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경선의 성공 이야기
- 문화/문화와 방송
- 2012. 10. 10. 07:00
런던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황경선, '시련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우리 현대인들이 인생을 살면서 곧잘 하는 실수는 바로 자신의 인생과 남의 인생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버리고 만 것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공부, 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다른 사람과 저울질을 당해왔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자신도 스스로 남과 저울질을 해보는 것인 습관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남과 비교해본다.
대게 사람들은 남과 비교할 때, 늘 자신보다 뛰어난 것에 눈독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하며 그 사람의 능력을 시기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를 따지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의 신세 한탄만 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으로는 정말 어리석은 일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답'이라는 것은 살면서 추구해야 하듯이… 우리의 인생에서 '가치'라는 것도 스스로 추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 가치가 남과 비교하여 내가 뛰어나다고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며, 남과 비교하여 내가 뒤떨어진다고 가치가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얼마나 제 인생에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았는가, 나 스스로 얼마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느냐가 바로 인생의 가치를 결정하는 판도가 아닐까?
오늘, 나는 늘 자신의 인생을 다른 사람의 인생과 비교하며 다른 사람의 성공을 시기하고, 자신은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런던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이자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황경선 씨이다.
많은 사람이 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딸 정도의 실력을 갖춘 선수라면, 어릴 때부터 그 재능이 화려하게 꽃피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재능을 중시하여 우리 교육에 늘 노력이라는 단어보다 재능이라는 단어를 우선시했기 때문에 생긴 경향이다. 하지만 이것은 옳은 논리가 아니다. 바로 황경선 씨가 그것을 증명하는 많은 예 중 하나이다.
ⓒKBS1 강연100℃
황경선 씨는 아버지의 추천으로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했었지만, 그렇게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녀는 언제나 그녀의 언니의 그림자에 가렸었고, 우리가 부르는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좀 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동갑이었던 임수정 선수의 훈련 파트너로서 함께 태릉 선수촌에 들어갔었는데, 그 시절 그녀는 '세계선수권 대회' 같은 그런 단어가 너무나 부러웠었다.
그러던 어느 날, 때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그녀는 덜컥 국가대표로 선정되었다.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그녀는 '저 선수가 나보다 뛰어나다. 내가 지더라도 당연한 것이고, 내가 이긴다면 잘한 것이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선발전에 출전하였는데, 그 때문인지 그녀는 선발전에서 이겨 국가대표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에 쏟아진 많은 관심에 그녀는 스스로 이미 금메달은 딴 것처럼 기뻐했었다. 하지만 너무 들떠서였을까? 갑작스럽게 쏟아진 많은 관심 속에서 그녀는 시합에서 탈락하게 되었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가까스로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여 환영식에서 사진을 촬영하는데, 임원들이 한 "자, 메달들 꺼내세요. 금메달 딴 선수들 누구누구 다 앞으로 나오고… 나머지는 다 뒤로."라는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었다. 시합에서 졌을 때도 눈물이 나지 않았었는데, 그 순간에 그렇게 서러웠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메달 색깔만 다를 뿐이지, 나도 국가대표인데 왜 이런 걸까?'는 생각이 들었고, 한순간에 관심이 사라지자 작아지고… 고꾸라졌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고질병이다. 이런 우리 사회를 일컬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배경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지적이 상당히 많다. 특히 우리나라 교육 내에서 그 차별은 너무도 심각하고, 그 같은 차별 때문에 아이들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학교폭력과 같은 문제로 그 상처가 표면으로 드러난다. 황경선 씨가 "자, 메달들 꺼내세요. 금메달 딴 선수들 누구누구 다 앞으로 나오고… 나머지는 다 뒤로."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상처받기 쉬웠던 19살에 불과했다.
ⓒKBS1 강연100℃
그녀는 그때부터 사람들에 대한 독, 세상에 대한 독, 경기에 대한 독, 태권도에 대한 독… 독이란 독은 다 품고 운동을 다시 시작했었다. 그 때문인지 그녀는 다른 때보다 쉽게 베이질 올림픽 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지나쳤는지, 그녀는 8강전에서 심각한 무릎 부상을 입고 말았다. 발목부터 무릎까지 붕대를 감고, 4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이 악물고 버티어 마침내 금메달을 따내는 데에 성공하였다.
그때를 회상하며 황경선 씨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고, 그때 내가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시합을 뛰었는지…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되게 미련한 짓이고, 바보 같은 짓이었던 것 같아요."
그녀는 그렇게 바랬던 금메달을 땄지만, 그녀에게 그 기쁨은 하루도 가지 않았다. 단지 그 금메달 하나를 보고 달려왔는데, 그것이 이뤄지고 나니… 앞으로 뭘 해야 할 지 몰랐던 것이다. 그때를 회상하며 황경선 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허전하고, 앞으로 내가 뭘 해야 되지? 게다가 난 무릎까지 다쳤는데… 수술하고 어떻게 재활하고 어떻게 다시 재기할까? 등 많은 걱정이 되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녀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황경선 씨는 2010년에 대표 선발전에서 연이은 패배로 경기장에서 울고 있었다. 그렇게 울고 있자니 어느 기자가 다가와 "사진 찍어도 될까요?"라고 물었었고, 그녀는 순간 너무 어이가 없고 대꾸할 말도 없어서 그냥 일어서서 그 자리를 떠났었다. 그러나 그 기자는 황 선수가 울먹이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연신 촬영했었다고 한다. 정말이지 너무도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황경선 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그 당시에 정말 당장 달려가서 이단 옆치기로 차고 싶었다. 정말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고, 어떻게 나의 아픔을 가지고 저렇게 할 수 있을까?"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다음날 각종 매스컴에는 '황 선수, 더는 안 된다'는 식의 기사가 도배되었고, 그 때문에 한편으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 순간, 그녀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오게 된다.
ⓒKBS1 강연100℃
그 전화는 그녀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려준 전화였다. 그녀는 도저히 운동에 몰입할 수 없었고, 어머니의 병동에서 어머니 옆을 지켰다. 의사들도 "힘들다"고 말했던 어머니는 6일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나셨다. 어머니는 황경선 씨에게 "나 혼자 있어도 괜찮으니까, 넌 운동하러 가라."고 말씀하시며 그녀의 등을 떠밀어주셨었다.
황경선 씨는 그때 비로소 마음을 다시 다잡을 수 있었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힘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막연하게 다시 시작한 운동으로 그녀는 다시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고, 드디어 진정으로 이뤘다는 만족감과 함께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끝마치며 이렇게 덧붙였다.
"내가 바닥에 있으니 뒤돌아볼 일도 없고, 그저 저 위에 있는 사람만 바라보게 되니까… 또 한 사람 이기면, 또 이 사람만 이기면 되니까…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씩 올라간 것 같아요. 그렇게 이번 대회만큼은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금메달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아요.
여러분도 역시 지금 순간에도 많은 힘든 것이 있고, 아픈 것이 있고… 내가 목표하고자 하는 것이 있겠지만, 저는 꿈이라는 것이 한 번에 이뤄지면 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 번에 이뤄지면 그만큼 허무한 것도 없고, 재미도 없는 것 같아요. 한 번씩 실패도 해보고, 실수도 해보고… 약간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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