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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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상영

 지난 목요일에 마침 시간이 비어서 나는 오랜만에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이번에 내가 영화관을 찾아서 본 작품은 애니메이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만화 <슬램덩크>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여겨지는 산왕 전을 그렸기에 많은 사람이 설레는 가슴을 안고 영화관을 찾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북산 고교와 산왕 고교의 시합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만화 <슬램덩크>의 많은 명장면이 탄생한 편이기도 하다. 강백호가 안 감독님에게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나요? 저는 지금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바로 산왕전에서 그려지는 명장면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 <슬램덩크> 팬에게 산왕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편이었다.

 

 주인공 강백호가 속한 북산 고교는 지역 예선 2위로 전국 대회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큰 대회의 경험과 함께 선수층도 대단히 얇았다. 하지만 북산 고교가 맞붙은 산왕 고교는 전국 대회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우승을 차지하고 있는 강팀이었다. 더욱이 북산이 맞붙은 산왕은 지난 세대를 통틀어 가장 강한 세대로 손꼽히는 세대였다.

 

 그야말로 한국이 카타르 월드컵 16강 전에서 만난 브라질을 상대하는 것과 같은 구도였던 거다. 어느 누구도 한국이 브라질을 꺾고 8강 전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 점치지 않았듯이, 어느 누구도 북산 고교가 산왕 고교를 꺾고 다음 시합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 여기지 않았다. 북산 고교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도전을 하게 된 셈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장면

 하지만 아무리 주변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해도 시합에 임하는 북산 고교 선수들을 포함해 안 감독님은 승리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단순히 만화에서 읽어볼 수 있었던 내용 그대로 산왕 고교와의 시합을 그리지 않고, 만화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미야기 료타(송태섭)의 오리지널 이야기를 함께 그렸다.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미야기 료타(송태섭)가 어릴 적에 농구를 시작했던 시절의 모습을 통해 지금 산왕 고교와의 시합에 임하며 그가 마음속에 품은 각오를 굉장히 힘 있게 전달한다. 같은 세대의 농구 선수들보다 키가 작은 미야기 료타(송태섭)가 시합을 풀어가는 포인트 가드로서 역할을 완수하고자 하는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만화 <슬램덩크>로 산왕 고교와의 시합을 본 사람들도 색다른 시선으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구성하고 있는 진짜 매력은 미야기 료타(송태섭)의 이야기만 아니다. 극장판에서 볼 수 있는 산왕 고교와의 시합은 2D와 3D 기술을 합쳐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극장판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은 인물이 미야기 료타(송태섭)이라고 해도 산왕 고교전에서는 북산 고교의 모든 멤버들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포커스를 맞춘다. 이는 만화 <슬램덩크>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다소 만화와 달리 변형된 장면이 있다고 해도 애니메이션을 보는 데에 전혀 위화감이 없을 정도였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중에서

 덕분에 만화 <슬램덩크>를 읽지 않은 사람도 애니메이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면서 북산 고교의 멤버들이 지니고 있는 이야기에 충분히 빠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역사 산왕 고교에 임하는 북산 고교의 주전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품고 있는 그 각오와 의지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해 주었다.

 

 만약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영화관이 아니라 집에서 VOD 서비스로 보았다면, 운 좋게 영화관에서 나 혼자 보는 그림이 그려졌다면 "와아아아아아아!!"라며 소리를 지르면서 애니메이션을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 가진 몰입력은 무엇을 상상하더라도 그 이상으로 우리 관람객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과거 농구를 좋아할 수밖에 없게 했던 만화 <슬램덩크>가 그린 가장 최고의 시합이었던 산왕 고교와의 시합을 그린 애니메이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이건 만화의 팬이라면, 살면서 한 번이라도 '강백호'라는 그 이름 석 자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영화관을 찾아 애니메이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을 볼 가치가 차고도 넘쳤다.

 

 다가오는 주말을 맞아 다른 어떤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면서 우리가 잊고 있던 그 시절의 우리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자막판과 더빙판으로 모두 상영 중이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볼 수 있다. 나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느낌과 완성도를 그대로 보고 싶어 자막판을 선택해서 보았는데, 더빙판을 본 지인들에 의하면 더빙판도 무척 완성도가 높았다고 한다. 그러니 자막판과 더빙판 중 고민하지 말고 시간이 맞는 것을 보아도 될 듯하다.

 

 처음 애니메이션을 보고 상영관을 나올 때는 그 여운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슬램덩크>를 알면서도 이 극장판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선택이다. 나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재차 영화관을 찾아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더빙판으로 한 차례 더 볼 생각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
평점
9.0 (2023.01.04 개봉)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출연
강수진, 신용우, 엄상현, 장민혁, 최낙윤, 고창석, 카사마 준, 카미오 신이치로, 키무라 스바루, 미야케 켄타, 사카모토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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