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혐오증은 어떻게 커지고 있는가

인정받지 못하는 경쟁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원인이 된 한국의 혐오증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여러 혐오증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 일간 베스트저장소를 이용하는 사람을 가리켜 '일베충'이라며 사람들을 벌레(蟲 : 벌레 충)에 빗대어 말하는 혐오가 담긴 표현은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거나 타인을 희롱하는 말로 곧잘 사용되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종종 웃음거리를 위해서 이런 말을 사용했다가 논란이 된 적도 있으며, 한국 사회는 인터넷 언어가 현실을 침해하는 것으로 모자라 인터넷 속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으로 활동하면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아마 한국에서 가장 큰 이름을 떨친 것은 일간베스트저장소가 아닐까?


 그 이외에도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여성 혐오에 반대하는 여성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갖가지 사건을 두고 인터넷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다. 그냥 웃고 넘기면 될 것 같았던 온라인상의 갈등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법적 공방이 생기기도 했고, 사회적으로 '혐오주의'가 익숙해지게 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심리학자를 비롯하여 여러 전문가의 시선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퍼즐을 맞춰보면 또 나름의 답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프로이트와 융의 이론을 이용해서 어릴 적의 교육과 환경을 세세히 말하기보다 오늘은 짧게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위에서 볼 수 있는 자료 화면은 구글에서 '아프리O BJ'를 검색하면 볼 수 있는 화면이다. 개인 방송을 통해 고소득을 올리는 1인 방송인이 늘어나면서 자신의 독특한 콘텐츠를 이용해서 1인 방송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늘었다. 그런데 이미지를 보면 여성 1인 방송인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실제로 아프리O 방송 같은 곳에서는 여성 방송자가 다른 남성 방송자보다 훨씬 유리하게 시청자를 끌어모아서 별풍선(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그저 그들만의 문화에 불과했지만, 점점 이런 방송을 통해 스타가 탄생하거나 공식 방송에도 등장하며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무엇이든지 누군가가 잘 되는 모습이 나타나면, 한국에서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이 등장하면서 갖은 구설수가 생기기 시작한다. 방송에서 사람의 눈을 끄는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개인 방송을 하는 여성들을 향해 어느 사이에 '별창'이라는 말이 사용되면서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별창은 많은 1인 방송인이 특색있는 콘텐츠를 연구하지만, 일부 여성 방송인이 그저 가슴이 트이거나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쉽게 별풍선을 선물 받아 생활하는 것을 비하하는 속된 말이다. 한 친구는 '남자는 갖은 병X 짓 같은 별의별 쇼를 다 해야 하지만, 여자는 걍 나시하나 입으면 월 300'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구글 '아프리○ bj 민소매' 검색 결과


 현재 개인 방송을 통해 드러난 여성 혐오의 단면은 남성이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느끼는 열등감, 질투 분노 같은 감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노출도가 있는 옷을 입고 개인방송에서 잡담만 하는 것으로 돈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어떻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을까. 경쟁에서 불합리하게 졌다는 게 화가 나는 거다.


 그런 불편한 감정은 우리 한국 사회에서 쉽게 인정받기 어려운 풍토를 통해서 더욱 강한 감정으로 발전한다. 단순히 어떤 개인에 대한 분노가 혐오의 감정이 되어버리고, 개인이 아니라 집단을 아울러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딱 지금 그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본다.


 온라인 상에서 남성과 여성이 부딪힌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자신의 인정 욕구를 자아실현에서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이나 쉽게 자신을 과대 포장할 수 있는 SNS를 통해서 인정 욕구를 채우고자 하는 것이다. 별풍선을 몇 천 만 원치 결제해서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것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경쟁 속에서 인정받는 일이 한국은 굉장히 어렵다. 승자가 되지 못하면 쉽게 사람 대우조차 받지 못하고, 밑바닥에서 같은 동급끼리 어울리거나 온라인 상에서 있는 척 자신을 포장할 수밖에 없다.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서 자극적인 언행을 일삼고, 온라인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필요로 한다고 느끼고, 남들보다 강한 고독감을 가진 사람은 외부에서 자신을 채울 수 있는 요소를 찾을 수밖에 없다. 자신이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바깥에서 찾고, 어떤 사람을 욕하는 행위, 즉 혐오를 통해서 분풀이하며 법적 처벌을 받는 악의적인 일까지 점차 벌이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경기가 어렵고, 사회 불평등이 심각할 때 더욱 심해진다. 사회가 불평등하면 범죄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성 혐오, 남성 혐오만이 아니라 갖가지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그저 누구라도 꼬투리만 잡히면 일단 물어뜯고 보는 상황이 되어버린 거다.



 얼마 전에 상당히 곤욕을 치른 걸그룹 AOA 멤버 설현과 지민 두 사람에 대한 비판 또한 그런 혐오의 감정이 표현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가벼운 언행을 한 것은 비판받을 수 있지만, 마치 이것이 사람으로선 해서는 안 되는 실수인 것처럼 강한 비판을 한 건 '혐오'의 감정이 섞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조금 벗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으로 쉽게 돈 버는 인생을 살면서 이런 것도 몰라?'이라는 불만스러운 말이 생겼고, 또 한 번 인터넷에서는 '이 정도로 그게 비판받을 일이냐'이라는 반박과 언쟁을 벌이면서 혐오가 혐오를 낳는 싸움을 벌였다.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촉발된 여혐과 남혐의 싸움도 이와 같다.


 한 사람의 혼잣말은 혼잣말이지만, 다수의 사람이 한 혼잣말은 어느 사이에 여론이 되어버린다. 집단 의견으로 변해버린 혼잣말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갈등을 야기해 부딪힐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과한 경쟁 속에서 열등감에 자신도 모르게 겪는 사람은 휴짓조각처럼 쉽게 불이 붙는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공통으로 분노를 쏟아낼 수 있는 공공의 적과 문제가 아주 요긴한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가장 쉽게 칠 수 있는 연예인인 설현과 지민이 그 대상이 되었고, 이후에는 공공의 적으로 선택된 옥시가 되었고, 이번에는 범죄자라고 욕할 수 있는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선택되었다.


 그리고 강남역 살인사건에 몇 가지 탈 것이 더해지자 불길은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여성 혐오증과 남성 혐오증에 대한 발언은 언론을 통해 확대 해석되어 분노를 표현할 곳을 찾던 사람들의 갈등을 부추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막말이 쏟아지고 있다. 너무 일목요연하게 흘러가서 미리 계산된 수 같다. (어버이연합, 옥시 다 묻혔다.)


 한국의 여성 혐오증은, 아니, 굳이 여성 혐오증에 한정하지 않는 각 혐오증은 사회 불평등이 심화하여 더욱 커지고 있다. 불공정한 경쟁은 차별을 낳고, 차별은 혐오를 낳는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막지 못하는 이상 우리는 혐오증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다. 혐오는 두려운 악의가 되는 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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