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규의 희망강연, 단 한 사람만 있다면…
- 문화/문화와 방송
- 2012. 10. 23. 07:16
강연100℃ 김호규의 강연,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때때로 '나는 제일 불행한 놈이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 지금 성공을 하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든, 아직 고통을 겪으며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든, 그 같은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왜 우리는 유독 자신에게 닥친 시련은 다른 사람보다 항상 더 아프고, 항상 더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되는지…. 나는 이러한 습관은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고통의 시간에서 겪는 아픔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인생을 살 수 있으니까. 막연히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고통의 시간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시기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내가 제일 불행한 놈이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정상이고, 남의 아픔보다 자신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지는 법이니까.
오늘, 나는 그 같은 사람에게 정말 마음 깊숙이 스며들어 '희망'이라는 것을 다시 품을 수 있게 해줄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태어나고 20개월 만에 양팔이 없는 장애를 가지게 되었고, 남들보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었지만, 지금은 남들만큼… 아니, 남들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계신 김호규라는 분의 이야기이다.
아마 누구라도 장애라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하나의 힘든 요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앞을 못 보거나 다리 혹은 손을 못 쓰는 장애인들의 삶은 우리가 감히 쉽게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김호규 씨는 양팔이 없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다. 그는 강연 100℃에 나온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저는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좋습니다. TV를 보면 청년실업 이런 것들 많이 나오는데… 저는 그 심정을 정말 잘 이해합니다. 제가 양손이 없는 장애인이라 다른 사람이 쉽게 가지는 것을 저는 정말 어렵게 가져서 그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제가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사람을 이야기하고자 나왔습니다.
ⓒKBS1 강연100℃
나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당신이 양팔이 없는 삶을 살아야 했다면, 지금 당신은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은가?
도무지 쉽게 답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양손이 없이 삶을 산다는 것은 너무도 어렵다. 지금까지 이뤄온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당장 자신의 양손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정말 세상을 버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이뤄온 것이 많으므로 느끼는 절망은 더 심할 것이다.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런데, 김호규 씨는 과연 그 삶이 어땠을까? 나로서는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김호규 씨가 처음 양손을 잃어버리는 사고를 당했을 때 그의 주변의 많은 사람이 "저게 우째 살겠노?"라며 많은 걱정을 하였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만은 달랐다. 그의 어머니는 늘 긍정적으로, 늘 희망적으로, 늘 칭찬을 해주시며 그를 가르쳐주셨었다. 그래서 그는 어릴 때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 법을 터득하여 밝게 지낼 수 있었다.
ⓒKBS1 강연100℃
그러나 그는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과 다른 것에 심한 괴리감을 느끼며 많은 방황을 하였고, 심한 좌절을 하였다고 한다. (아마 쉽게 우리가 그 감정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추측할 수 없지만, 정말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고등학교를 힘들게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사회로 발을 내디뎠으나… 사회는 학교보다 더욱 잔혹하였다.
그는 양손이 없는 장애 때문에 일반 사회에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었으며, 심지어 장애인 사회에서도 생활할 수 없었었다.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필요가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세상에 대한 많은 원망을 지니게 되었다. 그는 "왜 나만 이런 모습으로 살아야 돼? 다 부숴버리겠다"는 생각을 하였었는데, 그런 그를 그의 어머니는 "복수는 때리고 부수는 것이 복수가 아니다. 네가 사회를 향해 하는 진정한 복수는 네가 열심히 살아 네가 행복해지는 거다"고 말씀하시며 질책하였었다.
난 누구든지 사회를 살다 보면 한 번쯤 사회에 불만을 품을 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난 가정문제와 학교문제로 정말 고통스러웠을 때, '그냥 세상이 다 멸망하며 모든 사람이 다 없어지며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아니, 생각이 아니라 저주를 퍼부었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라 생각한다. 자신을 멸시하고, 나에 대한 존재 가치가 없다고 느꼈던 그 순간은…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힘든 삶을 사는 사람 중 일부가 '사회에 복수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면… 내가 조금 더 긍정적으로 살지 못했고, 희망을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는 너무 살기가 어렵다고 말할 것이다. 나도 알고 있다. 우리가 사는 이 대한민국의 사회가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을…. 그래도 난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적어도 사지는 멀쩡하지 않은가? 이렇게 김호규 씨처럼 장애를 가진 분들의 삶은 우리가 겪는 아픔과 우리가 사회에 대해 지니는 불만을 아득히 초월할 것이다. 이분들도 열심히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데, 우리라고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KBS1 강연100℃
김호규 씨는 어머니의 훈계를 통해 '열심히 살아보자'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고, 남들은 돈만 있으면 쉽게 따는 운전면허를 정말 힘들게 취득하였다. 그는 운전면허를 따 아버지의 일을 도와주었고, 자신이 좋아하게 된…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를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처가는 그를 심하게 반대하였고, 결국 그가 좋아했던 사람을 그와 생이별을 시켰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딸을 가진 부모라면, 자신의 딸이 돈도 없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살려고 하는 것을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는 그 당시에 심하게 절망하며 쓸쓸하게 집에 축 처져 있었다. 그런 그를 본 아버지는 그에게 현금 300만 원을 건네며 이렇게 말씀하셨었다고 한다.
"여행을 가든지… 장사를 하든지… 술을 먹든지 마음대로 해봐라. 집에만 있지 말고.
공부 시간에는 공부 잘하는 사람이 최고고, 쉬는 시간에는 싸움 잘하는 사람이 최고고, 사회생활에는 돈 많은 사람이 최고다. 인간답게 살고, 열심히 살아서 장애를 극복하고 멋있는 인생을 살아봐라."
그때 그는 장사를 결심하고, 집사람을 겨우 찾아 반지하 방에서 살림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살게 되면… 사람은 어려움에 쉽게 지칠 수가 있는데, 그는 '살 수 있다'는 용기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중고트럭을 구매해 채소장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무리 그 일이 고되고, 힘들어도 그를 따라와 준 아내가 있었기에 이를 꽉 깨물고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장사를 하며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고추도매업을 배우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장사를 하며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KBS1 강연100℃
그는 그의 이야기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장사한 지 17년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바람은 전국에서 제일 가는 장사꾼이 되고 싶습니다.
나를 따라와준 아내가 있기에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옛날에 '손이 생기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를 항상 헀습니다. 지금은 손 씨 성을 가진 아내가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저는 손이 없는 불행한 사람이라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손만 없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 중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쉽게 가진 것조차 저는 몇 천 번의 노력으로 정말 소중하게 가졌습니다.
쓸모없는 놈이라고 치부하며 스스로 욕하며 무시했던 시간들… 저는 아내를 생각하며 이겨내었습니다.
또, 지금은 아이들이 또 다른 희망입니다. 힘들 때… 나를 생각해주고,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힘이 든다면, 당신을 응원하고…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생각해보세요.
친구, 선후배, 부모님, 연인, 부부, 또 주위의 고마운 사람들…… 말입니다.
그리고 당신 역시… 당신과 마주하는 누군가에게 큰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십시오."
성공한 사람들은 늘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살라"는 말을 한다. 성공을 모르는 많은 사람은 그 사람들의 말을 비웃으며 "현실이 당신 말처럼 쉬운 줄 아는가? 당신은 능력 있고, 운이 좋아서 성공했을지 몰라도…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가르친 우리 교육과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문제라고 난 생각한다.
많은 성공한 사람이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성적이 낮다고 "네 인생은 글렀다"고 가르치는 학교가 과연 사회를 희망차게 살아갈 수 있는 아이를 위한 장소가 될 수 있을까? "대학 못 가면, 취직 못 하면,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자격증 가지고 있지 않으면… 너는 인생을 똑바로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과연 옳을까?
아니다. 우리는 늘 그렇게 배워왔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우리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인생을 따라가기 위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 삶을 살게 되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사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 된다. 늘 남과 비교하며, 남을 따라 하며 사는 삶은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낮추고…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것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이 너무 힘들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우리보다 더 힘든 상황 속에서 희망을 품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바로 김호규 씨처럼….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삶에 희망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가르쳐야 할 교육의 목표는 바로 이런 사람들처럼 바른 인간성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사는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이어야 한다.
"어떤 모습으로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