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원피스 필름 레드는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 문화/문화와 방송
- 2022. 12. 9. 09:44
지난 11월 30일을 맞아 국내에 정식 개봉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원피스 필름 레드>를 가까운 영화관을 찾아서 보았다. 만화로 연재 중인 <원피스>라는 작품은 만화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자체가 오늘날 MZ 세대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나와 같은 90년 생들도 '원나블(원피스, 나루토, 블리치)'이라며 모두 아는 작품이기도 하다.
극장판 <원피스 필름 레드>는 주인공 몽키 D 루피의 어릴 적 소꿉친구이자 세계적인 디바 우타를 만나 펼쳐지는 새로운 사건을 그리고 있다. 루피의 소꿉친구로 등장하는 우타는 '샹크스의 딸'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애니메이션 <원피스> 본편에서는 극장판 개봉을 앞두고 루피와 우타 두 사람이 보낸 어린 시절이 짧게 방영되기도 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극장판 <원피스 필름 레드>는 내 돈 주고 영화관을 찾아서 애니메이션을 본 것에 대해 후회가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척 재미있었다. 간혹 '아, 나는 좀 별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어떤 작품이라도 영화관을 찾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을 생각한다면 평점 8점 정도는 준수한 성적표라고 생각한다. (웃음)
이번 극장판 <원피스 필름 레드>의 주인공은 루피와 함께 그의 소꿉친구이자 세계적인 디바 우타이다 보니 노래가 상당히 많이 사용되었다.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애니메이션 극장판 <원피스 필름 레드>는 우타가 부르는 '새로운 시대'라는 노래로 시작해 마지막까지 그녀가 부르는 노래로 이야기의 막을 내린다.
이와 같은 구성이 <원피스 필름 레드>에 대한 호불호를 조금 나누었다고 생각한다. 우타의 노래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사건을 좇는 데에 몰입한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느꼈을 것이고, 우타의 노래와 사건에 집중하지 못한 채 '액션 장면은 더 없나?'라며 화려함을 찾았던 사람들은 기대 이하라며 아쉬워했을 것이다. 나는 전적으로 전자였다.
애니메이션 극장판 <원피스 필름 레드>를 보며 들을 수 있는 우타의 노래는 단순히 노래만 나오는 게 아니라 화려한 영상미가 더해져 있었다. 마치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을 이상으로 가슴을 뛰게 해주는 시작으로 '오오, 대단해!'라며 소리 없는 환성을 지르게 한 이후 그녀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그녀의 무대는 화려하고 다채롭게 변했다.
평소 '원나블' 같은 대중적인 작품이 아니라 <아이돌 마스터>와 <러브 라이브> 등 진짜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작품들을 즐겨 본 사람들은 <원피스 필름 레드>에서 그려진 우타의 무대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타의 다채로운 노래와 그녀의 무대를 뒷받침한 화려한 효과만으로도 관람객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데에 충분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우타와 관련된 숨겨진 비밀과 함께 우타가 자신의 노래(우타)를 이용해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밝혀 졌을 때는 '와, 진짜냐….'라며 노래 이상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전개가 있었다. 일부 사람들의 말 그대로 액션씬이 많지 않아 아쉽기는 했어도 <원피스 필름 레드>에서 그려진 마지막 전투 장면은 그런 아쉬움을 모두 날려버렸다.
루피와 밀짚모자 일당과 샹크스와 빨간머리 일당이 힘을 합쳐 전투를 펼치는 장면은 그야말로 '대박…!'이라며 말이 무심코 나올 정도로 우타가 보여준 무대 그 이상으로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했다. 해당 전투 장면을 다시 한번 더 보기 위해서 영화관을 찾아 <원피스 필름 레드>를 N차 관람하더라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수준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애니메이션 러닝 타임 115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우타의 노래와 화려한 영상미, 그리고 조금씩 풀어지는 우타의 수수께끼는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해주었다. 음악의 섬 엘레지아에서 벌어진 우타와 관련된 모든 사건이 끝난 이후에 그려지는 엔딩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한 줄기의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려내리고 있을 것이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눈과 귀를 사로 잡았던, 마지막에는 기어코 마음을 뒤흔들며 눈물을 흘리게 해 주었던 애니메이션 극장판 <원피스 필름 레드>. 평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몰라도 '원나블' 시리즈를 어릴 때부터 꾸준히 접해온 사람이라면, 꼭 이번에 영화관을 찾아 <원피스 필름 레드>를 보도록 하자.
<원피스 필름 레드>가 너무 재미있다 보니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다른 영화가 모두 재미없게 느껴지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그 단점이 전혀 아쉽지 않을 정도로 <원피스 필름 레드>와 코드가 잘 맞는 사람들은 115분이라는 시간 동안 '지루함? 그게 뭔데요?'라고 말할 정도로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이 작품은 정말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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