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파트 2 마지막 복선까지 완벽했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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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파트 2 예고편 중에서

 많은 사람의 기대를 모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 2>가 지난 금요일(10일) 오후 5시에 공개가 되었다. 그동안 많은 인기가 있었던 <재벌집 막내아들>, <빅마우스> 같은 한국 드라마들은 늘 마무리가 아쉽게 끝나면서 '용두사미'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더 글로리>는 마무리까지 완벽한 덕분에 사람들의 절찬이 쏟아졌다.

 

 <더 글로리 파트 1>에서 던져진 문동은과 가해자들의 복선이 파트 2에서 모두 완벽하게 회수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원했던 학교 폭력 가해자들이 몰락하는 과정이 그대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문동은이 사용한 방법은 측천무후도 울고 갈 이이제이(오랑캐를 오랑캐로 제압한다)로, 가해자들을 분열시켜 그와 그녀들 스스로 몰락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펜트하우스>라는 이름의 드라마와 우리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재판 사례를 본다면 <더 글로리>의 가해자들이 큰 처벌을 받는 일은 없을 듯하다. 왜냐하면, 재벌은 절대 망하는 일이 없다 보니 아무리 그와 그녀들이 주관적으로 커다란 사고를 쳤다고 해도 빠져나갈 구멍은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살인미수가 과실치사된다고 할까?

 

 그래서 문동은은 <더 글로리 파트 2>에서 법적인 처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박연진, 최혜정, 이사라, 전재준, 손명오 다섯 사람이 서로 물어뜯으면서 사회적으로 몰락할 수 있도록 했다. 손명오와 최혜정은 잃을 게 거의 없다고 쳐도 사회적인 명예를 갖고 있는 인기 아티스트 이사라와 기상 캐스터 박연진은 사실상 본업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더 글로리 파트 2 중에서

 특히, 그중에서도 문동은이 철저히 무너뜨리고자 했던 박연진은 그녀의 곁에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녀가 자신만큼 아끼는 예솔이도, 그녀가 뒤늦게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은 남편 하도영도, 어릴 때부터 그녀의 편에서 모든 것을 해준 어머니도, 함께 어울려 다니면서 문동은을 괴롭혔던 친구들까지 모두 그녀의 곁을 떠나버린 것이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좋은 결말이었던 이유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성취하는 것을 그리기는 했어도 가해자들이 반성하는 것을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학교 폭력 피해 대처로 가장 어처구니없는 대처가 일부 자각 없는 몰상식한 어른들이 하는 "어릴 때는 싸우면서 크는 거지. 둘이 손 잡고 화해해. 끝난 거다?"라는 대처다.

 

 반성하지도 않았는데 반성하는 척, 마치 선심 쓰듯이 "미안(풉)"이라는 말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하고자 했던 어른들처럼 가해자들이 약간의 반성을 한다거나 혹은 처벌을 받고 마침내 자신의 죄를 알게 되는 모습을 드라마 <더 글로리>는 그리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그녀들은 억울해하면서 서로를 물고 뜯으면서 날개 없는 추락을 하게 했다.

 

 문동은은 박연진을 찾아가 "나는 우리의 끝이 내가 세상에 있든 없든 너의 세상이 온통 나였으면 좋겠어. 살아 있는 동안 뼈가 아리게 억울해하면서."라고 말하며 마지막까지 반성하지 않는 박연진에게 그녀 스스로 괴로워할 수밖에 없는 말을 건넸다. 아마 그녀는 교도소에 있는 동안, 아니, 교도소를 나와서도 끝까지 이를 곱씹지 않을까?

 

더 글로리 파트 2 예고편 중에서

 그것이 바로 문동은이 박연진에게 내린 천벌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더 글로리>에서 목숨을 잃은 듯한 특정 인물을 제외하고 박연진이 징역 몇 년 형을 받았는지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도영의 말대로 변호사를 잘 썼다면 솔직히 말해서 박연진은 '살인죄' 혹은 '살인미수'가 아니라 과실치사로 징역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게 오늘날 우리가 여러 사건의 판례를 통해 볼 수 있는 평균적인 처벌 수위이기 때문이다. 과거 윤소희와 관련된 일은 소희의 시체가 냉동으로 있고, 그녀의 DNA가 묻은 라이터가 있다고 해도 그녀가 소희를 살해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않는다. 손명오 사건도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사건이 되겠지만, 결과는 마지막까지 모르는 법이다.

 

 과거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통해 볼 수 있듯이 가해자들은 '권력은 망해도 재벌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좋은 변호사를 통해 형량을 줄이며 가장 가벼운 처벌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라마 <더 글로리>는 박연진과 이사라가 받은 형량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녀들은 징역을 얼마나 살게 될까?

 

 우리는 그런 것을 따지기 전에 그저 그녀들이 파멸하도록 문동은의 복수가 한 차례 성공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고 사이다를 마신 통쾌함을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너무 깊이 현실을 대입해서 가해자들이 받는 처벌을 보려고 하지 말고, 목숨을 잃은 '그들'과 사회적으로 끝난 '그녀들'을 보는 데에서 그치도록 하자.

 

 그렇게 해야 비로소 <더 글로리>는 용두용미라는 완벽한 작품이니까. 아, 또 다른 흠이 있다면 담당 PD의 학교 폭력 논란이라고 할까? 참, 인생이 그렇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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