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3. 7. 07:30
만약 오늘의 기억을 가지고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인생을 다시 살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뒤늦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여 '다시 과거로 돌아가 이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커다란 실수를 한 자신을 탓하며 '다시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하지 않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때가 그렇다. 나는 26살의 나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딱 그 생각을 했다. 다시 10년 전으로 되돌아가서 10년 전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면, 나는 지금 손이 닿을 수 없는 꿈으로 그리는 피아니스트를 향한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0년 전에서 다시 살아보고 싶었다. 오늘 내가 기억하는 10..
일상/사는 이야기 노지 2015. 7. 16. 07:30
오늘 사는 이유를 찾지 못해서 나는 늘 숨 쉬는 일이 고통스럽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물, 공기, 빛 세 가지라고 한다. 단순히 생존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가 그렇고, 사람이 좀 더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음식, 자본, 환경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요소를 갖춰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오늘도 그 요소들을 더 좋게 채우고자 아등바등 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요소를 채운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지 못하면, 사람은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의사라도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갖지 못하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외적인 요소로 풍요로워지더라도 내적인 요소가 공허하면 빛을 잃는다. 나는 가끔 '세계가 멸망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일상/사는 이야기 노지 2015. 5. 22. 07:30
사람은 언제나 올라가고 싶어하지만, 내려오는 건 무서워합니다. 나는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일을 심하게 무서워했었는데, 몇 년 전에 추락 사고를 겪으면서 고소공포증이 더 심해졌다. 이제는 높이가 조금이라도 있는 곳에 가더라도 마음이 불안해져서 아래를 편안하게 내려다볼 수가 없을 정도다. 내가 사는 김해에는 '경전철'이라는 교통수단이 있다. 이 경전철을 타기 위해서는 지상에 있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서 역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나는 그 계단을 올라갈 때도 심각히 '아, 걸려서 넘어지거나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이라는 두려움을 안고 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농담이 아니라 100% 진심으로. 이런 증상이 사고 후유증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나는 계단을 내려올 때마..
시사/학교와 교육 노지 2015. 1. 30. 07:30
부끄러움을 모를 때, 사람은 사람이 아니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꼴찌라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청소년이 자신의 시간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고, 어른들에게 성공을 강요 받으면서 오늘을 포기해야 내일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을 귀가 아플 정도로 듣고 있다. 해마다 청소년 자살률을 늘어만 가고, 입시 경쟁과 과도한 성적(결과) 집착 주의에 연연하는 어른에게 보이는 폭력과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끙끙 앓고 있다. 청소년은 다친 마음을 비행(非行)으로 보여주거나 눈물로 어른들에게 호소해보기도 하지만, 어른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내가 살 때는 그때보다 더 힘들었어.' 등의 말을 하면서 등을 토닥여 주기는커녕,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