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늑대 사냥은 속편을 기대하게 한 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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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늑대 사냥 포스터

 시간이 허락한다면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 <늑대 사냥>을 지난 주말 동안 VOD 서비스를 통해 보게 되었다. 영화 <늑대 사냥>의 PV 영상을 본다면 범죄자들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를 그리는 영화이기 때문에 <범죄도시>처럼 형사들이 범죄자들을 상대하는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에 적힌 '늑대'라는 건 흉폭한 범죄자들이 아니라 범죄자들을 이송시키는 배에 실린 어떤 괴물을 가리키고 있었다. 보통 영화 <늑대 사냥> 포스터에 곁들여진 카피를 본다면 '인간 스스로 먹잇감이 되다'라는 문장이 적혀 있는데, 이 문장 그대로 배에서 벌어진 범죄자들과 형사들의 대결이 괴물을 깨우고 말았다.

 

 그 괴물은 과거 제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지던 시절에 일본군에 의해 실험으로 탄생된 괴물이었다. 평범한 인간을 매개체로 하여 늑대의 피와 이름을 알 수 없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오로지 전쟁을 위한 살육 병기'로 개조된 괴물로, 범죄자들을 호송하는 배에 태워진 괴물의 개체명 '알파'는 살육 병기다운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처음 영화 <늑대 사냥>을 보고 있노라면 빌런 역할을 맡은 서인국과 범죄자들을 중심으로 한 팀과 형사 역할을 맡은 박호산과 정소민을 중심으로 한 팀이 대결을 펼치는 작품처럼 보였다. 영화의 도입부부터 서인국이 형사들 몰래 수갑을 몰래 풀고 배에 미리 잠입해 있던 부하들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배를 장악하는 모습은 흥미진진했다.

 

영화 늑대 사냥 중에서

 엔진실에서 서인국 팀과 박호산 팀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괴물 알파가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다. 알파는 평범한 인간을 뛰어넘는 괴력으로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살해하며 학살을 일으키게 된다. 흔히 MMO RPG 게임에서 몬스터를 사냥할 때 수준에 맞지 않는 큰 기술을 사용한다면 '오버킬'이라고 말한다.

 

 알파는 그 오버킬의 수준으로 사람들을 학살하며 잔인무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화 <늑대 사냥>은 이 과정이 너무나 잔인하게 그려져 있다 보니 평소 잔인한 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게 조금 꺼림칙할 수도 있다. 서인국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부터 시작해 알파의 학살까지 사람들은 모두 끔찍하게 계속 죽어나갔다.

 

 이런 괴물을 막을 수 있는 건 강한 용기와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거나 혹은 괴물에 준하는 힘을 가진 또 다른 괴물이다. 영화 <늑대 사냥>에서 등장하는 성동일은 단순히 국가 기관의 산하 직원이 아니라 알파와 같은 실험을 통해 '이성을 유지하는 성공한 실험체'였고, 범죄자로 배에 탑승하고 있던 '장동윤'이라는 인물도 성공한 실험체였다.

 

 단, 성동일과 장동윤 두 사람은 같은 성공한 실험체라고 해도 그들이 서 있는 자리는 전혀 달랐다. 영화 <늑대 사냥>은 범죄자와 형사들의 싸움으로 시작해 괴물 알파와 살아남은 사람들의 싸움으로 변하고, 마지막에는 괴물과 괴물의 싸움으로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는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싸움은 화려하기 보다는 너무나 잔혹하고 처참했다.

 

영화 늑대 사냥 중에서

 영화 <늑대 사냥>은 그 모든 싸움을 마친 이후에 어느 한 사람이 살아 남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거나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야기는 모두 서장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2023년에 개봉할 가능성이 높은 <늑대 사냥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해 주었다. 살아남은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다소 영화가 잔인하게 그려져 있고, 주연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초중반에 대거 탈락하는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에 아무 정보 없이 영화 <늑대 사냥>을 본다면 도무지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빌런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보통 이야기 한 편을 통해 선악이 확실히 구분되어 선이 승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평점이 좋지 않았던 듯하다.

 

 영화 리뷰를 본다면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스토리 짜임새에 좀 더 신경 썼으면', '나중에 좀 생뚱맞게 전개되기는 하는데 재밌었어요.' 같은 리뷰가 많다. 영화는 호불호가 분명히 나누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매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평점과 리뷰에 의존하기 보다 직접 영화 <늑대 사냥>을 보고 판단하도록 하자.

 

 다소 잔인하기는 해도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몰입해서 볼 수 있었고, 이 모든 것이 속편 제작을 위한 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해주었다.

 

 
늑대사냥
인간 스스로 먹잇감이 되다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이송할 움직이는 교도소 ‘프론티어 타이탄’. 극악무도한 이들과 베테랑 형사들이 필리핀 마닐라 항구에 모이고 탈출을 꿈꾸는 종두(서인국),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도일(장동윤)을 비롯해 이들은 각자의 목적과 경계심을 품고 탑승한다. 한국으로 향하던 중,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이들에게는지금까지 보지 못한 극한의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데…태평양 한 가운데의 지옥,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평점
6.5 (2022.09.21 개봉)
감독
김홍선
출연
서인국, 장동윤, 최귀화, 성동일, 박호산, 정소민, 고창석, 장영남, 손종학, 이성욱, 우민지, 정문성, 홍지윤, 권오율, 김문학, 김찬형, 정수교, 심우성, 정재훈, 유현수, 김기창, 엄준기, 박봉준, 신성민, 강신철, 이승훈, 박민석, 안지혜, 강정우, 김대한, 김진만, 조성구, 윤기창, 윤기창, 임주환, 신승환, 정성일, 권율, 권수현, 이홍내, 김강훈, 성령,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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