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써봤니, 김민식 PD가 전하는 블로그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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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아침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지난 설날에 오랜만에 고등학교 시절 친구를 만났다. 자주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들이 아니라 가끔 연락이 오는 친구들이라 나는 “설날 연휴에 함 보자”라는 말에 내심 당황했다. 왜냐하면, 나는 우리가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어 만날 정도의 사이인지 알 수 없었고, 만나면 뭘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평소의 나는 누구에게 내가 먼저 연락해서 “여, 잘 지내고 있냐?”라고 묻는 스타일이 아니다. 어머니는 평소 내 모습을 보며 “너는 참 사람에게 정이 없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나는 누군가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 일이 낯설다. 특별한 용건 없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니까.


 나는 평소에도 사람과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입을 쉽게 열지 못한다. 막상 입을 열더라도 내가 하는 말은 어느새 ‘내’가 중심이 되어버리거나 이야기 소재가 떨어져 조용한 침묵만 이어진다. 그래서 이번 일본 인턴 연수 기간에 가진 교류회에서도 ‘장례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직접 말을 하는 것과 달리 매일 글을 쓰는 일은 항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친다. 왜냐하면, 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서 매일 책을 읽고 있고, 내가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얼른 글로 소개하고 싶어 아이패드와 무지 노트를 꺼내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쓰는 글은 항상 어떤 목적이 존재하고 있다.


 사람과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렵지만, ‘블로그’라는 공간을 통해 글을 쓰며 이야기를 나눌 때는 무척 쉬운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8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해 올 수 있었고 지금은 '작가'라는 꿈을 가질 수 있었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던 건 아니었지만, 계속하다 보니 좀 늘긴 늘었다. (웃음)


 오늘 소개할 책 <매일 아침 써봤니>의 저자 김민식 PD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일하는 나’와 ‘노는 나’가 만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자고요. 일하는 나에게만 시간을 주지 말고, 노는 나에게도 시간을 주세요. 아니, 더 많은 시간을 허락해주고 더 아껴주세요. 무엇을 하고 놀 때 더 즐거운지, 자신에게 자꾸 물어보세요. 인생을 사는 즐거움은 재미에서 나옵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진짜 공부입니다. 100세 시대, 우리는 아주아주 긴 시간 놀아야 하니까요. 지금 이 순간 즐거운 놀이를 찾아 열심히 놀아봅시다. 미래에 일의 기회를 만드는 건 ‘잘 노는 나’일 테니까요. (본문 29)


 나에게 지금 이 순간 즐거운 놀이는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소개하고,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감상을 전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블로그는 매일 같이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일상에서 내가 만나는 일을 전하는 공간이 되었고, 때때로 원고료를 받으며 글을 쓰며 작가를 꿈꾸게 해주었다.


 아직은 너무나 멀리 있는 꿈이고, 문학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내가 작가를 논한다는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우습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늘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하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있다. 오늘도 그렇다.



 책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게 된 이유는 작가가 ‘김민식 PD’이기 때문이다. 아마 많은 사람이 <1박 2일>과 <윤식당> 등으로 유명한 나영석 PD와 <무한도전>으로 유명한 김태호 PD는 알더라도, ‘김민식 PD’가 누구인지 잘 모를 수도 있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김민식 PD의 책을 읽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아주 우연히 만난 김민식 PD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을 통해 그 이름을 알았고, 책을 읽으면서 그가 나와 똑같은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블로그를 통해 작가로서 활동하는 데다 강연까지 한다는 이야기에 나는 내심 김민식 PD의 내력에 놀랐다.


 그래서 나는 더욱 그가 어떤 형태로 글쓰기에 대한 썰을 풀었는지 궁금해 책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었다. 그는 내가 그토록 바라는 블로그에 쓴 글을 기초로 종이책을 출판한 작가였고, 내가 한 번쯤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드라마 시나리오를 적거나 TV 프로그램 시나리오를 만들기도 했으니까.


 <매일 아침 써봤니>는 그가 PD가 된 이야기를 비롯해 자신이 얼마나 신나게 글쓰기를 즐기고 있고. 다른 사람 또한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을 통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는 한 사람으로서 고개를 끄덕인 부분도 많았고, 배우는 점도 많았다.


 책에서 읽은 여러 이야기 중 아래의 글을 먼저 소개하고 싶다.


요즘 저는 블로그를 통해 하루하루 나의 삶을 응원하며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합니다. 자랑하고 싶은 나의 모습을 블로그를 통해 세상에 알립니다. 저 자신을 칭찬하고 토닥여줍니다. “이런 책도 읽었어? 와, 너 멋지다”, “이야 자전거 타고 춘천까지 갔다고? 끝내주는걸?”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면서 조금씩 인생이 즐거워지고 표정이 밝아졌어요. 블로그에서 자랑하고 싶은 일로 하루를 채우려고 노력합니다. 독서나 여행, 영화 감상 등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삶이 즐거워졌어요. 블로그는 언제 어디서나 내 곁을 지켜주고,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든든한 친구입니다. (본문 53)


 김민식 PD가 블로그를 대하는 태도는 나와 무척 닮았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블로그를 통해서 나의 삶을 조금 더 응원할 수 있는 동기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나 스스로 ‘잘 할 수 있다.’라며 격려하고, 어릴 적에 겪은 일을 이겨내기 위해서 조금 더 따뜻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읽는다.


 처음 윗글을 읽었을 때는 작가가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다가 작가가 어릴 적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어 ‘김민식 PD’라는 작가에 더욱 동질감을 가질 수 있었고,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며 새로운 기회를 찾는 이야기가 즐거웠다.



 8년에 다다르는 세월 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나 또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조금 더 밝은 표정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게 되었고, 나에게 더 자신을 가지고 새로운 기회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로 작가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작가를 하나의 일로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다보면 이런 글을 만난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평범한 삶을 어떻게 하면 더 맛깔나게 들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쓰고 또 쓰고 고쳐 쓰는 것, 그게 바로 글쓰기를 훈련하는 방법입니다. 더 멋진 삶을 살기 전에는 굳이 내 삶을 기록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정말 죽이는 소재가 떠오르기 전에는 대본을 쓸 수 없다고 우기는 작가와 똑같습니다. 그런 자세로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힘들어요. 모든 비범한 이야기는 평범한 소재에서 출발하거든요.

대본이란 평범한 이야기 95퍼센트에 새로운 요소 5퍼센트를 가미한 것입니다. 그래야 대중에게 와닿아요. 주인공이나 이야기가 너무 비범하면 재미가 없어요. 현실감이 부족해서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되거든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봄 직한 이야기라야 비로소 몰입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예요. 평범한 일상의 기록이 더 재미있습니다. 쉽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비범한 삶을 꿈꾸기보다 비범한 기록을 꿈꿉니다. 매일매일 빠짐없이 평생을 기록한다면 이는 더는 평범한 기록이 아니에요. 한 사람의 인생 70년을 기록한다면 그것은 곧 시대의 기록이 되지 않을까요? 나의 삶이 곧 역사가 되는 길, 바로 블로그에 있어요. (본문 156)


 이 글을 읽으면서 정말 블로그에 쓴 글이 곧 나의 삶이고, 나의 역사 그 자체임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지금까지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 발행한 총 글은 2,995편이고, <미우의 소박한 이야기>에 발행한 글은 1,957편에 이른다. 두 블로그를 합쳐 4952편의 글을 쓴 것이다. 이건 무척 놀라운 일이다.




 매일 글을 쓰면서 어떤 때는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운 적도 있었고, 어떤 때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 생활비가 부족해 광고 글을 쓴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경험 또한 오늘 내가 더 다양한 글을 쓸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매일 하루에 글 세 개씩을 읽는다고 해도 1650일이 걸리는 양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쓰며 나의 오늘을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만 아니라 <매일 아침 써봤니> 작가처럼 종이책으로 책을 내기 위한 도전도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제 막 둥지를 튼 ‘작가’라는 꿈이 단순히 책을 집필하는 작가가 아니라 더욱 폭넓은 의미의 일이 되도록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내가 결과를 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다. 때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할 수도 있고, 제풀에 지쳐 노력을 멈춰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일까지 낱낱이 하나의 글로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매일 아침 써봤니>의 저자 김민식 PD는 이렇게도 말한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일단 한번 시도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표현되지 않은 재능은 그냥 머릿속 숱한 망상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유머의 세포들>이 재미난 웹툰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작가가 연재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세상 모든 일은 ‘일단 해봐야’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일단 시간 있느냐고 물어봐야 하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일단 뽑아 들고 첫 페이지를 넘겨봐야 하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일단 구성안 초안이라도 뽑아서 주위에 돌려야 합니다. 머릿속에서 맴도는 그 생각을 일단 블로그에 올려봅시다. 그게 베스트셀러를 위한 밑그림이 될지, 인생의 새로운 계기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본문 170)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을 단순히 생각만 하고 있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유튜브에 올리는 일을 통해 비로소 낯선 기회와 만날 준비를 하는 거다. 오늘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그냥 이 이야기를 하는 게 즐거울 뿐이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아니, 거짓말이다. 내 마음속에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고, 라이트 노벨 작가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고, 일본에서 살고 싶은 욕심도 있고, 쉽사리 글로 옮길 수 없는 욕심도 있다. 욕심이 없으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사람은 최소한의 욕심이 있어야 목적의식이 생기는 법이다.


 그러나 나는 내 욕심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거나 나를 괴롭히며 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는 오늘의 즐거움을 블로그에 기록하며 ‘지금, 여기’에 집중해서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할 뿐이다. 만약 당신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재미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매일 아침 써봤니>는 단순히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훈계를 하는 책이 아니다. 블로그를 취미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는 책이 아니다. 그냥 작가 김민식 PD가 얼마나 즐겁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지 말할 뿐이다. 그런데도 묘하게 작가의 이야기에 살며시 웃음을 띠게 된다. 왜? 즐거우니까.


 아직 내 이야기를 써보지 않은 사람에게 <매일 아침 써봤니>를 추천하고 싶다.


비범한 삶이라 기록하는 게 아니라 매일 기록하니까 비범한 삶이 되는 거라고 믿으며 오늘도 달립니다. (본문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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