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불매 운동은 이기는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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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선택, 최고의 선택을 위해서 알아야 할 생각의 도구


 한 사람의 선택은 단순히 한 사람의 기호로 말할 수 있지만, 다수의 선택은 하나의 흐름이 되어서 사회 현상으로 이어진다.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는 옥시 불매 운동은 옥시 상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다수의 선택이 되어 사회 현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옥시의 처벌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라 말한다.


 합리적인 선택.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도덕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사실상 학교 교육을 받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패에 미칠 수 있는 요소를 파악하고, 두 개의 선택지 중에서 기회비용과 하나의 선택지로 얻을 수 있는 기댓값을 추측하며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자 한다.


 사람이 이렇게 늘 합리적인 선택을 하면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대체로 그렇지 못하다. 잘 알지도 못하는 시스템을 통해서 이익을 얻게 해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잘못된 투자를 하다가 빚이 생기기도 하고,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계속 손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치킨 한 마리를 먹으면서 야구 경기를 보면 그때는 막상 즐겁게 야구를 보면서 먹었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이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를 결심했었는데 치킨을 먹었다면 잘못된 선택이다. 이 선택은 작은 이익을 맛보려고 하다가 큰 손해를 입은 소비일 수밖에 없는 비합리적인 선택이라 말할 수 있다.


이기는 선택, ⓒ노지


 이번에 읽은 책 <이기는 선택>은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통계와 확률을 가지고 선택을 분석한 도서다. 개인적으로 책의 소제목 하나하나가 대단히 흥미로워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전문적인 단어로 사례를 하나하나 분석하여 해설하는 글이라 전혀 그렇지 못했다.


 우리는 이 선택 또한 기대와 실질적 만족 수치가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글의 제목만 보고 글을 읽었는데 영 엉뚱한 내용일 때가 있는 것처럼, 책 <이기는 선택>은 재미있는 소제목을 통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용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쉽게 공감할 수 없었다.


 책의 후면에 적힌 추천사를 읽어보니 추천사를 쓴 사람들이 모두 대학교수였다. 그것도 같은 분야의 교수가 읽었으니 이런 찬사의 추천사를 적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지난 서민 교수의 글쓰기 강의를 들을 때 이와 잘못된 오류로 책을 집필하면 독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같은 전공을 한 교수가 읽으면 쉽고, 웃기는 부분도 있는 책인데 일반 독자가 읽으면 도대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거다. 나는 책 <이기는 선택>이 좀 그런 전형적인 사례가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 '왜 야구에 4할 타자가 나오지 않을까' 같은 장르를 제외하곤 별 끌림이 없었다.


함축적으로 얘기하자면, 개별 선수들의 실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리그 전체의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었다는 거다. 4할 타자의 절멸은 퇴보가 아니라, 오히려 야구 수준의 향상이라는 것.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지표가 있다. 타자의 타율과 투수의 방어율 혹은 피안타율은 상대적인 지표라서 이런 목적에 부합하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상대도 그만큼 잘하면 도로 제자리다. (본문 191)


이기는 선택, ⓒ노지


 이런 이야기 이외에도 '성형 수술을 받는 사람이 증가하는 이유'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반문하여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말하는 부분이 눈이 갔다. 그 이외에는 솔직히 '우리가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 뭘 해야 하는가?'는 질문에 답은 쉽게 볼 수 없었다.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이 증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보통 이 원인으로 외모를 중시하는 풍토 떄문이라는 설명을 많이 한다, 여기에 덧붙여 잘생기거나 예쁜 외모를 가진 이들이 취직도 잘되고, 직장 내에서도 승진가도를 달린다는 통계를 연구결과라고 발표하는 이도 있다. 이를 칭하는 루키즘 혹은 뷰티즘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외모지상주의 때문이라는 거다.

그러나 '외모시장주의 때문에 성형수술받는 사람이 증가했다'는 설명은 동어반복에 가깝다. 주가가 오르는 것을 두고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얘기하는 것과 진배 없는 얘기다. 동어반복에 가까운 얘기는 의미 있는 인과관계로 보기 어렵다. 외모를 중시하는 풍토는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 현대에 들어서 갑자기 강해졌다고 볼 만한 근거가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본문 211)


 과연 이 책이 이기는 선택을 위한 생각 도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주는가. 그 질문을 나에게 한다면 '음, 아마 그럴지도?'이라는 어중간한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겨우 5장의 포스티잇을 붙여서 약간의 흥미가 있거나 이해가 간 부분을 표시했는데, 솔직히 책이 좀 어려웠다.


 나는 경제학 전공을 한 사람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문과를 전공하여 대학에서는 일본어를 전공하는 학생이니까. 개인적인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경제, 사회, 인문 등의 책을 읽으면서 기초 지식이 있어 몇 가지 사례를 이해하며 조금 흥미를 느낄 수 있었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거다.


 요즘 우리 사회는 결정 장애라는 말이 흔히 쓰일 정도로 선택하는 일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과연 우리가 고른 하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선택일지는 알 수 없다. 책에서 제시하는 것은 선택에 대한 확률과 통계로 다시 선택을 분석하는 이야기다. 평범한 선택 동기 분석이 아니다.


 아마 지금 대학에서 경제를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이 책을 나와 달리 좀 더 색다른 재미를 느끼면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야구, 페널티킥, 100억짜리 강아지와 고양이 등 소제목은 일단 호기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해주었으니 거기서 건지는 지식이 있으면 책의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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