출연했던 신종훈 씨가 그랬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야구부에 들어가 감독님의 권유로 투수를 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크게 키우기 시작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도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들어가며 전국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렇게 대학교에도 진학하여 열심히 프로의 꿈을 키우고 있었던 그에게 한 비극이 찾아왔다. 대학교 2학년 시절, 너무 한 야구부 선배의 너무 무례한 태도에 화가 치밀어 순간적으로 대들었는데… 그 선배가 후배가 대들었다는 이유로 홧김에 그의 어깨를 아령으로 내려친 것이다. 그는 그 사건으로 두 번 다시 야구를 하지 못한다는 판정을 의사 선생님께 받았다. 평생 야구만 보며 살아왔는데, 야구를 못한다고 하니 그에게 있어서는 하늘이 무너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후 꿈을 잃은 슬픔에 술만 마시며 방황했다.
그러다 그는 도망치듯 군대에 입대했다. 군대에서 생활하는 도중 그는 한 번 일일 취사병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부대 식당의 너무 형편없는 반찬을 보며 고참에게 "오늘 제가 한 번 반찬을 만들어보겠습니다."고 하여 허락을 받은 뒤 그 날 400인분의 반찬을 열심히 만들었다. 늘 맛 없는 반찬을 먹던 동료들이 그의 음식을 맛보고 환호성을 질렀고, 그는 그때부터 얼떨결에 취사병이 되었다. 취사병이 된 이후 군 요리 경연 대회에 출전해서 1등을 차지했다. 야구의 꿈을 잃은 좌절 속에서 자신에게 또 하나의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군 제대 이후 집안 형편이 어려워 그는 학업보다 일을 먼저 하기 시작했다. 일을 찾는 도중 많은 사람이 줄줄이 서 있는 한 김밥집을 보며 김밥 장사를 하기로 했다. 맛있는 김밥을 만들기 위해 특별한 레시피를 찾는 도중 우엉을 이용해 특정한 조건에서 아주 맛있는 김밥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3개월 정도 김밥집 운영을 했을 때 많은 사람이 줄지어 사 먹는 집으로 성장했다. 이때 그는 이 김밥집을 5천만 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부모님의 빚 때문에 더 큰 일을 찾던 그는 흔쾌히 5천만 원에 김밥집을 넘겼다.
그는 다시 유치원 급식 업체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급식 업체는 결제를 대부분 카드로 받고, 나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보니 큰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으려고 카드를 사용하기보다 가급적 대출을 받는 쪽을 택했던 그는 8년간 일을 했음에도 부모님과 자신의 빚을 갚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더욱이 갑작스럽게 그의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면서 빚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결국, 그는 빚쟁이들에게 쫓겨 급식업체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10년 동안 열심히 일했음에도 남은 건 방 한 칸짜리와 빚뿐이라는 사실에 허탈함을 숨길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그는 막노동으로 생활비를 벌면서 6개월 동안 작은 돈을 모아 아파트 단지를 돌며 튀김을 팔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비법으로 만든 그 튀김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제대로 살아 있어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었다. 아파트 단지를 돌다 그 단지의 알뜰 시장의 항의로 쫓겨나는 바람에 그는 시장 한 구석에 자리를 잡은 뒤 노점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그의 튀김 맛에 매료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의 튀김을 맛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었고, 튀김 비법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찾아오게 되었다.
Our Dream Is Coming True! 꿈은 이루어진다 by 黒忍者 |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며 대학까지 들어왔지만, 한순간의 비극으로 꿈을 모두 날려버렸던 신종훈 씨. 그가 느꼈던 좌절은 얼마나 컸을까. 무너지고, 방황하더라도 사람들이 안타깝게 여길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 속에서 '요리'라는 또 하나의 꿈을 발견했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 열심히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고 있다. 그에게 인생의 꽃 피는 순간은 이제부터다. 강연 100도씨에서 그는 아래의 말을 덧붙였다.
흔히들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저의 삶을 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 전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서만큼은 최선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일했으니까요.
사람들은 흔히 인생이 안 풀릴 때 바닥을 친다고 하잖아요?
맞아요. 저도 바닥을 쳤어도 엄청나게 쳤을 겁니다.
하지만 그거 아세요?
바닥을 가장 세게 친 공이 더 높게 올라간다는 사실을.
누구의 인생에나 꽃피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떤 아픔이나 좌절도 우리가 인생의 꽃 피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겪는 아픔이나 좌절이다. 이런 역경을 이겨내야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그러니 지금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절대 주저앉지 말자. 그 아픔과 좌절이 너무 힘들겠지만, 그래도 꿋꿋이 버티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이 글을 통해 내 인생의 꽃 피는 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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