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 삶의 감동을 담은 소설

 오늘을 살아간다는 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 어릴 적에도 그랬고, 대학을 졸업해서 완연히 내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오늘 같은 날은 더 그랬다. 가끔 나는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 건지, 만약 이렇게 살아가는 게 오답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는 게 정답인 건지 끊임없이 물었다.


 그리고 그 끝없는 의문 속에 내가 떠올릴 수 있었던 대답은 없었다. 그 대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방황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방황한다고 해도 막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이 벌이는 술에 취하거나 도박을 하는 등의 나를 망치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 아니, 가끔 그런 일도 했었나?


 도박은 하지 않더라도 술은 가끔 혼자서 과실주를 마신 적이 있었고, 차마 여기에 글로 적을 수 없는 일도 몇 번인가 했었던 것 같다. 아,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법적으로 강한 처벌을 받는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 단지 구두 경고를 받을 수 있는 일을 몇 번 했을 뿐이다.


 그렇게 삶을 살아오면서 나는 나름의 대답을 찾고자 했지만, 내가 찾을 수 있는 대답은 현실 속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오늘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재미있는 책을 읽고, 그 책을 글 혹은 영상으로 누군가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누군가 커다란 보상을 해주지 않더라도 그 일이 내 삶이었다.



 오늘 읽은 일본 작가 사노 테츠야의 소설 <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라는 소설도 그 일련의 과정에서 만난 소설이다. <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는 <너는 달밤에 빛나고> 소설의 두 번째 이야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 이야기라고 뭔가 색다른 결말이 있거나 반전이 있는 건 아니다.


 <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는 지난 <너는 달밤에 빛나고>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그리고 무척이나 애절한 분위기의 삶을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무심코 깊은 고민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그 늪을 빠져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다 포기해버렸다.


 책을 읽는 동안 다른 어떤 일도 할 수 없었고, 책 속의 주인공들이 들려주는, 아니, 보여주는 그 이야기가 마치 나의 한 단편인 것 같아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오늘을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알고자 했다. 책을 읽으면 이런 글이 있다.


“오빠, 살다 보면 시시한 일이 너무 많은 거 같아.”

“그야 인생이란 원래 시시한 거니까.”

나는 책상다리를 한 채로 드러누워 옆구리 스트레칭을 했다.

“세상의 즐거운 일들이 하나도 즐거워 보이지 않게 돼 버렸어. 그런 걸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전부 끝장이라니까.”

그렇게 따지면 애초에 삶이라는 것 자체가 공허하잖아. 나는 내심 그렇게 생각했다. (본문 181)


 결국에는 우리 삶은 공허한 걸 채우기 위해서 물욕, 성욕 같은 욕심을 채우려고 아등바등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너무나 공허한 내 삶에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게 책이었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는 나에게 숨구멍이 되었고, 모노크롬에 불과한 풍경을 컬러풀하게 바꿔주었다.


 덕분에 나는 오늘을 살아갈 수 있었다. 크게 어긋나는 일 없이, 아니, 다른 사람이 보면 이미 평범한 사람과 달리 어긋나 있을 수도 있지만, 나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 없이 오늘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내 삶을 충실하게 살아왔다고... 할 수 있을까?


 오늘 읽은 책 <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는 괜스레 책을 읽으면 이런 고민을 하게 한다. 책에서 다루어지는 단편은 작가 후기를 통해서 사전에 잡지에 연재한 단편, 그리고 오늘 이 책을 위해 새롭게 쓴 단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단편은 각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교차해 그려져서 다채로웠다.


 다채로운 색을 입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마치 그 색들이 모두 무채색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책 <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 어쩌면 감성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나처럼 늘 삶을 살아가는 데에 크고 작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읽으면서 작게나마 흥미가 생겼다면, 한번 <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아, 아니다. <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을 읽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너는 달밤에 빛나고>를 먼저 읽어야 한다. 그러니 <너는 달밤에 빛나고>를 읽은 이후 <너는 달밤에 빛나고 Fragments>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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