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는 역사에서 벗어나 단박에 한국사 이해하기
- 문화/독서와 기록
- 2016. 9. 6. 07:30
단박에 한국사, 역사는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다
역사를 아는 일은 중요하다. 단재 신채호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역사는 오늘 우리가 내일을 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마 많은 사람에게 역사가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열의 열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역사는 우리가 한목소리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역사를 알기 위해서 특별한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열의 아홉은 고개를 가로저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중고등학교 때 수업 시간에 역사를 배운 이후, 솔직한 심정으로 책을 읽지 않는 이상 역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영화, 드라마를 통하지 않는 이상 거의 전무하다.
사람들은 사는 게 바빠서 그렇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역사를 너무 재미없게 배웠기 때문이다. 재미없게 배우기만 한 게 아니라 전혀 중요하다고 여기지 못했다.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는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암기하는 과목이었다. 암기만 잘하면 점수가 나왔다.
역사적으로 이 일이 왜 일어났고, 이 일이 어떻게 오늘에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외우라고 하니 외웠고, 연도 파악이 중요하다고 해서 연도를 외웠다. 외울 게 많은 역사는 필수 과목이 지정되지 않기에 고등학교에서 선택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역사는 우리와 너무 멀었다.
단박에 한국사, ⓒ미우
얼마 전에 나는 <단박에 한국사>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근대 한국사를 정리하고 있는 책으로, 제목처럼 책 한 권으로 단박에 한국사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사를 압축 요약한 책이라 사람들은 책을 읽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서 읽어보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언제나 외워야만 했다.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 당시에 중국과 일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외우는 것으로 접근했다. 이는 잘못된 접근 방법이다.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외우는 게 아니라 '왜?'라는 접근을 통해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똑바로 알 수 있다.
<단박에 한국사>는 제목이 '한국사'라고 해서 한국의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중국과 일본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함께 말한다. 장마다 일본과 중국을 따로 나누어서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고, 일본과 중국의 상황이 한국의 근대사에 미친 영향을 설명한다.
만화로 그려진 한 장의 일러스트를 가지고 먼저 눈에 띄는 사건을 정리한다. 그리고 스토리텔링 형식을 통해 역사를 설명한다. 일부는 조금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시험을 치기 위한 역사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조금 부담이 덜하다. 아래에서 군함도 이야기를 읽어보자.
나가사키 현에는 하시마 탄광이 있습니다.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노동자들이 얼마나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던지 '지옥섬'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섬 모양이 군함과 닮았다고 해서 '군함도'라고 알려졌기도 하고요. 2015년에 이곳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도 했습니다. 이곳의 탄광은 바다 아래에 있는 해저 탄광이어서 습도가 높았고 갱도가 좁아서 몹시 덥고 유독가스도 수시로 분출되었습니다. 막장 구조까지 매우 불편해서 광부들은 거의 몸을 눕다시피 해서 탄을 캐야 했다고 합니다. 물론 구타도 매우 심했고요. 간신히 살아서 가족이 있는 사할린으로 돌아갔다가 후유증으로 사망했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탈출하고 싶어도 물살이 워낙 세서 성공한 예가 없다고 해요. 그럼에도 탈출을 시도했다가 물살에 휩쓸려 죽거나 막장 간부들에게 붙잡혀 매질을 당해 죽는 경우도 만많았다고 합니다. (본문 478)
단박에 한국사, ⓒ미우
지옥섬으로 불리는 군함도는 현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섬이다. 한국 언론에서는 일본의 이런 행보를 비판하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이 일본을 욕했지만, 일본이 저런 일을 통해서 무엇을 감추려고 하는지 아는 사람은 적었다. 군함도를 처음 듣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그저 아직도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연결해서 보아야 한다. 역사는 단순한 맥락만 보는 게 아니라 왜 저런 일을 하려는지 전체적인 부분을 볼 때, 비로소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했던 외우기만 한 역사는 '연도는 알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역사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무엇이든지 모르면 재미없는 법이다. 모르면 알아야 하고, 알기 위해서는 그냥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의 역사 교육은 무조건 외워야 했다. 더욱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현대사는 교묘하게 추가되거나 빠지는 '치욕'이 있었다. 이제 그런 일은 없어져야 한다.
오늘 소개한 <단박에 한국사>는 그런 필터링에서 벗어나 한국과 일본 중국 세 나라를 중심으로 한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내가 천재가 아니라서 이 책을 한 번에 다 읽지 못하듯, 이 글을 읽는 독자도 그럴 거로 생각한다. 이 책을 곁에 놓아두고 스마트폰으로 놀고 싶을 때마다 읽어보자.
만약 그렇게 역사를 조금씩 쌓아가고, 이해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일본은 그냥 나빠! 중국은 그냥 싫어!'라고 말하지만 않게 될 것이다. 역사는 기본적인 교양 과목이고, 암기 과목이 아닌 이해 과목이다.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잡는 이 책이 외우는 역사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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