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9. 10. 23. 10:45
나는 어릴 때부터 소설을 읽는 일을 좋아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소설을 읽는 일 외에 의존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초중학교 시절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너무나 괴로웠다. 집에서도 숨이 꽉꽉 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면서 나는 어딘가로 남몰래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을 실천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용기가 있지 않았다. 그런 내가 선택한 일은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과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일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오늘 내가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낯선 곳을 상상하고 여행하는 일은 숨 막혀 죽어버릴 것 같은 나의 도피처가 되었다. 그 당시에 읽은 J.K 롤링의 시리즈는 두고두고 읽었고,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소설과 수필 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조금씩 책을 읽는 범위를..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9. 10. 14. 08:38
오늘을 살아간다는 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 어릴 적에도 그랬고, 대학을 졸업해서 완연히 내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오늘 같은 날은 더 그랬다. 가끔 나는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 건지, 만약 이렇게 살아가는 게 오답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는 게 정답인 건지 끊임없이 물었다. 그리고 그 끝없는 의문 속에 내가 떠올릴 수 있었던 대답은 없었다. 그 대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방황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방황한다고 해도 막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이 벌이는 술에 취하거나 도박을 하는 등의 나를 망치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 아니, 가끔 그런 일도 했었나? 도박은 하지 않더라도 술은 가끔 혼자서 과실주를 마신 적이 있었고, 차마 여기에 글로 적을 수 없는 일도 몇 번인가 했었던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8. 5. 2. 07:30
제23회 전격소설대상 대상 수상작, 삶을 포기한 소년과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소녀의 사랑 이야기 한때 내가 사는 삶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 학교 폭력을 당하던 때, 도저히 숨 쉴 구멍을 찾지 못할 때, 대학에 입학했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을 때. 나는 지금의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자 한참을 고민했다. 오랜 시간 방황하며 나는 흐르는 시간 속에 잃어버린 나를 찾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끝끝내 나는 살아가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살아가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나는 대신 스스로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고자 했다. 살아가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 텅 빈 나를 채우기 위해서 읽었던 천 권이 넘는 책들을 통해 만난 저자와 이야기의 주인공은 ‘삶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