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유튜버를 꿈꾸는 일그러진 욕심
- 시사/사회와 정치
- 2017. 2. 18. 07:32
억대 연봉을 버는 스타 유튜버 시대, 스타 유튜버를 꿈꾸는 장래 범죄자들(?)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조물주보다 위대한 건물주에서 스타 유튜버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스타 유튜버들의 연봉이 억대에 이른다.'는 언론의 보도는 수저 계급론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커다란 자본이 없어도 재미있는 콘텐츠가 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흔히 우리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방 한 개의 작은 공간에서 출발해서 부와 성공을 손에 쥔 스타 유튜버의 성공 사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성공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례가 되었다. 유튜버가 유행하는 건 예측할 수 있는 사례였다.
유튜버의 성공 사례를 부추긴 원동력은 아프리카TV에서 활약한 스타 BJ들의 영향력이 컸다. 그들은 아프리카TV 라이브 방송으로 한 콘텐츠를 녹화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유튜브를 통해서 제2차 수익을 창출했다. 그리고 아프리카TV와 갈등이 빚어지자 유튜브로 이동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스타 유튜버들의 콘텐츠는 대체로 젊은 세대를 공략한 콘텐츠가 많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그런 콘텐츠를 접하며 스타 유튜버들의 성공 사례를 통해 '스타 유튜버'를 꿈꾸게 되었다. 조물주보다 위대한 건물주가 아니라 자유롭게 끼를 발휘하며 즐거움과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직업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스타 유튜버의 성공 사례는 아이들에게 마냥 좋은 영향만 끼치지 않았다. 아이들이 자신들이 직접 생산한 콘텐츠를 통해 창의적인 시도를 하는 건 좋았지만, 일부 유튜버가 대중의 관심을 끌어서 트랙픽을 높이기 위해 시도한 저질스럽거나 난폭한 행동을 따라 하는 일이 '사회 문제'로 대두했다.
얼마 전에 부산의 한 초등학생이 인터넷에 올릴 영상을 찍기 위해서 모르는 또래의 아이에게 시비를 걸고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책과 신문보다 인터넷과 유튜브 영상을 더 많이 접하는 요즘 아이들은 자극적인 콘텐츠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그 영향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있다.
개인 방송에서 은근히 노출하는 여성 BJ들을 보면서 새로운 여성 BJ도 비슷한 아이템으로 나가고, 막말을 통해서 소위 말하는 '또라이' 같다고 말하는 기행을 제작자를 따라 위험천만한 일을 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런 모습에서 스타 유튜버를 향한 뜨거운 열기와 함께 일그러진 욕심이 나타난 거다.
사실 그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면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그러한 사회적으로 혹은 도덕적으로 문제를 지적당할 수 있는 콘텐츠로 이미 자리를 잡은 제작자는 '본인의 독창적인 콘텐츠'라고 변명할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러 자극적인 콘텐츠를 통해 트랙픽을 높이려는 건 분명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몇 스타 유튜버의 탄생과 일화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많은 사람이 유튜버에 도전하고 있다. 그중에서 정말 알찬 콘텐츠로 자신의 채널을 꾸준히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콘텐츠는 '흥미도' 부분에서 게임과 막말을 섞어가는 제작자 혹은 기행을 일삼는 제작자에게 뒤처지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모두 본연적으로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어떤 음식을 먹고 리액션을 할 때 "맛있네." 한마디 하는 것보다 "오오오!" 하면서 호들갑을 어느 정도 떨어주면 더 흥미를 느끼는 법이다. 그래서 단순히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콘텐츠는 내용의 질이 조악하더라도 일단 자극적인 경향이 짙다.
분명히 스타 유튜버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일이 될 수 있다. 나 또한 블로그를 7년간 운영하면서 한 번도 손에 대지 못한 어마어마한 금액을 번다는 소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콘텐츠 재확산에 유튜브는 엄청 이상적인 매체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좋은 콘텐츠와 꾸준함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질 좋은 콘텐츠를 작성하는 유튜버도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스타 유튜버를 꿈꾼다면, 조잡한 콘텐츠로 흥미와 트랙픽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진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스타 유튜버를 향한 일그러진 욕심은 유튜브가 주는 황금 배지를 받기 전에 전과기록을 먼저 달게 될지도 모른다. 얼마 전 한 언론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접한 어느 초등학생이 일으킨 사건은 드문 사례가 아니다. 성인 중에서도 유튜브 스타를 욕심만으로 노리는 사람들은 비슷한 일을 자행하고 있다.
수저 계급 사회에서 너무나 빛나 보이는 스타 유튜버. 만약 유튜버를 꿈으로 하고자 한다면,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자신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해괴망측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로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언정, 절대 제대로 된 보람과 제대로 된 인간은 되지 못할 테니까.
▶ 스타 유튜버, 스타 블로거를 꿈꾸는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