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서 강하게 느껴진 경주 지진의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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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화들짝 놀란 한국 역대 최강 지진, 그리고 일어난 김해의 사건


 한국은 절대 지진 안전 지역이 아니라는 말을 고등학교 수업 때 들었다. 지리 수업과 과학 수업에서 한반도가 어느 대륙판 위에 놓여 있고, 일본의 지진이 발생하는 것처럼 한국도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마 나와 같은 20대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거다.


 일본처럼 강한 지진은 일어나지 않지만, 한반도는 꾸준히 여진이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한때 <해운대>라는 영화를 통해서 지진 이후에 일어나는 쓰나미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열기를 띠기도 했다. 지진은 멀리 있는 것 같았지만,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단지, 우리는 착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어제(12일) 발생한 강진은 그 착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착각인지 알게 해주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흔들림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지진이 일어났다는 걸 깨닫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모두 걱정스러운 심정을 토로하며 건물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나 또한 어제 첫 지진이 발생한 7시 40분쯤에 피아노 레슨을 받다가 정말 놀랐었다.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건물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2010년에 일본을 여행할 당시에도 비슷한 진도를 느낀 적이 있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흔들리니 상상 이상으로 무서웠다.


ⓒjtbc 뉴스룸


 선생님과 나, 그리고 다른 학생과 원장 선생님까지 모두 밖으로 나가 상황을 살폈다. 밖으로 나와 있는 사람도 있었고,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밖에 나가 있으니 옆 건물 사람들도 나와서 "건물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라며 몇 분이 나오셨다. 정말 모두가 놀란 상황이었다.


 기다리던 재난 안전문자 정보는 뒤늦게 도착했고, 카카오톡이 마비되거나 갑작스레 인터넷이 되지 않아서 꽤 걱정을 했다. 몇 사람은 '한국의 안전불감증이 또 이런 데서 드러난다.'고 비판하기도 했고, 나는 혹시 원자력 발전소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지 걱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한국이니까.


 다행히 그런 일은 없는 듯, 정상 접속이 된 인터넷에서는 그런 정보를 전혀 볼 수 없었다. 지진을 직접 겪으면서 후들후들 힘이 빠진 몸을 의자에 앉히고, 피아노 레슨을 마저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날이 날인만큼 로또 복권을 구매하려고 갔는데, 그때 두 번째 지진이 발생했다.


 자전거를 복권 가게 앞에 세우자마자 심하게 흔들렸고, 복권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박으로 뛰쳐나왔다. 가게 주인아주머니는 "내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셨다. 땅 위에 서 있어도 그 진동이 크게 느껴졌을 정도니 다른 사람의 불안감은 쉽게 상상이 간다.


ⓒ김해 실시간 상황


 그런데 실제로 그런 불안함이 괜한 걱정이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 같다. 김해에 있는 아이스퀘어 건물에서 더파티 뷔페 천장에 문제가 발생했고, 건물 기둥이 어긋나는 증상이 발생했다며 실시간 제보로 올라왔다. 동생이 이 사실을 말해주어 알게 되었는데,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 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아이스퀘어 건물의 부실 공사를 이번에 철저히 조사하고, 특검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저 건물이 부실공사가 밝혀져 무너졌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쳤을까? 지진의 근원지인 경주가 아닌 김해에서 이 정도라면, 경주에 있는 부실공사가 의심되는 건물은 도대체 얼마나 피해가 있었을지….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많은 사람이 아파트 밖으로 나와 있었다. 모두 '불안해서 집에 있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8시 40분경에 전화도 되지 않고, 카카오톡도 되지 않는 터라 무슨 큰일이 발생한 건 아닌지 꽤 걱정되었다. 다행히도 이후 뉴스를 보니 큰 피해는 없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마, 무너지면 죽으면 되지. 뭔 걱정을 그리 해샀노?"라며 덤덤한 모습을 보이셨지만, 나는 학원에서 느낀 진동과 복권 가게 앞에서 느낀 진동 때문에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뉴스보도를 지켜보면서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이 역대 최강이고, 여진이 계속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학교 시절 배운 과학 상식을 통해서 지진의 흐름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흔들리는 것을 체험하니 너무 놀라웠다. 대학에서 알게 된 일본 유학생에게 "괜찮아요?"라고 물어보니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요. 일본인은 익숙하니까요."라며 친구들이 놀란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고 말했다.


 역시 일본은 이 정도 지진은 지진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은 지진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정보가 너무 없었고, 이번에 남한 전체에 느껴진 강진은 분명히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일어난 지진이 '특이한 사례'에 그치지 않고, 다음에는 더 커다란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어쨌든, 이번 지진이 큰 인명 피해가 없이 무사히 종료된 것 같아 다행이다. 분명히 오늘 기사 제목으로 "한반도 역대 최대 지진, 여전한 안전불감증 이대로 괜찮나?", "박근혜 대통령, 지진 안전 기지 설립 국회에 요구해..." 같은 글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한국은 쉽게 바뀌지 않겠지만… 김해 아이스퀘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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