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는 이야기 노지 2015. 12. 12. 07:30
올 한해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무심하게 1년은 또 흘러갔다. 2015년이 되면서 다짐했던 일이 12가지가 있다. 그중 9가지를 실천했고, 2가지를 실천하지 못했다. 12가지 중에서 9가지를 행동으로 옮겼으니까 칭찬해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역시 계획했던 목표 전부를 이루지 못한 것은 여러모로 아쉽다. 그것도 한 개를 제외하면, 내 의지와 노력의 문제였으니까. 솔직히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언제나 잘 보냈다는 생각보다 하지 못한 것에 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매번 '내년에는 꼭 해야지.' 하면서도 내년에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더 많다. 그래서 슬그머니 나와 약속을 수정하기도 하고,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면서 강하게 나가지 못한 자신을 외면한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더디게 무엇을 하는 것 같다...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12. 10. 07:30
이 소설은 허구다. 하지만 허구라고 마냥 말할 수 없어 무서웠다. 지금 한창 인터넷에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악플을 지속해서 달았던 강남구청의 댓글 부대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펼치는 정책은 항상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에서 갈등을 빚어왔는데, 이번 댓글 부대 사건은 강남과 박원순 시장이 대치하고 있는지 보여준 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일을 보면서 혀를 쯧쯧 차지만 말고, 이런 일이 우리가 사는 사회에 어떤 정치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였던 시절에도 국정원에서 댓글 부대를 운영한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되었지만, 우리는 그 이후의 일을 잘 모른다. 그리고 이따금 비슷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때도 그랬지..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10. 5. 07:30
패턴으로 이루어지는 우리가 사는 삶의 기억과 이야기 장강명이라는 작가는 참 매력적인 작가였다. 실제로 그를 만난 적은 없지만, 그의 소설 와 두 작품을 읽으면서 그가 그리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이야기 하나도 눈을 떼지 않고 읽을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내가 글을 통해 현실 속의 나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나는 거꾸로 그의 소설을 읽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작품은 지난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이라는 소설이었다. 그믐의 사전적 의미는 음력으로 그달의 마지막 날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작품을 다 읽은 지금도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 책의 마지막에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는 날이 그믐이고, 남자가 세상을 거짓말로 색칠하는 날이 그믐이었다는 것 말고는 딱히 의미는 없다. 애초에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9. 28. 07:30
표백 세대로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예리하게 난도질한 이야기, 소설가 장강명의 를 읽으면서 큰 공감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다른 작품이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통해서 그의 또 다른 소설 과 을 주문했다. 소설 은 다른 책과 같이 주문을 해서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은 금방 도착했다. 소설 을 펼쳐서 읽는 동안 나는 소설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놀랍도록 정교하면서도 놀랍도록 도발적인, 그리고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듯한 소설 은 책을 펼치고 읽어나가면서 점점 이야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마력을 가졌다. 보다 먼저 읽은 소설 도 우리가 사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상당히 우회적으로 비판했지만, 이 소설은 완전히 우리 사회의 모습을 마주..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9. 3. 07:30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나는 희망을 품기보다 솔직히 절망을 품었던 적이 더 많았다. 끔찍한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시절에 누구 한 명 도와주지 않았고, 피해자인 나를 도와주기보다 공부를 잘하는 가해자를 도와주면서 발길질을 했던 그 경험은 철저하게 내가 사회를 불신하게 하였다. 지금 어른이 말하는 중학교 2학년 시절에 겪은 그 일은 '중2병'으로 치부할지도 모르지만, 그때부터 나는 단 한 번도 우리 사회가 절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준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더욱이 사회적 약자는 서로 도와주기보다 서로 잡아먹으려고 안달이 난 곳이 바로 우리 사회다. 부자는 같은 부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