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이스, 보이스 피싱은 남의 일이 아님을 보여주다
- 문화/문화와 방송
- 2021. 11. 13. 10:31
지난 금요일 저녁에 동생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VOD로 영화 <보이스>를 감상했다. 해당 영화 <보이스>는 우리가 센터장 강권주로 유명한 드라마 <보이스> 시리즈의 영화판이 아니라 '보이스피싱'이라는 범죄를 다루고 있는 변요한을 주연으로 한 영화로, 김무열과 김희원, 박명훈 등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상당수 출연한 영화다.
오늘날 뉴스와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고와 주의점을 보도해도 여전히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정말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거나 혹은 정말 우연의 우연이 겹쳐서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속아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건 절대 피해자의 잘못이라고 단정 지을 수가 없다.
평소 뉴스를 보면서 '왜 저런 거에 속아 넘어가는 거야? 바보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막상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영화 <보이스>는 바로 그렇게 보이스피싱은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이스피싱이 얼마나 악랄하게 오늘날 이루어지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주곤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 영화 보이스 중에서
영화 <보이스>를 보게 된다면 주인공 변요한은 형사 일을 하다가 그만둔 이후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공사장 현장을 찾은 한 수상쩍은 인물이 공사장 인근만을 통화 불가능 지역으로 만들어 버렸고, 공사장 인부들이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 동안 인부들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보이스피싱을 시도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처음에 '그럴 리가 없다'라면서 스스로 확인을 해보려고 했지만, 당사자는 연락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곳으로 건 전화도 보이스피싱범들이 자신들에게 오도록 해서 완전히 조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하나둘 속으면서 혹시나 내 가족이 잘못될까 싶어서 헐레벌떡 돈을 입금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게 모두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절망을 맛보게 된다. 자신이 보이스피싱을 당한 사실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고나 도움을 청해도 "어떻게 전화 한 통으로 그렇게 돈을 보내 주거나 할 수 있느냐?"라며 핀잔을 줄 뿐, 그 절망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드물다.
왜냐하면, 언론을 통해 볼 수 있는 혹은 종종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는 보이스피싱범들의 수법은 너무나 뻔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보이스>에서 볼 수 있는 보이스피싱범들이 사용하는 수단과 그들이 애초에 속이기로 작정한 타깃은 '치밀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악랄하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 영화 보이스 중에서
영화 <보이스>는 실제로 경찰이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했던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이전에 언론을 통해서 취업 준비생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이 제법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해당 취업 준비생에게 취업을 미끼로 돈을 입금 혹은 대출하는 것을 교묘히 권유해 보이스피싱범들이 돈을 가로챘다.
그야말로 정말 절박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사람을 제대로 속인 셈이다. 실제로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자신이 속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로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건 바보라서가 아니라 절박해서 당하는 셈이다.
영화 <보이스>는 보이스피싱이 이루어지는 이 과정을 모두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우리가 유사한 형태로 접근하는 보이스피싱범들에게 속지 않을 수 있는 경고를 던져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보이스피싱은 절대 뿌리가 쉽게 뽑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활개를 치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품게 해 주었다.
영화 자체는 액션 영화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보이스피싱의 몸통을 잡기 위해서 변요한이 조직 내부로 들어가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었다. <미스터 선샤인>을 통해 변요한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보았거나 이러한 범죄와의 전쟁을 그린 영화를 좋아한다면, 영화 <보이스>는 잠깐 시간을 내서 보아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 될 것이다.
보이스피싱은 당하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기를 치는 사람이 문제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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