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말 좀 들어라,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담은 소설

따뜻함이라는 감정이 사라져가는 오늘 추천하고 싶은 소설


 오늘 우리가 사는 요즘은 따뜻한 온도를 나누는 일이 힘들어졌습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 갈등 속에서 우리는 남을 걱정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걱정해야 하고, 어릴 때부터 내몰리는 경쟁은 친구가 아니라 경쟁자가 되어 작은 파이를 갖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점점 감정은 메말라 가고 있죠.


 우리나라에서 인성교육이 문제가 되고, 요즘 아이들이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 모르겠다는 한탄의 소리가 자주 나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어버린 이유가 어떤 특별한 원인이 있는 게 아니라 감정을 배제하고, 무조건 어른이 시키는 대로 판단하게 하는 그 사소한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읽은 조벽 교수님의 <인성이 실력이다>이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우리가 인성교육에 소극적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반인성교육'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걱정됩니다.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공부벌레'같이 키우라고 선동합니다.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초.중.고까지 13~15년을 공부벌레로 살아온 아이들이 결국 '버러지 같은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본문 23)


 물론 공부는 중요하겠죠. 하지만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모든 게 용서가 되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종종 말하는 "공부를 못하면 인성은 좋아야지."라는 말. 정말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마치 인성이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갖춰야 하는 덕목이고, 공부를 잘하면 인성이 없어도 된다는 것 같잖아요?


 이건 정말 우리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생각으로 공부에 접근했고, 사람의 감정이 아니라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결과만 바라보며 접근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릴 때 아이들은 정말 순수하고 맑은데, 점점 고학년이 되어갈수록 눈에서 빛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감성 교육이 중요합니다. 감성 교육을 학교와 가정에서 해주지 못한다면 아이는 괴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인성교육이니 뭐다해서 많은 말이 있지만, 가장 좋은 감성 교육은 책을 읽는 일입니다. 소설과 수필, 시 등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감성의 깊이를 알아가는 것이죠.


 저는 꽤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감동적인 책을 읽거나, 감동적인 만화를 읽거나,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을 보면 곧잘 울기 때문입니다. 워낙 잘 울어서 어릴 때는 이걸로 '여자아이 같다.'면서 놀림을 당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저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드러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제가 읽은 여러 책 중에서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의 한 작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대단히 감동적인 작품이라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눈물을 흘렀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작품이 뭐가 감동적이냐?'면서 비판하기도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따뜻한 가족 이야기이기 때문에 정말 좋게 읽은 작품입니다.


 그 작품의 이름은 <아빠 말 좀 들어라!>입니다. 뭔가 제목만 보아서는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가 그려질 것 같지 않나요? 제목만 보고 종종 내용을 유추하기 어려운 게 라이트 노벨이 가진 특징 중 하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읽으면 상당히 감동적이라 분명히 마음에 들 거라 생각해요.


아빠 말 좀 들어라, ⓒ노지


이 작품의 간략한 전개를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세가와 유타는 누나 부부가 비행기 사고에 휘말린 것을 계기로 타카나시 소라, 미우, 히나 세 자매를 맡아 키우기로 결심했다. 대학교 1학년생인 유타는 다다미 여섯 장짜리 크기의 작은 방에서 세 자매와 생활을 시작한다. 대학 친구들의 협력으로 세 자매와 친척들의 신뢰를 쟁취한 유타는 이케부쿠로의 타카나시 가에서 세 자매를 키우게 된다. 수많은 생활의 고난을 극복하고, 나이든 주베를 떠맡아 키우고, 미우의 친엄마인 사샤와 재회를 거쳐 유타와 아이들의 생활은 안정되어 간다. 1년 간의 공동생활 동안 히나는 주베의 죽음으로 부모님의 죽음을 이해하고, 사샤와의 관계도 안정되어 세 자매는 부쩍 성장해 간다. (아빠 말 좀 들어라 18권, 줄거리 요약 부분)


 주인공 세가와 유타는 평범한 대학교 1학년생이지만, 그는 누나 부부가 비행기 사고로 행방불명이 된 것으로 계기로 누나 부부의 세 자매를 혼자 맡아 키웁니다. 그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 자매는 친척들에 의해서 강제로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여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는 과감히 앞에 나섰습니다.


 유타가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과거 자신의 누나 세가와 유리 또한 그렇게 했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을 잃고 나서 흩어질 뻔했던 세가와 남매는 누나가 둘이서 함께 살겠다고 결심한 덕분에 흩어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둘이서 함께 살면서 누나와 따로 독립해 그는 살아가고 있었죠.


 유리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던 유타는 이번에 자신이 누나의 아이들에게 용기를 줄 차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다다미 여섯 장짜리 크기의 작은 방에서 보내는 나날은 힘들었지만, 유타는 아르바이트를 늘려가면서 세 자매를 위하고자 했고, 세 자매 또한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낯선 가족이 진정한 의미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 <아빠 말 좀 들어라!>가 가진 이야기입니다. 주변 친척 어른들에게 인정을 받고, 그 험난한 과정 곳곳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장면이 있었고, 책을 읽는 동안 가족의 따뜻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좋은 작품이었어요.


아빠 말 좀 들어라, ⓒ노지


 저는 '따뜻한 가족'과는 제법 거리가 먼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요즘에는 이혼 가정이나 다툼이 있는 가정은 그리 드물지 않지만, 그때는 대외적으로 티를 내는 게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작은 폭력을 사용한 아버지로 인해 집에 경찰이 온 적도 있었고, 솔직히 제 마음이 무너진 적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빠 말 좀 들어라>는 저에게 더욱 특별한 작품이었습니다. 우연히 1, 2, 3권을 읽은 이후로 완전히 작품에 반해서 꾸준히 읽었고, 국내에 정식 발매가 늦어지자 일본어를 공부해서 일본어 원서로 구매해서 읽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 덕분에 일본어 실력도 늘었고, 따뜻한 감정을 듬뿍 만났습니다.


 뭔가 책의 어떤 부분을 인용해서 소개하고 싶은데, 소설 형식이라 소개하는 일이 어려워 무척 답답합니다. 서로를 지탱해주고,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그린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18권에 이르러서 주인공과 등장인물 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며 끝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라이트 노벨이라고, 어떤 사람은 라이트 노벨계에 흔히 있는 하렘 작품이라고 말하며 비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이 작품은 용기를 준 굉장히 특별한 작품이었고, 요즘에도 살아가는 일이 힘들 때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고 싶은 소설 중 하나입니다.


 요즘처럼 감정이 점점 무뎌지는 시대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는 일은 단순한 독서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라이트 노벨 장르에서 이 작품만큼 감동적인 작품이 또 있을까 싶어요. <아빠 말 좀 들어라>의 작가 마츠 토모히로 씨는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이제 더는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저도 마츠 토모히로 씨처럼 라이트 노벨 작가로 데뷔한다면 이렇게 감동적인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작가로 데뷔하지 않고, 후기를 쓰며 블로그를 운영해도 이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글은 감정이 있어야 생명을 얻으니까요.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건 사람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글이 아닐까요?


 공부만 하고, 일만 하는 삶은 사람의 몸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피폐하게 만듭니다. 마음이 엉망이 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일 리가 만무하죠. 그래서 오랜만에 마음이 움직이는 소설을 읽고 싶은 분께 저는 <아빠 말 좀 들어라!>이라는 라이트 노벨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1권에서 18권까지 있는 작품이라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이 읽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라이트 노벨이 배치된 경우는 꽤 드물겠지만, 혹시 도서관에서 이 작품을 만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설도 3권까지 정도면 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우스갯소리로 글을 마무리 하고 싶습니니다. 저도 다음에 작품 속 주인공 같은 딸을 갖거나 여자 주인공을 만나고 싶습니다. (웃음) (추신. 이 글은 아래의 영상으로 들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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