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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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세상은 책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


 책 읽기는 어릴 때부터 내가 평생 습관으로 다져온 하나의 습관 중 하나다. 어릴 때부터 친구가 별로 없어서 혼자 책 읽는 시간이 많았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탈출구를 찾고자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어떤 형태를 지니지 못한 책 읽기에 불과했지만, 읽은 책이 점점 쌓여가면서 큰 변화가 생겼다.


 내 삶을 말하는 데에 책 읽기를 빼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책 읽기는 내가 스스로 삶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바깥으로 표현하지 못한 나만의 생각을 글로 옮기면서 오늘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었다.


 책 읽기가 뭐 그렇게 인생이 큰 영향을 주느냐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아직 책 읽기를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람이다. 책 읽기는 단순히 어떤 이야기를 많이 읽는 게 아니라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생각 방식과 지혜를 알 수 있는 우리가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멋진 배움의 연장선이다.


 이번에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책을 읽었다. 책의 저자는 앞으로 세상은 책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는 계층 사회가 된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퍼즐 조각을 맞추면 되었지만, 이제는 레고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정해진 답이 없는 세상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노지


 한 번 함께 생각해보자. 우리는 책을 읽는 것으로 무엇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1대 100> 퀴즈 프로그램에서 최후의 1인에 도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상식도 있고, 재테크 전문가의 책을 통해서 돈 모으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고, 글쓰기 책을 통해서 글쓰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집중력을 기르고, 균형 감각을 맞추는 동시에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을 통해서 스낵형 콘텐츠를 소비하며 긴 콘턴츠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집중력과 넓게 볼 수 있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이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다. 지금 우리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세상은 'A=B' 같은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다. 'A=B'이지만, 'A=C'가 될 수도 있고, 'A=ABC'도 될 수 있는 세상이다. 퍼즐 조각을 맞춰 하나의 그림을 맞추는 게 아닌, 레고 조각을 맞춰 많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을 읽어보면 학교 현장과 관련해 아래의 글을 읽을 수 있다.


0 아니면 1, 흰색 아니면 검정, O 아니면 X인 것이다. 미묘한 틈이나 어중간한 거리감과 같은 애매한 상태는 없어지고 극단적인 양자택일의 인간관계밖에 성립하지 않는다. 공부나 독서를 통해서 얻은 집중력도 균형 감각이 없으면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열 살 정도까지는 자유로운 놀이를 통해 균형 감각을 익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열 살이 넘으면 균형 감각을 키우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균형 감각은 열 살이 지나서도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독서는 자신의 세계관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독서를 통해 다른 사람이 체험하거나 습득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며 자신의 내적 세계관을 넓히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세계관이 넓어지면 당연히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이나 타인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시점을 가지게 되면 균형 감각이 향상되고 더불이 인격적으로 타인에 대한 포용력이나 관용의 기초도 다질 수 있다. (본문 52)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도 극단적인 양자택일의 선택지를 강요해오고 있다. 일본 사회가 이런 문제로 같은 학교 폭력과 사회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한국 사회도 비슷한 흐름으로 흐르면서 지금 몸서리칠 정도로 잔인해진 학교 폭력과 사회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런 양자택일 방식은 한계에 이르렀다.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노지


 앞으로 우리가 사는 시대는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의 선택지를 고르는 게 아니라 다섯 개 이상의 선택지 중 하나 이상의 선택지를 고르는 시대다. 그런 시대에서 선택은 자신만의 생각이 뚜렷해야 확실히 선택할 수 있고, 그러한 자신만의 생각은 바로 책 읽기가 만들어줄 수 있다.


 현재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현대 사회와 결부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설이다. 책 읽기를 위해서 단순히 고전, 인문 등의 책을 읽어야 하는 게 아니라 순수문학을 통해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 책 읽기는 넓게 이루어져야 한다.


 책 읽기는 정해진 정답이 없는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해결책이다. 앞으로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정보 편집력은 책 읽기를 통해서 다양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이다. 틀에 갇히지 않는 유연한 사고는 우리가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을 때 가능하며, 거기에는 정답도 오답도 존재하지 않는다.


 책 읽는 사람은 일방적인 답을 밀어붙이는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고를 키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책을 통해 직접 해보지 못한 경험과 사고방식을 접하며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구나!'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끊임없이 자문(自問)해보며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은 저자의 글을 남긴다.


예전에 나는 프랑스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그때 프랑스인에게는 절대적으로 고독한 인생관이 깊게 가로 놓여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은 생명을 얻고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결국 타인과 완전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는 없다."

이것이야말로 21세기형 성숙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기본 인식이 아닐까. 온종일 인터넷에 접속해 있지만 말고 인터넷을 차단하여 '독립' 사애가 되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고독을 견디는 훈련이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나는 일하는 장소와 다른 곳에서 책을 읽는다. 그곳에는 컴퓨터도 없고 스마트폰도 안 쓰므로 책을 읽을 때는 완전히 독립적인 상태다.

책은 이처럼 독립적인 상태가 되기에 적합한 단말기다. 그저 거기에 가만히 존재할 뿐이다. 반대로 말하면 책은 고독을 견디면서 읽는 것이 제일이다. 거기서 탄생하는 성취감은 다음 책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본문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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