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는 손자병법에서 배운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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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의 삶은 그저 살아가는 일이 전부가 아니다


 삶을 살면서 몇 번이나 이게 최선의 삶인지 고민할 때가 있다. 내가 오늘 선택한 일은 나를 위한 선택인지, 내가 미루기로 한 일은 나를 위한 선택인지. 겨우 27년의 인생을 살아왔을 뿐이지만 내 앞에는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있었고, 선택에 따른 책임이 요구되었다. 그래서 도망치고 싶었던 때가 있다.


 선택지를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데에서 도망친 나는 대학에 들어왔다. 남들처럼 입시 공부를 하면서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에 들어와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는 일조차 드물었고,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 그저 남들이 하니까, 해야만 한다고 하니까, 그렇게 시작했다.


 지금은 그 과정에서 하나의 답을 찾았다. 학교 수업이 아닌, 책과 강연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는 질문을 비로소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삶을 사는 데 지식은 필요하지만, 타인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했다. 지혜는 시험에 없었다.


 나는 삶을 살아가는 지혜, 삶을 살아가며 해야 할 질문을 책을 통해 찾았다. 몇 번이나 흔들리면서 '이렇게 한 일이 잘한 일일까?'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은 그 흔들림에서 끊임없이 이유를 찾아가고 있다.


 오늘 소개할 <곁에 두고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글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총과 칼이나 다름이 없이 요긴한 지혜는 도처에 있다. 지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멀기만(경원)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고 속된 것이기도 하다. 타인의 의견을 들어서 내 지혜를 보충하는 일, 지극히 상식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단순함과 인내할 때 인내할 줄 아는 것처럼 값진 보물은 없다. 이것은 수없이 반복되어 온 지난 역사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우리는 그 반복의 운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삶이 희망이 있다. (본문 35)



 <곁에 두고 읽는 손자병법>은 그동안 읽은 손자병법 책과 조금 다른 책이다. 이 책은 손자병법의 한 구절을 소개하면서 작가의 이야기를 곁들이고, 잠깐 멈출 수 있는 장을 통해 시 한 편을 소개하고 있다. 시와 손자병법과 짧은 이야기로 삶에 대한 독자에게 전하며 공감을 시도하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직접 적은 시를 통해 손자병법에 색다르게 접근한다. 덕분에 어려운 내용을 빨리빨리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없었다.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눈이 가는 한 부분에서 '나는 어떤 잘못을 했나?' '나는 어떤 일을 통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곁에 두고 읽는 손자병법>을 읽으면서 고개를 잠시 끄덕인 부분인 아래와 같다.


일상에서 하지 말아야 할 거소가 응당 해야 할 것을 가려서 살아가야 하지만 뜻하지 않게 엉뚱한 길로 들어서서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개인의 삶이 힘들어지는 것은 누가 그 사람을 위해 특별하게 힘든 상황을 만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세상이 나를 지목하여 어렵게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모든 것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다. (본문 170)


 내가 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인 이유는 살다가 뜻하지 않게 잘못 길을 들어섰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늘 실수를 하고, 실수를 통해 반성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사람이 가장 멍청한 동물이라는 말이 있는 듯하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배워야 한다고 하는 것 같다.


 <곁에 두고 읽는 손자병법>은 전체적으로 하나하나 인상 깊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부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과 작가가 무리해서 적어놓은 듯한 부분을 볼 수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 개인적인 판단이고, 내가 손자병법과 작가만큼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책 읽기를 한 탓일 수도 있다.


 어떤 책이라도 읽는 방법 확연히 달라진다. 책을 통해서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냥 넘기면 타인의 이야기일 뿐이고, 책을 통해서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지?'라는 질문을 하면 그것은 그때부터 나의 이야기가 된다. 그런 접근이 저절로 가능한 책이 좋은 책이다.


 그런 부분에 비추어볼 때, 나는 이 책은 썩 권해주고 싶지가 않다. 나쁘지 않은 책이지만,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어디까지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니, 서점에서 우연히 책을 만난다면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보기를 바란다. 결국, 손자병법은 그런 실천을 말하는 고전이니까.



 삶의 지혜를 공부하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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