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브라질 전 4:1 대패, 아득한 세계의 벽 높이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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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터뷰 장면 중에서

 오늘 12월 6일(화)은 월드컵을 지켜보는 한국 사람으로서 놓칠 수 없는 시합이 두 개나 있었다. 하나는 만약 한국이 8강에 진출한다면 맞붙을 수도 있는 상대가 결정되는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시합, 또 다른 하나는 세계 최강이자 현 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맞붙는 한국의 시합이었다. 00시 시합과 04시 시합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시합이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나는 5일(월) 밤 11시에 잠을 청한 이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한국과 브라질의 16강 전을 보고자 했는데, 도중에 일찍 눈이 뜨인 덕분에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시합도 후반전 막바지부터 볼 수 있었다. 일본은 FIFA 랭킹 12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선취점을 넣은 이후 1:1 무승부로 승부차기까지 갔다.

 

 승부차기는 다소 변수가 큰 마지막 대결이기 때문에 일본이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승부차기의 첫 키커로 나선 미나미노의 실축 이후 연거푸 크로아티아 골키퍼가 일본 선수들의 골을 막아 내면서 위기에 몰렸고, 아사노가 골을 넣는 데에 성공했어도 크로아티아 골키퍼의 신들린 수비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일본이 패배했다고 해도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면서 대단히 훌륭한 시합을 보여주었다. 일본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로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렇게 일본이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아시아 팀은 브라질을 상대하는 한국뿐이었다.

 

 아마 많은 사람이 한국이 브라질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승부에서 이기는 것이 어렵다고 여겨진 우루과이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기적 같은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절대적인 열세에 있다고 해도 시합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 한국은 FIFA 랭킹 1위 브라질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레벨의 벽을 재차 실감하면서 4:1이라는 스코어로 압도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브라질에게 전반전에만 4실점을 하면서 한국은 사실상 승부를 펼치는 데에 있어 재기불능에 빠졌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었다. 1실점이면 해볼 만했을 텐데 4 실점은 너무나 뼈아팠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 펼친 시합들이 모두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접전이었고, 포르투갈과 시합을 마치고 고작 이틀밖에 쉬지 못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힘들었던 건 전반전 시간의 절반이 채 지나기 전에 2 실점을 하면서 일찌감치 무릎이 꺾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전반 7분에 준 실점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전반 13분에 페널티킥을 통해 준 실점은 한국의 기세가 꺾이는 데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한국은 황희찬의 위협적인 슈팅으로 브라질의 골문을 두 차례 노렸지만 모두 골피커의 멋진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만약 이때 한 골이라도 들어갔다면 한국은 후반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충분히 노려볼 수도 있었다.

 

황희찬 인터뷰

 하지만 한국은 전반전에 만회골을 넣지 못한 채 연거푸 수비에서 구멍이 뚫리면서 4실점을 하면서 사실상 8강 진출 가능성이 너무나 옅어지고 말았다. 만약 후반전 시작과 함께 시작 1분 만에 보인 손흥민의 위협적인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면 그래도 후반전은 분위기를 다르게 가져가면서 조금 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국의 골이 터진 건 교체 투입으로 들어온 이강인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브라질 수비가 걷어낸 것을 백승호가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넣은 후반 21분경이었다. 이강인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바뀐다는 것을 이번에도 확실히 보여주었는데, 전반전은 어려워도 후반전 선발로 이강인을 먼저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 결과론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비록 한국은 FIFA 랭킹 1위이자 세계 최강 팀인 브라질을 상대로 4:1 패배를 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차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어린 선수들의 발견과 함께 이제 유럽의 강호팀을 만나더라도 쉽게 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다.

 

 12년 만에 다시금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했으니 다음에는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오늘 경기가 아쉽지 16강에 오르는 과정은 아쉽지 않았습니다."라며 격려했고, 손흥민은 "응원해주신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최선을 다했기에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부디 최선을 다한 한국 축구 대표님에게 질책보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그 노력과 헌신에 뜨거운 찬사를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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