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9. 23. 07:30
가을밤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읽기 좋은 소설 책을 읽다 보면 종종 내가 전혀 알지 못한 책을 만날 때가 있다. 이른바 책 속에서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책에서 알지 못한 책을 만나 그 이야기를 읽는 기분은 뭐라고 표현하기가 어렵다. 어려운 고전이라고 생각해서 전혀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은 책에 흥미를 두게 되는 그 기분을 뭐라고 해야 할까? 오래전에 읽은 이라는 책에는 마이카 밸리의 을 비롯해서 공자의 , 을 포함한 다양한 인문학 고전의 이야기가 인용되어 있었다. 나는 이라는 책을 읽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고전 수업을 통해 을 만났고, 홀로 를 해석한 책을 찾아 읽었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책을 만나는 일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을 통해서도 나는 새로운 책의 이름과 내용 일부를 알게 되었고,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11. 4. 07:30
가을에 읽기 좋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책을 읽는 재미는 여러 가지가 있다. 책 속의 이야기 전개가 굉장히 흥미로울 때가 있고,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인데 묘하게 빠져들 때가 있다. 이때까지 많은 작가의 작품을 읽었지만, 그중에서 일본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은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인데 묘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내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애니메이션 를 통해서다. 일본은 종종 라이트 노벨과 만화책만이 아니라 평범한 소설을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하는데, 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시리즈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굉장히 매력이 있었다. 보통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면 조금 유치하거나 자극적인 요소를 떠올리기 쉽지만, 요..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9. 19. 07:30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3권, 기다리는 마음에 대답하는 따뜻한 방법 흔히 사람의 마음은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사람의 마음은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다. 내가 직접 표현하지 않고 상대방에 알아 차려주길 기다리기만 한다면,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할 때를 놓친다.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타인의 마음을 쉽게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령 부모와 자식 간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우리는 부모와 자식 사이라면, 서로 말을 안 해도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보기 좋은 개인의 착각일 뿐이다. 그 착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종종 왜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느냐고 말싸움을 하고,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아마 예를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 그런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10. 16. 07:30
방구석 라디오, 내 마음의 방구석 차가움을 데워줄 따스한 책 10월 중순에 접어들자 가을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자전거를 타다 신호를 기다릴 때 올려다보는 푸른 가을 하늘은 아무리 보아도 그 끝이 보이지 않고, 거리에 심어진 은행나무는 하나둘 노란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지금은 가을입니다.'이라는 선전을 하는 듯하다. 그래, 이제 정말 가을이다. 가을은 책 읽기 좋은 계절로 손꼽힌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책 한 권을 손수 읽는 것보다 스마트폰으로 가십거리를 읽는 데에 치중하고 있어 '가을이 되었어도 책을 읽는 사람은 볼 수 없다.'는 느낌이다. 아마 나의 주변만 아니라 당신의 주변에서 보이는 사람의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스마트폰에 너무 익숙해진 세대는 긴 글을 읽어야 하는 책이 너무 낯..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4. 10. 23. 07:30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본상 수상작,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만화 《원피스》는 주인공 밀짚모자 루피와 함께 그의 동료들이 대비보를 찾아 떠나는 로망을 그리는 만화다. 우리가 평소 동경하는 삶의 모습이나 즐겨보는 허구가 섞인 모든 작품에는 로망이 담겨있다. 그 로망은 우주의 블랙홀처럼 우리가 그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 왜냐하면, 그런 작품에서는 현실성을 띄지 못하는 우리의 로망이 실현이 되기 때문이다. 이 로망이라는 단어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는 건 어렵다. 그냥 요즘 사람들이 흔히 쓰는 의미는 '동경 혹은 선망의 대상'이나 '꿈' 같은 것으로 정의하더라도 크게 어긋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가슴에 그런 로망을 하나씩 품고 있다. 드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