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맛집 기리, 스윙스가 인정한 등심 카츠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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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일주일에 한 번은 돈가스를 먹을 정도로 돈가스를 좋아하는 덕후다. 예전에는 집 가까운 곳에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 있어서 높은 가성비로 맛있는 돈가스를 먹을 수 있었지만, 해당 가게의 사장님이 코로나의 장기화와 함께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가게를 하고자 한다며 문을 닫게 되자 나는 가성비 좋은 돈가스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맛있는 돈가스를 먹고 싶은 욕구는 충만했기 때문에 내가 사는 김해에 있는 돈가스 전문점을 찾아서 먹어보기도 하고, 부산대에 소문난 돈가스 맛집을 찾아가 보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트위터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스윙스가 인정했다고 하는 부산 서면에 위치한 돈가스 맛집 '기리(己利)'를 찾아서 돈가스를 먹기로 했다.

 

 서면역 8번 출구로 나와 쭉 앞으로 걸어가면 있는 돈가스 맛집 '기리'이지만, 지도 어플을 켜고 앞으로 걸어도 막상 가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다. 처음에는 지도 어플의 GPS 위치가 항상 간격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보니(도보로 이동할 경우) 주변을 왔다 갔다 서성거리다가 마침내 돈가스 맛집 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 부산 서면 돈가스 맛집 기리

 

 가게의 간판이 막 돌출되어 있거나 혹은 눈에 띄는 화려한 색깔로 건물 바깥이 꾸며져 있지 않다 보니 무심코 그냥 지나가버리고 만 것이다. 아마 나처럼 처음 부산 서면에 위치한 돈가스 맛집 기리를 찾는 사람들은 'giri とんかつ'라는 이름이 적힌 간판을 찾지 못해 가게를 눈앞에 두고도 당황할지도 모른다. 설마 이렇게 숨어(?) 있을 줄은….

 

 처음 가게에 들어갔을 때는 테이블이 모두 차 있어(막 오후 1시가 된 참이었다) 테이블이 빌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기다리는 동안에 카운터에 비치되어 있는 기리 메뉴판을 보고 미리 어떤 메뉴를 주문할지 정할 수 있었다. 이미 나는 오기 전부터 등심 카츠 정식을 먹기로 했었지만, 그래도 블로거다 보니 메뉴판을 한번 살펴보기로 했다.

 

 메뉴판의 모습을 본다면 다음과 같다.

 

▲ 기리 메뉴판

 

 기리의 메뉴판을 본다면 가게의 유래부터 시작해서 이곳의 방식과 플레이팅에 사용되는 그릇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볼 수 있다. 아마 대기하는 시간 동안 심심하다면 이것을 읽어보아도 되겠지만, 나는 어디까지 메뉴를 살펴보는 데에 집중했다. 기리에서 판매하는 건 단순히 일본식 돈카츠만 아니라 면과 덮밥, 카레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었다.

 

 나처럼 혼자 방문하는 게 아니라 두세 사람이서 방문한다면 서로 다른 메뉴를 주문해서 여러 메뉴를 한 입씩 맛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지만, 지독하게도 밖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혼자 먹는 경우가 많을 때는 그냥 여러 번 가게를 찾아서 매번 다른 메뉴를 먹어볼 수밖에 없다. 아마 맛이 있다면 그렇게 곧잘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단, 기리는 돈카츠 정식의 기본 가격이 14,000원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가격이 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평소 점심을 먹을 때 딱 국밥 한 그릇 정도의 가격에서 선을 그어 놓는 사람이 기리를 찾을 경우 돈카츠는 쳐다도 볼 수 없고, 라멘이나 우동 혹은 카레와 덮밥을 먹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것도 꽤 맛있어 보였다.

 

▲ 카츠 메뉴를 주문하면 받아볼 수 있는 샐러드

 

 기리에서는 주문하는 즉시 돈카츠 조리가 처음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다소 돈카츠가 나오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에는 먼저 받아볼 수 있는 샐러드를 먹으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작은 배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인증샷 해시태그 이벤트에 참여하면 음료수 한 캔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테이블에서 기다리는 사진을 찍고 직원 분께 보여드렸을 때는 "음식 사진을 함께 찍어서 올려주셔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셔서 다시 음식 사진을 촬영한 이후에 음료수 한 캔을 받을 수 있었다. 보통 밥을 먹을 때 탄산을 곁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나는 경우에 따라 그 선택이 바뀌는 스타일이다.

 

 당시 내가 탄산을 먹고자 했던 이유는 샐러드에 뿌린 땅콩 소스가 살짝 좀 달다 보니 느끼한 단맛을 잡아줄 수 있는 대체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기리는 김치가 따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평소 다른 곳에서 돈가스를 먹더라도 항상 김치를 곁들여 먹는 사람들은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그래도 뭐 곁들여진 장아찌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바로 메인이 되는 돈가스의 모습이다. 여기서는 돈가스가 아니라 돈카츠라고 말해야 하는데(일본식 돈가스를 가리키는 말이다), 내가 주문한 등심 카츠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 기리의 등심 카츠 정식

 

 기리에서 받아볼 수 있는 등심 카츠는 평범히 다른 가게에서 먹을 수 있는 등심 카츠가 아니라 이른바 '특등심'으로 불리는 그런 등심 카츠였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붉은 핏빛이 도는 부위는 덜 익은 게 아니라 원래 저렇게 먹는 부위로, 한입 베어 먹으면 고기의 쫄깃함과 함께 튀김의 바삭한 식감을 골고루 즐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솔직히 평점이 크게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많아서 반신반의를 하면서 기리를 찾았던 건데, 처음 등심 카츠 한 조각을 먹는 순간 나는 대단히 크게 만족할 수 있었다. 정말 부산대에 가서 먹은 돈가스 이후 정말 오랜만에 먹는 맛있는 돈가스라 입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역시 나는 국밥 같은 것도 좋지만 돈가스를 꼭 먹어줘야 했다. (웃음)

 

 해당 등심 카츠는 함께 나온 소금에 찍어 먹었을 때 가장 맛있었고, 살짝 물리기 시작할 때는 와사비를 곁들여서 먹거나 돈가스 소스를 찍어서 먹으면 마지막 한 조각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리에서 제공되는 밥을 본다면 쌀알이 아주 작은 밥이었는데… 알고 보니 이것도 비싼 쌀이었다.

 

 덕분에 등심 카츠와 함께 밥, 미소 된장국까지 맛있게 먹으면서 아주 만족할 수 있는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딱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김치가 없었다는 점일까? 장아찌도 충분히 매콤한 맛을 보충할 수 있는 장아찌였지만, 그래도 나는 개인적으로 김치와 함께 밥을 먹으면서 등심 카츠를 즐기고 싶었다.

 

▲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등심 카츠와 밥을 다 먹은 이후에는 후식으로 함께 놓여 있는 망고 푸딩을 먹었는데, 이 푸딩도 식감이나 맛이 훌륭하니 꼭 다 챙겨서 먹도록 하자. 흔히 소문난 맛집에 먹을 게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곳 부산 서면 돈가스 맛집 기리는 소문 그대로 아주 맛있는 돈카츠를 즐기면서 '오늘 만난 행복은 바로 이거야!'라며 만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혹시 부산 서면에서 맛있는, 절대 실패하지 않을 돈가스 맛집을 찾는다면 나는 기리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평소 일식 돈카츠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만족할 수 있는 맛집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음에 부산을 찾을 일이 있다면 다시 한번 더 찾아서 다른 카츠 메뉴도 한 번씩 모두 섭렵해보고 싶다.

 

 역시 맛있는 돈카츠는 점심 메뉴로 정답이었다! 오늘 부산 서면에서 점심을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다면, 한번 서면역 8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정도에 있는 기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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