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게임 종극, 소년소녀들을 집어삼키는 치명적인 유희
- 문화/독서와 기록
- 2016. 9. 16. 07:30
'왕'이 시작하는 저주받은 게임은 다시금 목숨을 집어삼킨다
사람의 생존 본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 사람은 날아오는 물체에 대해서 위협을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피한다. 지난날 한국에서 유례없는 강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순간적으로 책상 밑에 숨거나 건물 밖으로 피신한 대처 또한 우리가 생존을 위해 움직인 본능 중 하나다.
사람의 행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본능에 의존적이다. 무서워하면 도망치고, 화가 나면 자신도 모르게 손을 쓰고, 즐거우면 자연스럽게 웃는다. 생각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모두가 우발적으로 본능에 의한 반응이다. 그래서 예부터 성인은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항상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절제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화가 나더라도 화를 참고, 울고 싶어도 눈물을 참고, 웃고 싶어도 웃음을 참는다. 너무 감정을 참아서 문제가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감정을 속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걸 최선으로 여긴다.
만약 우리가 이런 감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동안 사람은 '감정을 참는 사회생활'을 통해서 억눌러온 감정을 드러내며 본성을 드러내게 된다. 본성이라고 말하기보다 순수하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면서 본능 그 자체로 움직이는 동물이 되어버린다.
오늘 소개할 <왕게임 종극>이라는 소설은 그런 인간의 본능을 그리는 소설이다. 사람이 가진 추악한 감정인 불신, 증오, 멸시 등의 감정과 함께 어려움 속에서도 그려지는 신뢰, 우정, 사랑 등의 감정이 대비되는 모습을 그린다. 잔인한 게임 속에서 펼쳐지는 본능과 이성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왕게임 종극, ⓒ노지
<왕게임 종극>은 <왕게임>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살아남은 카나자와 노부아키가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온 부분부터 <왕게임 종극> 이야기의 막을 올린다. 노부카이가 전학을 온 학교에는 '혼다 나츠코'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있었다. 이때부터 뭔가 수상한 느낌이 있었다.
전학을 온 노부아키는 사람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왕게임의 영향으로 남은 트라우마가 있는 듯 보였다. 그렇게 반에서 겉도는 노부아키에게 먼저 접근한 인물은 혼다 나츠코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분명히 나츠코가 수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이야기 전개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부아키가 전학을 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노부아키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한다.
6/3 목 00:00 보낸 사람 : 왕, 제목 : 왕게임, 본문 : 이것은 당신 반 전원이 참가하는 왕게임입니다. 왕의 명령은 절대적이므로 24시간 이내에 따라주세요. *도중 기권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명령1 : 남자 출석번호 7 카나자와 노부아키, 여자 출석번호 24 혼다 나츠코 두 사람이 키스한다 END
왕의 명령은 다시 시작한 것이었다. 노부아키는 처음에 이 메시지에서 등을 돌리려고 하지만, 나츠코가 먼저 다가와 그 명령을 실행한다. 과정이 조금 복잡하게 얽혀 있었지만, 첫 번째 왕의 명령은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고 무사히 넘어갔다. 하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인 지옥의 문이 활짝 열린다.
왕의 명령이 복수에게 다양한 명령이 전달되었고, 반 멤버는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 생긴다. 그러나 혼다 나츠코는 이 갈등을 이용해서 교묘하게 수를 놓고, 노부아키를 왕으로 몰아붙이면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때부터 인간의 본능과 악랄한 감정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왕게임 종극, ⓒ노지
혼다 나츠코는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인간이 드러내는 생존 욕구를 적절히 자극하며 모두가 싸우도록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 그녀는 왕의 명령을 수행하면서 모두보다 위에 서기 위한 발판을 찾았다. 노부아키는 한 번 희생을 당할 뻔했지만, 혼다 나츠코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노부아키는 신뢰와 협력이라는 빛에 가까운 입장이고, 나츠코는 불신과 갈등이라는 어둠에 가까운 입장이었다. 노부아키는 왕게임에 대한 힌트를 찾기 위해서 다시 요나키 마을을 방문하고, 테루아키를 비롯한 믿을 수 있는 동료를 얻어 더이상 나츠코가 모두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을 멈추게 한다.
하지만 생존 욕구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이기심은 어쩔 수 없었다. 노부아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유지하면서 주변의 협력을 얻는다. 그렇게 <왕게임 종극>편은 서서히 이야기를 진행하면서도 빠르게 인물을 줄여나간다. 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 죄책감에 흔들리는 사람 등 차례차례.
<왕게임 종극>은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왕게임의 진실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힌트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나츠코의 할머니가 종언에 남긴 메시지와 노부아키가 받은 전화로 왕게임이 의지를 가진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다. 그럼에도 왕게임은 끝나지 않았고, 종극 편은 최악의 결착을 맺는다.
과연 <왕게임 종극> 마지막에 남겨진 새로운 왕게임은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되는 걸까? 노부아키와 마찬가지로 왕게임의 생존자인 나츠코가 겪은 왕게임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되었던 걸까? 모두가 걸어온 과정에 왕게임의 힌트는 있었고, 퍼즐은 희생을 통해서 앞으로 맞추어질 것 같았다.
소년·소녀들을 집어삼키는 치명적인 유희, 왕게임. 왕게임은 현실에서도 종종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게임이라고 한다. 만약 그 왕게임이 사람의 목숨을 쥔 채 흔들 수 있고, 인간을 절체절명으로 내몬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게 될까? 분명히 섬뜩하면서도, 한 번은 부딪혀보고 싶은 게임이지 않을까?
다음 이야기에 해당하는 <왕게임 멸망> 편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척 기대된다. 여름은 지났지만, 귀뚜라미가 우는 가을밤에 <왕게임> 소설을 읽어보자. 분명히 한여름 밤의 이상으로 섬뜩한 분위기 속에서 소름이 돋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정말 치명적인 유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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