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불안한 당신에게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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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우리는 2020년 12월이 아니라 해가 바뀐 2021년 1월을 살아가게 되었다. 새로운 한해를 맞아 많은 사람이 한편으로 들뜨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불안해 할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2021년도 20202년에 우리를 괴롭힌 코로나는 현재 진행형으로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2020년의 어려운 경제는 여전히 2021년을 맞이한 많은 자영업자의 목을 조이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수험생들과 취준생은 코로나가 말미암은 더욱더 좁아진 취업으로 가는 문을 열기 위해 바싹 긴장해야 한다.


 과연 우리는 2021년 새해는 2020년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마음 속에 그런 불안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는 새해부터 그런 불안을 느끼면서 걱정만 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에 생기고 마는 ‘불안’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감정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느끼는 불안을 마치 심약한 개인의 병처럼 취급해 자책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것이다. 살면서 누구나 안고 가는 감정이 불안이다. 욕망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인간은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억지로 싸워 이기려들기보다 조금 편안히 달래가며 살아보면 어떨까. 고집불통인 어린아이를 다독이듯 말이다. (본문 29)


 이 글을 쓰는 내가 느끼는 불안은 ‘나는 2020년보다 2021년에 조금 더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혹시 더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다. 먹고 사는 일이 안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나는 항상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매번 새해가 다가오면 많은 사람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면서 올해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항상 새해 목표는 길면 한 달, 짧으면 3일밖에 가지 못한 상태에서 흐지부지 되어버리고 만다. 우리의 평소 습관과 주변 환경이 그렇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고 하다가 올해도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자신의 모습에 불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나는 아직 올해 어떤 목표를 세우고 어떤 식으로 새 도전을 해나갈지 정하지 않았다. 2021년 1월 1일이라고 해서 당장 새해 목표를 정해야 할까?


 괜스레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해돋이를 보러가기 위해 동해로 향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처럼 굳이 새해 목표도 서둘러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새해 목표를 당장 생각하기 전에 일단 지금 당장 내 의지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천천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의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이든 해나가는 것. 이런 보텀업 방식은 니체가 말한 자유 의지와 닮았다. 니체는 말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자. 그렇지 않다면 아예 살지도 않겠다.”

목표가 불확실하고 원하는 바가 뚜렷하지 않은 것을 두고 많은 사람이 불안해한다. 그러나 자기가 잘 모르고 있을 뿐이지, 목표란 분명히 존재한다. 그 목표는 내가 지금 하는 많은 일들, 그 일들이 어떻게 엮이느냐에 따라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 어쩌면 정해지지 않아 더 매력적일지도 모른다.

나도 알지 못하는 내 목표가 있기에, 내 의지는 그에 따라 행동한다. 무엇을 위한 건지, 어디에 이를지 잘 모르지만,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훌륭한 길이 아닌 마음의 소리가 이끄는 길을 따라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 지금 내 행동을 이끄는 자유 의지가 아닐까. (중략)

그러니 지금 내 삶의 방식이 산발적으로 흩어진 보텀업이라고 불안해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그게 무엇이든 열심히, 내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본문 62)


 어떤 명확한 목표가 없더라도 오늘의 내 의지에 따라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몰라도 분명히 내가 원하는 일을 실천핵 위해서 자유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고 있다는 거다. 비록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할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보통 사람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만 명확한 목표가 생기고, 동기부여가 되고, 오늘을 더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렇게 한다면 누구도 부럽지 않은 오늘의 삶을 우리는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살이라는 게 절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만들어 흔히 ‘부 캐’로 불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어차피 해야 할 일을 좋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함께 할 수 있으면 최고다.



 오늘 2021년 1월 1일 아침에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책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는 이렇게 새해를 맞이해도 여러모로 불안한 것이 우리에게 불안을 의지로 이겨내야만 한다고 강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게 아닌, 우리의 불안이 어떤 불안인지 알고 대처하는 법에 대해서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해가 바뀌어 나이가 한 살 더 해지는 데에 대한 부담감, 올해는 반드시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밀려오는 여러 불안에 대해 다시금 천천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오늘의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당연한 일이다. 누구도 올해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비록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이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라고 해도 우리는 천천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진정한 의미로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단, 중요한 것은 불안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일이 지나친 자기 긍정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라는 책의 저자는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박상영 선수가 획득한 펜싱 금메달을 쥐며진 상황을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박상영 선수가 펜싱 금메달을 거머쥔 기적 같은 드라마를 기억하는 가? 20여 년간 펜싱계의 교과서로 불려온 게자 임레 선수에게 마지막 점수까지 몰려. 경기를 지켜보는 누구나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종료 몇 분을 앞둔 순간 박상영 선수는 ‘할 수 있다’는 말을 되뇌었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TV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본 우리도, 불가능할 것 같은 순간에 그 모습을 따라 하면서 비슷한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말 뒤에 숨어 있는 행동 계획이다. 상대방의 움직임과 작전을 어느 정도 눈치 채고, 남은 시간 동안 이런저런 작전을 통해 상대편 선수를 끌어들이고, 내가 가장 잘하는 찌르기를 통해 점수를 얻는다는 계획 말이다. 단순하게 말로만 ‘난 할 수 있다, 잘 될 거다’라고 외치고 아무 생각 없이 경기를 진행했더라면, 기적은 없었을 것이다. (본문 214)


 불안에 삼켜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안을 부정하며 가짜 긍정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내 마음 속의 불안을 인정하고, 나에게 불안을 안겨준 일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가기만 기다리면 우리는 성장하지 못한다.


 새롭게 시작한 한해를 맞아 내 마음의 불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걱정인 당신에게 책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책을 통해 속시원한 불안 대처법은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불안에 삼켜지거나 가짜 긍정을 경계할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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