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의 풍경 맛집 카페 '커피와 소나무'에서 즐긴 점심과 음료
- 여행/국내 여행기
- 2022. 2. 16. 09:02
지난 주말에 나는 어머니와 함께 창원에 사는 이모를 만나서 함안에 있는 입곡군립공원을 다녀왔다. 당시 입곡군립공원에서 단풍길을 간단히 한 바퀴를 돈 이후에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점심을 먹을 겸해서 함안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는 함안의 명소이자 예쁜 카페로 유명한 '커피와 소나무'를 찾기로 했다.
카페 이름이 '커피와 소나무'라는 점을 통해 이 카페가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해당 카페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도심의 다양한 건물이 들어선 상가에 있는 카페가 아니라 이름 그대로 소나무 곁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도심에서 떨어진 카페였다.
▲ 커피와 소나무 카페의 모습
카페 건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간단히 외부를 둘러볼 수도 있었는데,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정원을 본다면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해당 카페의 주인은 옆에 단독 주택을 지어서 거주하면서 카페로 이용할 수 있는 건물도 지어서 이렇게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거라고 한다. 와, 이거 정말 모두가 꿈꾸는 그런 삶이지 않을까?
건물이 예쁘게 지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 주변의 정원도 오픈 테라스 느낌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한 날에는 밖에서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곳을 소개한 이모는 "여름에 여기서 빙수 하나 시켜서 밖에서 먹으면 기가 막힌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말씀해주셨다.
▲ 커피와 소나무 정원
정원에는 단순히 임의로 만들어 놓는 테이블만 아니라 바위를 올려서 만든 테이블을 비롯해 다양한 조각상이 각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앙증맞게 만들어진 조각상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문득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의 조각상도 많아서 커피와 소나무를 이용할 때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것만이 아니라 산책을 하는 즐거움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와 어머니와 이모 세 사람은 간단히 외부를 둘러본 이후 카페 내부로 들어와서 음료를 주문했다.
▲ 커피와 소나무 카페 내부의 모습
카페 건물 내부는 총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도 제법 넓어서 굳이 2층에 올라갈 필요가 없었다. 물론, 2층에 올라간다면 바깥의 정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창이 있기 때문에 한번 올라가 보는 것도 좋았을 텐데 당시에는 그 생각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1층에서도 창을 통해 바깥 정원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피와 소나무는 카페라고 해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식사류도 판매하고 있었다. 식사류는 수제 돈까스가 딱 하나 있었는데, 당시 함안 입곡군립공원에서 약 1만 걸음을 걷고 온 터라 나는 이곳에서 간단히 음료를 마시면서 끼니를 때우는 게 아니라 수제 돈까스를 시켜서 제대로 식사 한 끼를 하고자 했다.
처음에는 나만 시키려고 했지만, 함께 온 이모도 밖에서 다른 걸 먹지 않을 거라면 지금 여기서 밥을 먹어야겠다면서 함께 수제 돈까스를 주문했다.
▲ 커피와 소나무 식사류 수제 돈까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수제 돈까스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돈까스 전문점도 아닌 카페에서 판매하는 돈까스는 대충 다 거기서 거기일 뿐만 아니라 괜스레 가격만 쓸데 없이 비싸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받아볼 수 있었던 수제 돈까스의 모습은 상당히 훌륭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맛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흔히 각 지역별로 유명한 돈까스 전문점의 돈까스와 비교했을 때는 돈까스의 퀄리티부터 시작해서 식감과 맛이 모두 굉장히 떨어지는 수준이기는 했지만, 일반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돈까스보다 조금 더 완성된 느낌의 돈까스였다고 생각한다. 괜스레 '수제 돈까스'라는 이름을 붙여서 한 개에 11,000원을 받는 메뉴가 아니었다.
그리고 함께 받아볼 수 있었던 밑반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샐러드와 깍두기, 피클, 소스 등도 나쁘지 않았다. 단, 함께 도착한 국물은 미소 된장국 같은 국물이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맑은 국물이었는데, 해당 국물은 나와 취향이 너무 달라서 한번 숟가락으로 마셔본 이후 손을 대지 않았다. 역시 다 좋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웃음)
▲ 커피와 소나무에서 주문한 디저트
돈까스를 드시지 않는 어머니는 허니 브레드 하나와 자몽차를 하나 주문하셨는데, 해당 허니 브레드는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었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한 조각 먹어보라고 했지만 당시 생각보다 돈까스의 양이 많았던 수제 돈까스를 먹느라 빵은 먹지 않았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된다면 그때 빵을 주문해서 먹어볼 생각이다.
식사류를 판매한다고 해도 역시 카페다 보니까 식사류보다는 카페에 걸맞은 메뉴를 주문해서 먹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당시에 수제 돈까스를 다 먹은 이후에 마실 게 물밖에 없다 보니 어머니와 이모가 자몽차를 마시는 동안 그냥 있기도 그래서 딸기 요거트 스무디를 한 개 주문해서 마시기로 했다.
▲ 커피와 소나무 딸기 요거트 스무디
나는 언제나 카페에 간다면 커피 같은 것보다 쉐이크를 주문해서 마시거나 요거트 스무디를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말 어떤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싶은 날에는 레몬차를 주문해서 마시는데, 이날은 수제 돈까스를 먹었다 보니 후식 디저트로 마실 것을 주문하다 보니 늘 평소처럼 딸기 요거트 스무디를 주문하게 되었다.
일단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양이 제법 풍족해서 나쁘지 않게 마실 수 있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딸기와 요거트를 조금 더 넣어서 더 부드럽게 갈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대체로 많은 카페의 요거트 스무디가 이런 형태로 판매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딱 그렇게 특별한 것 없이 대중적인 맛이었다.
그래도 이곳 커피와 소나무 카페는 카페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정원이 정말 풍경 맛집이기 때문에 뭘 먹거나 마셔도 풍경의 힘 입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통 가는 카페는 단순히 가까워서 가는 카페도 있겠지만, 때로는 이렇게 도심에서 훌쩍 떨어진 곳에 있는 풍경 맛집인 카페도 있을 테니까.
▲ 커피와 소나무에서 볼 수 있었던 대나무 꽃
나와 어머니와 이모는 카페의 정원에 핀 대나무 꽃을 구경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정말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풍경 맛집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았던 경남 함안에 위한 카페 커피와 소나무. 함안 입곡군립공원에서 차로 약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있기 때문에 공원을 찾았다면 한번 이곳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커피와 소나무에서 먹을 수 있었던 수제 돈까스 같은 경우에는 나처럼 평소 돈까스 전문점을 찾아다니면서 양질의 돈까스를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가볍게 한 끼 식사로 먹으려는 목적이나 혹은 카페에 아이들과 찾았는데 아이들이 빵이 아니라 돈까스를 먹고 싶다고 한다면 주문해도 나쁘지 않은 메뉴였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벚꽃 피는 계절이나 단풍이 붉게 물드는 계절에 함안 입곡군립공원을 찾게 된다면 재차 방문하고 싶은 그런 카페였다. 커피와 소나무. 다가오는 주말 경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을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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