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과장이 보여준 약자의 승리가 통쾌하면서도 씁쓸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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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 과장, 당연해야 할 승리였지만 답답함과 쓸쓸함이 있었던 승리


 최근 저녁에 <김과장>이라는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 주말에 휴식을 취하다 재방송을 잠깐 본 이후 내용에 흥미를 갖게 되어 VOD로 앞 이야기를 챙겨본 이후 꾸준히 본방 사수를 하고 있다. 9일에 방송된 <김 과장>은 TQ 리테일을 집어삼키려고 하는 서 이사를 막는 이야기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임금체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임금 체납만 아니라 최저 임금을 약속하고도 주지 않는 곳도 많고, 휴일 수당과 야근 수당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곳도 많다. 문제는 편의점주가 악의적으로 하는 것보다 어쩔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 점주 또한 본사에서 수수료로 떼어가거나 청구하는 비용이 많으니 남는 것을 챙기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거나 임금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24시간 혼자서 할 수 없으니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한다. 갑이 한 번 크게 베어먹은 파이를 을이 작게 베어 먹고, 또 다른 을에게 전해주는 꼴이다.


 9일 방송된 드라마 <김과장>은 이러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편의점 점주에게 왜 본사에 대항하지 않느냐고 토로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점주가 "넌 아직 어려서 사회가 어떤지 몰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모습. 오늘날 얼마나 많은 프랜차이즈 점주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까?


 우리는 그런 뉴스를 현실에서 종종 들을 수 있다. 본사 직원의 갑질에 자살을 한 점주 사건이 보도가 되어도 딱 그 순간만 갑은 잠시 고개를 숙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교묘한 갑질이 사람의 목을 조른다. 현실에서 약한 자는 쉽사리 이길 수가 없다. 비용과 시간 모두 절대적으로 불리하니까.


ⓒkbs 김과장


 드라마 <김 과장>에서는 김 과정이 TQ 본사 이사의 도움을 받아 로펌의 도움을 얻었고, 사내에서 도와주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서 이사의 약점을 잡아 TQ 그룹의 사과를 끌어냈다. 우리가 이 픽션 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호한 이유는 있을 수 없는 그 승리가 너무나 기뻤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주인공 김 과장이 서 이사를 복수심으로 막는 게 아니라 이야기 과정에서 그려진 을의 처지에 놓인 약자의 승리를 그렸다는 게 굉장히 멋졌다. 하지만 마냥 기쁘기만 한 게 아니라 가슴 한편으로는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픽션이었으니까.


 내가 다니는 대학의 한 교수님은 "영화나 드라마는 전부 다 허구다. 그런데 허구에 중독된 사람들이 그것을 진실로 믿는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절대 현실은 쉽게 잘 먹고 잘살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교양인이 되어야 한다고 한사코 말씀하셨다.


 아마 우리가 <김과장> 드라마를 통해서 본 약자의 통쾌한 승리를 보면서 손뼉을 치며 기뻐하면서도 가슴 한편으로 답답함을 느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드라마 <김과장>에서는 을을 도와주는 김과장 같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잔인하게도 현실은 그런 인물을 쉽게 기대할 수 없다.


ⓒkbs 김과장


 오늘 11시에 역사적인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대통령 탄핵 사안만 보더라도 그렇다. 일각에서는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특검에 많은 협조를 했다고 말하지만, 더 중요한 인물들은 굵은 자물쇠로 입을 꾹 잠근 채로 버티고 있다. 더욱이 우병우 전 수석 같은 인물은 제대로 수사조차 불가능하다.


 그래서 드라마 <김과장>은 통쾌하면서도 씁쓸했다. 현실을 알기에 우리는 마냥 드라마를 보면서 즐거워할 수가 없었다. 정말 한 편의 드라마처럼 갑에게 착취를 당하는 을이 갑을 이기는 일이 일어나고, 꼰대가 아니라 진짜 어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많은 사람이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적다.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거짓이 진실을 덮지 못하게 하는 것. 그리고 약자들끼리 모여서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 고작 그것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저 비겁하게 나쁜 어른, 꼰대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드라마 <김과장>은 픽션이라는 상황 속에서 나쁜 어른을 이기고,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 부디 이런 일이 '픽션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 오늘 우리 사회에서 좋은 어른이 늘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약자의 승리를 응원하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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