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박사모 태극기 집회 보고 소름 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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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사로 잡힌 망령을 보는 듯 했던 부산 서면 자칭 보수 태극기 집회


 지난 2일 나는 지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부산 서면을 찾았다. 그곳에서 우연히 마이크 테스트를 하는 어떤 장소를 보게 되었다. 진행자로 보이는 사람은 마이크 음량을 빵빵하게 틀어 주변 사람에게 민폐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음량 테스트를 했다.


 지인과 그곳을 지나치며 "도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의자까지 쫙 배열해놓고."라고 말하며 귀를 막고 돌아섰다. 서면에서 돈까스로 유명한 맛집에서 점심을 먹은 이후 카페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태극기를 든 어르신들이 갑자기 한두 명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순간 확 느낌이 왔다.


 나와 지인은 "박사모 집회가 있나 본데!?"라며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었다. 아까 그 장소는 자칭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하는 장소였던 거다. 광화문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설마 서면에서 볼 수 있을 줄이야. 급히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박사모 태극기 집회가 열리는 곳에는 많은 어르신이 우후죽순 모여 열기를 올리고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분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그분은 한사코 언론을 가리켜 '거짓말쟁이'라고 말하거나 좌파를 편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기자였다고 말하면서 오늘날 자유를 누리는 기자들을 비판했다.


 아래의 영상은 당시 내가 짧은 시간 동안 걸음을 멈춰 본 박사모 태극기 집회의 영상이다.




 위 영상을 보면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힐 뿐만 아니라 살짝 무섭다는 소름이 끼친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하나의 특수한 종교집단 같은 모습이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어울리지 않는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은 좋은 나라!"라고 외치거나 마지막에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모습이 만들어졌다.


 태극기를 가지고 애국심을 더욱 높이기 위한 건전한 활동이라면 괜찮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명명백백하게 잘못이 밝혀지고 있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사건의 논점을 덮은 채, 오로지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 집회는 정상적인 집회라고 볼 수 없었다. 한숨이 저절로 나오면서 섬뜩함이 느껴졌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시작하며 혼란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의 이민자 정책은 미국을 불과 며칠 만에 수십 년 전으로 되돌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박근혜 정부는 바로 그 트럼프 정권과 같았다. 박근혜 정부 이후 한국은 유신 시절로 돌아갔고, 과거가 현재를 집어삼켰다.


 아직도 과거에 갇혀 살아가는 노년 세대 대다수가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 아직도 가짜 언론이 생산하는 거짓 뉴스에 속아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을 향해 어떻게 그런 낯 뜨거운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언성을 높일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이 벌인 일은 차마 입을 뗄 수 없는 일이 많았다.


 현재 특검은 청와대 압수 수색을 진행하기 위해서 날을 세우고 있다. 이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쉽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 이상한 인물과 단독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지지층을 모을 수 있는 발언을 조금씩 느닷없이 흘리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사건이 거짓 국민과 전면전이 되어가고 있다.


 말이 나오지 않는 태극기 집회를 잠시 구경하고 탄 지하철에서도 비슷한 말을 하는 할아버지 몇 분을 볼 수 있었다. 한 할아버지는 "김영삼 XXX, 그 XX가 김대중 대통령 하려고 이인제 쫓아냈잖아!" 등의 말을 하며 문재인과 박지원, 유승민 등을 열심히 껌 씹듯이 씹고 계셨다. 우리나라에 인물이 없다고 하며….


 태극기 집회를 보면서 정말 이번 대선에 우리 젊은 세대가 똑바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암흑기는 더욱 깊어질 것 같아 무서웠다. 부디 검토 중인 탄핵 결과가 하루 속히 결정되어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이 일이 멈추길 바란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한국이 더는 추락하면 정말 끝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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