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박시후, 할아버지 윽박에도 독립 선택
- 문화/문화와 방송
- 2017. 12. 16. 22:00
황금빛 내 인생 최도경(박시후), 혜성 손자 자격 요구 포기에도 독립 포기 안 해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점점 더 재미있는 전개가 그려지고 있다. 오늘 토요일(16일) 방송된 <황금빛 내 인생 31화>에서는 최도경(역 박시후)이 집안에 확실하게 독립을 선언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그는 독립 선언을 한 이후 자신이 가진 재산을 처분해 사업을 할 생각이었지만, 할아버지의 협박이 따라왔다.
혜성 그룹을 세운 할아버지는 "네 재산? 그건 네가 혜성 그룹의 손자이기 준 거야."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며 최도경의 독립을 막으려고 했다. 아마 할아버지의 입장에서는 최도경이 꺼낸 '독립'이 한낱 작은 흔들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진 것을 빼앗으면 취소할 거로 생각했던 거다.
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최도경은 눈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타격을 입어야 했다. 하지만 그가 가고자 한 '내 삶을 사는 길'과 서지안을 향한 마음은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다. 말문이 막혀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최도경은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모든 걸 그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집에서 나오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와, 저렇게 과감히 선택할 수 있다니! 멋지다!'라고 생각했다. 이게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습이겠지만,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이 고른 선택지에 확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 모습이 부러웠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는 항상 망설이기 마련이다. '과연 이 선택으로 나는 얻는 것과 잃는 것 무엇이 더 많을까?'라는 고민부터 시작해 만약 그 선택이 지금 가진 것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이라면, 우리는 쉽사리 그 선택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가진 걸 잃는 걸 무엇보다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버릴 줄 아는 용기, 포기할 줄 아는 용기는 쉽게 가질 수 없다. 자신의 손에 쥔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정신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말하고, 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용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늘 선택의 순간에 망설이며 발을 동동 구르는 거다.
그러나 <황금빛 내 인생> 같은 드라마처럼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흔들리면서도 과감히 자신의 선택을 밀고 간다. 그 앞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거나, 미처 거기까지 생각지 못한 순간적인 감정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앞으로 내딛는 것을 선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라는 건 너무나 멋지다.
우리가 항상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부러워하는 이유는 그런 선택에 대한 용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언제나 지금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 아등바등하고, 선택할 때도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최대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배운 '잘 사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나의 기준이 아리나 남의 기준으로 선택을 했다. 남만큼 잘 살기 위해서 대학에 가고, 고시 공부를 하고, 대기업에 입사하고자 지금 여기를 포기한다. 그렇게 남의 기준을 따라 삶을 채우는 것은 얼핏 보면 잘 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진짜 잘 사는 게 아니라는 걸 문득 느낄 때가 있다.
바로, 그때 우리 가슴 속에 맴도는 허무함은 '과연 내가 잘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그렇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여기'를 살아갈 필요가 있다. 절대 쉽지 않은 선택이고, 결과가 따라온다고 말할 수 없는 불확실한 선택을 말이다.
비록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이 글을 적는 나 또한 <황금빛 내 인생>의 박시후처럼 과감히 나를 위한 선택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얼마 전에도 내가 다니는 대학에서 모집하는 일본 인턴십 체험 기회에 '신청'과 '취소' 버튼을 몇 번이나 누르면서 '하아, 내가 진짜 할 수 있을까?'라며 망설였다.
아직은 '신청 완료' 표시가 뜨는 상태이지만, 솔직히 글을 쓰는 지금도 취소를 누르고 싶은 마음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신청 완료' 표시로 해둔 것은 '정말 내가 일본에서 살고 싶고,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면, 이번 경험을 토대로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선택은 우리의 끊임없는 내적 갈등을 가져온다. 이 선택을 한 내가 후회하지 않을지, 이 선택으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 선택으로 내가 잃게 될 것은 무엇인지…. 사람은 이러한 것을 따지며 살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결단을 밀고 나갈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그려진 박시후의 모습은 너무나 멋졌다. 과연 그가 어떤 모습으로 독립해 살아갈지 궁금하다. 드라마이기 때문에 현실과 달리 비현실적인 부분도 등장하겠지만,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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