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10. 30. 07:30
김훈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 한창 국내에 금수저와 흙수저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부와 권력, 혹은 스타성을 잇는 자제를 금수저라고 말하고, 그렇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난 자제를 흙수저라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금수저가 아니다. 밥벌이를 위해서 흙수저로 맨땅의 흙을 파는 인생이다. 하지만 금수저와 비교하여 과연 이 인생이 불행한가는 질문을 해보면, 솔직히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부와 권력, 스타성을 물려받아 남보다 더 유리하게 기회를 잡아 성공하는 금수저가 부러울 때가 있지만, 지나친 대중의 관심 속에서 종이탑처럼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전혀 부럽지 않다. 비록 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없고, 어디에서 '여기는 특정 계급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는 말을 듣더라도 타인의 신경을 쓰지..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10. 16. 07:30
방구석 라디오, 내 마음의 방구석 차가움을 데워줄 따스한 책 10월 중순에 접어들자 가을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자전거를 타다 신호를 기다릴 때 올려다보는 푸른 가을 하늘은 아무리 보아도 그 끝이 보이지 않고, 거리에 심어진 은행나무는 하나둘 노란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지금은 가을입니다.'이라는 선전을 하는 듯하다. 그래, 이제 정말 가을이다. 가을은 책 읽기 좋은 계절로 손꼽힌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책 한 권을 손수 읽는 것보다 스마트폰으로 가십거리를 읽는 데에 치중하고 있어 '가을이 되었어도 책을 읽는 사람은 볼 수 없다.'는 느낌이다. 아마 나의 주변만 아니라 당신의 주변에서 보이는 사람의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스마트폰에 너무 익숙해진 세대는 긴 글을 읽어야 하는 책이 너무 낯..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10. 14. 07:30
내 마음이 무거운 까닭은 세상에 대한 욕심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가을 하늘이 지나치게 푸른 모습을 보여줄 때, 하늘을 올려다보면 종종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왜냐하면, 너무 평화로워 보이는 하늘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내 삶과 너무 다르게 느껴져 스스로 '나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는 자조 섞인 한탄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벚꽃 피는 날에 술을 마시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에서 술을 마시는 이유는 '절경'을 안주로 삼아 술맛을 돋우는 게 아니라 그런 한탄을 잊고자 함이 아닐까? 어디까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홀로 하늘을 바라본 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한국은 속된 말로 '헬조선'으로 불리고 있다. 정말 지옥 같은..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10. 8. 07:30
여행을 하면서 그곳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건 작은 꿈이었다. 여행은 우리를 무척 설레게 하는 단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날로 손꼽히는 계절인데, 이미 몇 여행사에서 가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여행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경주부터 시작해서 멀리 일본의 기요미즈테라까지 한 번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러나 여행이라는 것은 우리를 설레게 하지만, 한편으로 작은 쓸쓸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언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는 게 우리의 공통된 인식이다. 나처럼, 블로그를 통해 겨우 몇십만 원의 수익이 전부인 사람에게 여행을 거의 사치에 가까운 행동이다. 그래서 나는 내 두 발로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대신, 책을 읽으면서 그곳..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9. 7. 07:30
아들러의 행복과 긍정 메시지를 옮겨 적다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마다 나는 '내가 느낀 감정'을 토대로 글을 작성하게 된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책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사는 삶을 투영하고, 그 삶에서 볼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 알 수 없는 허무로 비어있는 듯 가득 찬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글을 적는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묻고, 덮었던 상처가 잘 아물었는지 확인하고, 울고 싶을 때는 울거나 웃고 싶을 때는 웃는다. 종종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이 나오는 이유는 '그 감정'을 글로 내가 표현하라 수 없을 정도로 책을 만족하면서 읽었거나 전혀 반대였기 때문이다. 어떤 책은 3시간 정도의 시간에 걸려서 한 번에 다 읽기도 하고, 어떤 책은..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9. 3. 07:30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나는 희망을 품기보다 솔직히 절망을 품었던 적이 더 많았다. 끔찍한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시절에 누구 한 명 도와주지 않았고, 피해자인 나를 도와주기보다 공부를 잘하는 가해자를 도와주면서 발길질을 했던 그 경험은 철저하게 내가 사회를 불신하게 하였다. 지금 어른이 말하는 중학교 2학년 시절에 겪은 그 일은 '중2병'으로 치부할지도 모르지만, 그때부터 나는 단 한 번도 우리 사회가 절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준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더욱이 사회적 약자는 서로 도와주기보다 서로 잡아먹으려고 안달이 난 곳이 바로 우리 사회다. 부자는 같은 부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과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8. 24. 07:30
머니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산촌자본주의 우리나라 한국은 무역을 통해서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나라다. 미국의 자본주의를 빠르게 받아들여서 경쟁력을 빠르게 키웠고, 경제가 성장하는 흐름에 빠르게 편승하면서 어떤 나라보다 빨리 기적을 일으켰다. 우리는 이것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말하고, 많은 사람이 이를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한강의 기적은 지나버린 과거에 불과하다. 그 업적을 자랑스러워 해야 할 일은 맞지만, 지나버린 과거에 취해서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계 경제의 흐름에 올라탈 수 없다. 박정희 시절처럼 가야 살만해진다는 말은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지금 전 세계는 돈으로 돈을 버는 머니자본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다. 그래서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