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인간 알르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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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인간 혐오주의가 커지는 오늘날 우리가 읽어야 할 책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그동안 가슴에 쌓여있던 화가 폭발하는 것처럼 상대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리는 흙수저와 금수저로 대립하며 화를 냈었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공식적으로 보도되면서 기업가의 악행에 화를 냈었고, 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남녀차별로 화를 내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혐오'라는 단어 없이는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게 어려워진 것 같다. 도대체 어디부터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혐오'라는 감정이 생기고, 이토록 사람이 사람을 꺼리는 감정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어버린 걸까?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알레르기가 현대인에게 만연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 사회에서 인간 알레르기 역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잡균이 없는 청결한 환경이 알레르기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이 부족하고 격리되어 있는 환경은 인간 알레르기를 촉진한다. 개개인이 통제 가능한 여러 시스템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자기 뜻대로 조종할 수 없는 타인이란 존재는 불쾌함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도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아이를 등에 업거나, 포옹하거나, 손을 잡는 등의 스킨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그 현상을 부채질한다. ...

학대, 집단 따돌림, 괴롭힘, 가정 폭력, 이혼 같은 비교적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문제들은 인간 알레르기의 증가를 알려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본분 190)


 사람이 사람을 꺼리는 현상을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저자는 '인간 알레르기'라고 말한다. 이런 인간 알레르기는 특히 한국 사회가 가진 지나친 경쟁에 내몰리고, 결과에 따라 심각한 차별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에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살펴보면 쉽게 수긍이 간다.


 강남역 살인 사건도 그런 사례 중 한 명이고, YTN 뉴스를 통해서 접한 담배 2개비 때문에 시비가 붙어서 싸우다가 칼부림을 한 고교생의 사건도 그런 사례다. 인간 알레르기를 통해서 격해진 자신의 감정이 폭력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고, 이것은 넓게 퍼져 하나의 사회 문제가 되었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노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는 인간 알레르기 증상을 통해서 오늘날 우리가 겪는 갖은 심리적 문제와 인간관계 문제를 해석하고, 어떻게 하면 인간 알레르기 증상을 극복할 수 있는지 말하는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혐오에 빠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은 제일 먼저 인간 알레르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보이는 몇 가지 행동을 정리해서 말한다. 마음속 어딘가에 사람에 대한 거부감을 품고,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고,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보고, 술과 담배에 의존하는 등의 사례를 말하는데, 그중에서 나는 아래의 사례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 알레르기인 사람은 자존심이 세고, 경계심이 강해서 자신의 약점을 내보이지 못한다. 그래서 고민이나 강한 분노를 마음속에 쌓아두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해버리고 만다. 그중에는 사랑받지 못하고 학대받은 것에 대한 분노가 많은데, 타인에게 부정당하거나 반발을 사면 그 상처가 선명히 되살아나 분노의 스위치가 작동하고 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그것은 다양한 감정 중 하나이며 우리 인생에도 적절히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인간 알레르기인 사람은 감정 변화의 폭이 좁다. 겉으로는 싹싹하게 행동해도, 마음속에는 분노와 증오만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감정은 아주 사소한 계기로 겉으로 드러난다. 살얼음 아래에 숨겨진 분노의 폭탄이 언젠가는 증오라는 기폭제로 터지게 되는 것이다. (본문 24)


 나는 한때 '분노 조절 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로 화를 조절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내가 하는 일에서 내가 원한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주체할 수 없었던 때가 있었고, 어느 행사장에서 몹시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진행에 화가 나서 욕을 했던 적도 있었다. 언제 증오가 화로 터질지 몰랐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지금도 종종 그런 증세를 보일 때가 있다. 지나고 보면 그냥 조용히 불평을 혼잣말로 해도 되는 상황인데, 그 순간에 너무 욱해버려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침착하자, 침착하자.'라고 말하며 어느 정도 조절을 할 수 있지만, 조절이 안 될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여럿이 단체로 행동하면서 참여해야 하는 곳에는 부담감이 너무 크다. 외국어 대학인 우리 대학은 여름 방학에 단체로 일본으로 가는 어떤 제도가 있는데, 그런 행사에 지원해보고 싶어도 '혹시 내가 거기서 폭발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너무 커서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이런 걱정은 인간 알레르기를 악화하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람과 어울리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기에 괜히 나 자신에게 '넌 못났어.'라며 자책할 수 있고, 멀쩡히 상대방과 잘 지내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트라우마가 되어 자신을 끝없이 괴롭히며 자존감을 낮추기 때문이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노지


 나는 이러한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책을 읽었고, 블로그를 통해 내가 느낀 감정과 솔직한 심정을 글로 옮겨보면서 나를 마주해보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내 마음에 생긴 그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폭발할 것 같았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면서 생각을 정리해야 가라앉을 수 있었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책의 저자는 인간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또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과 자기 성찰이라는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나도 모르게 책을 통해서 공감 능력을 회복하고자 했고, 글을 쓰면서 자기 성찰이라는 과정을 통과하며 이를 극복하고 있었다.


인간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또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열쇠가 필요하다.

하나는 공감 능력이다. 단순히 상대방에게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다. 공감 능력이 약하면 상대방의 사정이나 기분을 알아채기 어렵고, 자신의 처지나 불이익만 생각하고 만다.

또 하나는 자기 성찰이다. 자신을 돌이켜봄으로써 언뜻 상대방의 문제로 보이는 것도 자신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이 행동 개선으로 이어져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자기 성찰이 부족하면 상대방이 잘못을 지적했을 때 자신을 공격한다고 받아들인다. 공격하는 사람은 적으로 판단해 복수하려고 반박하거나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솔직히 반성하지 못하므로 행동 개선도 할 수 없고 마찰만 늘어난다. (본문 212)


 지금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공감 능력과 자기 성찰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우리는 오로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경쟁해야 한다. 상대방을 적으로 여겨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 혐오의 감정은 자연히 싹틀 수밖에 없고, 공감 능력을 줄어들어 자연히 마찰을 겪게 된다.


 학교 폭력은 날이 갈수록 수위가 심해지고 있고, 10대 사춘기의 방황으로 정리해버리기에 그 시절에 품은 감정이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점점 커진 인간 알레르기 증상은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폭발해서 부딪히는 것 말고는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인간 알레르기를 극복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안정된 신뢰 관계를 회복하기가 힘들다. 부모와 자식 간의 대립, 친구와 친구 사이의 대립, 연인 사이의 대립, 부부 사이의 대립, 선생님과 학생의 대립은 모두 하나같이 인간 알레르기 증상에서 출발하여 그 문제를 직접 마주하지 못한 탓일지도 모른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노지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인간 알레르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몰라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자기 속마음을 돌아볼 여유도 없고, 경쟁 속에서 제대로 된 애정조차 받아본 기억이 흐릿한 현대인에게 인간 알레르기는 당연한 증상일 수밖에 없다. 지금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책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상처받은 시절을 돌아보며 왜 내가 괴로워했고, 왜 내가 지금도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나를 마주하는 일은 어려워 보이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다. 조금만 시간을 내고, 조금만 실천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우리는 공동체 생활을 했던 시대와 달리 더욱 사람이 어려워졌다. 어떻게 말을 걸고, 어떻게 관계를 유지해야 할지 모른다. 그것만으로 어려운데 어렸을 적에 처한 환경과 상처 등으로 다친 내 마음마저 돌아봐야 하니 점점 상처를 입고, 또 상처를 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낳고, 매번 부딪히는 친구 관계도 쉽게 떨어지지 못하고, 연인 간의 소유욕과 감정 의존 때문에 폭력이 발생한다. 이러한 인간 알레르기는 깊이 들어갈수록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에 다가가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자신을 고민하고, 나아가 사회를 넓게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은 '인간 알레르기를 극복하는 방법' 중 아래의 글을 남긴다. 이 글은 오랫동안 인간 알레르기를 겪으며 괴로워한 내가 자연스럽게 취한 방법이기도 했다. 지금 인간 알레르기를 통해 사람이 무척 어려운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있다.


인간 알레르기도 탈감작을 유도할 수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어떤 일에도 익숙해질 수 있는 생물이다. 다만 조금씩 꾸준히 익숙해지는 게 원칙이다. 초조한 나머지 결과를 서두르다 보면 격렬한 거부 반응이 나타나 오히려 알레르기가 더욱 심해지거나 극복하려는 의지 자체를 잃게 만든다.

인간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도 타인과 접촉하는 동안 그것을 극복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불쾌하기만 한 체험이었다면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고, 자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만한 체험을 통해 다른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

마음 편한 곳에서만 타인과 어울리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그러면 골치 아픈 생각을 할 필요도 상처 받을 일도 없다. 친밀하면서도 깊은 관계는 과감히 피하고, 차 한 잔 마실 정도의 친구나 동호회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이에 인간 알레르기를 극복할 수도 있다. (본문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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